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시즌이 활짝 열렸다. 4월은 전국 어디를 가도 꽃 천지다. 매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목련 등 화려한 봄꽃의 향연이 곳곳에서 한창이다. 벚꽃도 화사한 자태를 드러내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따뜻한 햇살 사이로 빛나는 봄꽃을 보고 있노라면 왕성한 봄기운이 더해져 기분까지 좋아질 터. 전국에 유명한 꽃길이 많듯 대전에도 시민들의 발길을 끄는 꽃놀이 명소가 여러 곳 있다. 꽃구경 막바지인 이번 주말, 화사한 꽃과 함께 가족‧친구끼리 추억을 쌓아보는 건 어떨까.
충남대학교-아리랑 고개 벚나무 터널 압권
대전·충청권의 대표적 봄꽃 명소로 잘 알려진 충남대. 봄이면 벚꽃을 비롯해 목련, 매화, 진달래, 개나리가 만개해 캠퍼스는 더욱 화사하게 변신한다. 벚꽃과 개나리가 만발하는 캠퍼스 내 명소로는 박물관 주변과 기숙사 길, 농생대 길, 수의대 길 등이 손꼽힌다. 특히 아리랑 고개라 불리는 농생대 길은 벚나무가 터널을 이뤄 더욱 장관이다.
충남대는 봄꽃 개화시기에 맞춰 해마다 지역주민들이 함께하는 ‘꽃길축제’를 개최해 대전 시민에게 캠퍼스를 개방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꽃 축제를 열지 않는다. 충남대 측에 따르면 올해는 벚꽃 포인트로 유명한 도서관에서 기숙사로 연결되는 길이 기숙사 신축공사로 인해 통제된다고 밝혔다.
꽃길을 거닌 후 정보통신원 뒷산에서 대전시민천문대까지 이어지는 숲길을 걸어보는 것도 추천 코스다. 낮은 동산 수준이라 걷기에 무리가 없고 25~30분 정도 소요되므로 가족이 함께 걷기에 좋다.
테미공원-도심 속 벚꽃 섬
중구 대흥동의 작은 공원인 테미공원은 봄이 되면 벚꽃 섬이 된다. 고개 위에 위치해 있는데다 봄이 되면 공원 전체가 벚꽃으로 뒤덮여 멀리서 보면 마치 둥그런 벚꽃 섬처럼 보이기 때문. ‘테미’는 망월성의 명당자리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테’는 둥글다는 뜻이 있어 둥근 산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공원을 돌아보는데 20~30분 정도 소요되며 테미공원에는 어린이 놀이시설과 팔각정이 있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서 사람이 북적이지 않아 여유롭게 꽃구경을 할 수 있고 지하철로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 대전 원도심 나들이 길에 함께 돌아보면 더없이 좋을 듯하다.
대청호수길-환상의 벚꽃 드라이브 코스
동구 세천동에서 대덕구 삼정동으로 이어지는 대청호수길(28.3㎞)은 대전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이다. 특히 추동에서 직동까지 이어지는 약 18km 정도의 길은 왼쪽에 산을 두고 오른쪽으로는 대청호가 보여 탁 트인 전망을 선사한다. 특히 봄이 되면 노란 개나리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장관을 이룬다. 구불구불 고개를 넘을 때마다 마주하는 색다른 풍광이 압권이며 바람에 흩날리는 새하얀 꽃잎은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들어낸다.
달리다보면 대청호반의 제일 명소인 찬샘정을 만날 수 있는데 이곳에 올라서면 아름다운 대청호의 비경도 접할 수 있다. 길가 곳곳에 다양한 맛집과 명소가 숨어 있어서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청호 자연생태관, 직동 녹색체험마을, 대청댐 물문화관 등 주변에 둘러볼 곳이 많아 가족 나들이에 안성맞춤이다.
신탄진 KT&G-아름드리 왕벚나무가 장관
벚꽃으로 유명한 신탄진의 벚꽃축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했던 축제이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벚꽃축제는 없어졌고 벚꽃이 만개하는 시즌이면 KT&G 신탄진제조창에서 잔디광장을 개방하고 있다. 올해는 벚꽃이 일찍 개화되면서 당초 계획보다 개방기간이 앞당겨져 6일까지 개방했다. 광장과 담장 밖 도로에 2600여 그루의 벚꽃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만개하면 비경이 따로 없다. 축제가 사라지면서 볼거리는 사라졌지만 북적이지 않고 여유로워서 오히려 좋다는 평도 많다.
