학교탐방 - 대전상원초등학교
“독서는 남과 다른 나의 가치를 발견하게 합니다”
한책 한학교 운동, 북 페스티벌, 아침독서 20분, 수요리딩맘 등 독서운동 활발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다.”
이미 너무나 유명해진 마이크로소프트사 빌게이츠의 말이다.
이 말이 무색할 정도로 독서교육에 힘을 기울이는 초등학교가 있다. 도안신도시 상대동에 위치한 상원초등학교(교장 서원자)의 독서교육을 비롯한 내실 있는 교육면면을 들여다봤다.
같은 책 읽고 매달 독후감, 토론대회 열어
상원초등학교는 ‘한책 한학교’ 운동을 매달 실시하고 있다. 한 학년 모두가 지정된 같은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거나 토론대회를 연다. 학년에 따라서 독후감이 어려운 경우,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매월 네 째 목요일에 실시되는 이 운동이 실제로 학생들의 쓰기교육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도서진흥연구회에서 한 학기에 한 번씩 주최하는 전국독서왕 대회에서 심심찮게 대상이나 금상을 수상하고 대전서부교육지원청이 주최하는 문종별글쓰기 대회에서도 금상과 은상을 다수 수상했다.
또 희망1교시 아침독서 20분, 수요리딩맘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독서의 생활화를 꾀하고 있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20분 동안 학생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책으로 아침독서를 한다. 어쩌다가 마음이 내키면 하는 독서가 아니라 습관처럼 독서하는 힘, 그것이 학생들의 인생을 바꿀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서봉사 어머니, 아버지들과 함께 운영하는 리딩맘도 활발하다. 학생들은 모두 책상을 뒤로 밀어 놓고 바닥에 앉아서 구연동화를 듣는데 이 시간에 학생들이 보여주는 집중력과 호기심은 기대 이상이라고.
방학마다 개최되는 북 페스티벌
이벤트성 독서행사도 지속적으로 펼쳐 도서관을 활성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방학마다 북 페스티벌을 개최해 학생들이 책과 친해지는 계기를 마련한다.
상원의 북 페스티벌은 여덟 코너의 부스별 체험을 통해 진행된다. 엄마들이 만든 ‘Big Book’읽어주기, 텐트에서 책읽기, 책 퍼즐 맞추기, 북아트 미니 북 만들기, 원화 따라잡기, 윌리를 찾아라 등 각각 15분 단위의 체험을 할 수 있다. 올 여름방학에는 250여명이 신청, 즐거운 책 잔치를 치렀다.
그 외에도 상원초등학교에는 학교자체예산으로 고용한 사서교사가 상주한다. 체계적인 독서문화 정착과 학부모 자원봉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차별화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꿈에 대한 동기 부여
상원초등학교의 독서운동은 서원자 교장의 특별한 독서교육 경험에서 비롯됐다. 서 교장에게는 평교사 시절, 독서교육의 가치를 새롭게 각인시켜준 학생이 한명 있다.
충남에서 근무할 당시, 성적이 좋지 않았던 한 학생이 글짓기 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했다. 학생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이기도 했고 일기지도를 통해 학생들 한 명 한 명의 멘토로서 역할을 하고 있던 터라 그 학생의 소망을 그냥 넘겨버릴 수 없었다. 그래서 대회를 겨냥해 글쓰기 지도를 하게 됐는데 그 학생이 대상을 타고 서 교장은 지도상으로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중요한 것은 이후 그 학생의 변화였다. 글쓰기와 독서를 통해 꿈에 대한 동기가 생겼던 그 학생은 모범적인 학창시절을 보내고 훗날 아나운서가 됐다. 서 교장이 ‘독서는 학생들 꿈에 동기를 부여하고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된다’고 확신하게 된 계기다.
상원초등학교의 교훈은 ‘진?선?미’이다. ‘남과 다른 나 - 진 , 함께 하는 우리 - 선 , 건강한 나 - 미’를 교훈으로 삼았는데 특별히 ‘남과 다른 나 - 진’이 되기 위한 프로그램이 독서다. 습관처럼 읽고, 내 것으로 만드는 독서를 통해 학생들 개개인이 남과 다른 자신만의 가치를 발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중간놀이시간 20분, 걷고 뛰며 건강한 학생 되기
상원초등학교는 학생들의 체력을 위해 월1~2회 산 걷기, 중간놀이 시간 20분 동안 충분한 햇볕쪼이기, 강당 아닌 운동장에서 체육하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학력 1등 학교로 평가받고, 중학교로 진학한 졸업생들이 각 학교에서 1~2등을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양보할 수 없는 것이 학생들의 건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간놀이 시간에는 운동장 여건상 전교생이 모두 나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돌아가며 교구를 완성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면서 내실을 기하고 있다. 될 수 있는 한 좀 더 많은 학생이 좀 더 많은 시간동안 운동장에 나와서 햇볕을 쪼이고 땅을 밟고 걸어볼 것을 권하고 있다.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힘도 결국은 실컷 뛰어놀았다는 정서적 만족감이 채워졌을 때 위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해 뛰고 열심히 독서하는 학생들, 오늘도 상원초의 도서관은 조용한 열기를 뿜고 있었다.
박수경 리포터 supark2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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