대전대학교-멋스런 건축물과 어우러진 벚꽃
학교 전체가 예술적인 건축물로 가득한 대전대학교. 특히 혜화문화관은 건축대상을 받은 건물답게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며 30주년 기념관도 멋스럽고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뤄 눈에 띈다. 봄이 되면 화사한 자태를 뽐내는 곳이 학교 남문에서 학생회관으로 이어진 길인데 대표적인 벚꽃길이다. 밤이 되면 조명이 더해져 몽실몽실한 팝콘나무처럼 보이기도 한다. 교정에 놓인 의자에 앉아 여유로운 꽃구경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동학사 벚꽃길-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곳
충남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동학사 진입로는 오래된 벚꽃나무들이 늘어서 있어 꽃놀이 철에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탄다. 역사를 자랑하는 고찰답게 1년 내내 관광객과 계룡산 등반 객이 끊이지 않는다. 행정구역상 공주지만 대전과 맞닿아있어 시내버스가 다니고 자가용을 이용해 노은동에서 출발하면 15분이면 갈 수 있다.
대전에서 동학사에 이르는 길은 계룡산 산세를 마주보며 시원하게 달릴 수 있어서 사계절 내내 드라이브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인근 반포면 일대에는 맛집들도 꽤있어서 나들이길이 더 즐겁다. 올해 벚꽃축제는 15일까지 열린다.
연구단지 화폐박물관 벚꽃터널-가족나들이에 제격
연구단지내는 전체적으로 녹지가 많고 오래된 나무들이 많다. 차량통행도 적은 편이라서 산책이나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도 좋다. 카이스트에서 신성동에 이르는 과학로 주변과 신성동에서 도룡동에 이르는 길은 봄이면 꽃과 신록이,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답다. 화폐박물관 앞 벚꽃터널은 300~400미터 정도의 비교적 짧은 구간이지만 옆을 흐르는 아담한 탄동천과 강둑의 풍경이 더해져 호젓하고 아늑하다.
탄동천에는 물새들이 놀고 강둑에 개나리와 쑥, 민들레, 제비꽃들이 피어나 어린아이들이 더 좋아할 것 같다. 평상시에는 연인이나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대덕중학교나 과학공원 정류장에서 내려 유성도서관 방향으로 가거나 카이스트 앞에서 내려 구성교를 지나 화폐박물관으로 가면 된다. 주차장이 따로 없는 점이 불편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유성도서관 뒤 대전교육정보원 주차장을 잠시 이용하기도 한다.
카이스트-벚꽃 길과 철쭉이 장관
번잡한 꽃놀이 대신 한갓지고 호젓한 분위기가 좋은 카이스트. 꽃과 함께 넓은 잔디밭이 있어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들의 봄철 짧은 나들이에 적당하다. 정문으로 들어서서 중앙로를 따라가면 바로 만나게 되는 오리연못과 주변 잔디밭에는 거위들이 한가롭게 노닌다.
연못과 마주보는 어은동산의 야트막한 언덕에는 희고 붉은 철쭉이 장관이다. 어은동산에서 노천극장으로 연결되는 산길이 끝나는 내리막길은 벚꽃이 유명하다. 학생회관이 있는 카이마루 앞길과 북쪽의 순환로에도 벚꽃이 많다. 교내에 학생식당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커피점과 빵집이 들어와 있어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점도 장점. 주말이면 나들이 온 시민이 버린 쓰레기로 쓰레기통이 항상 넘쳐나므로 자기 쓰레기는 되가져 가기를 권한다.
유성온천 이팝나무 꽃-무료 족욕은 덤
유성 계룡스파텔 앞 계룡로 일대는 5월이 되면 가로수인 이팝나무에 하얀 꽃들이 피어난다. 지하철역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해 평소에도 대전 시내 곳곳에서 나들이 오는 시민이 많다. 꽃놀이와 더불어 연중 운영하는 무료 족욕체험장에서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피로를 풀어도 좋다. 가까운 유성보건소 일대에는 4일과 9일에 오일장이 열리니 날짜가 맞으면 시장구경에 나설 수도 있다.
꽃이 피는 시기에 맞춰 해마다 유성구 주관으로 축제도 열린다. 올해는‘천년온천 유성의 천 가지 즐거움''이란 주제로 5월 9일 개막식 길놀이를 시작으로 11일까지 3일간 불꽃쇼, 거리 퍼레이드 등 공식행사와 각종 공연, 체험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축제기간에는 계룡스파텔 앞 도로는 차량통행이 제한된다. 축제와 관련된 내용은 유성온천문화축제 홈페이지 (http://www.yuseongfestival.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이영임 리포터 accray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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