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않은 건물들. 그리고 외벽에서 보여 지는 세월의 흔적들. 군포 1동을 지나다보면 쉽게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그런데 아기자기한 손길로 잘 가꾸어진 몇몇 구간을 걷다보면 이 동네가 꽤 낭만적으로 보인다. 과연 누가 이곳을 꾸미고 있는 것일까? 답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당동 청소년문화의집에서 진행하고 있는 ''청소년, 마을살이도 예술처럼 아지트 in 마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그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어두운 골목을 새 단장하고, 리어카로 나눔 활동도
청소년에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는 어떤 의미일까? ''아지트 in 마을'' 프로젝트는 이처럼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시작한다. 당동 청소년문화의집 김다은 선생은 "청소년들은 그들의 부모와 달리 자신들은 이웃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교류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청소년 스스로가 이웃과 관계를 맺으면서 문화적인 활동을 만들고자 하는 바램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아지트 in 마을''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출발한다. 구역을 나누어 조사를 한 후, 자신이 발견한 정보를 공유한다. 군포역전시장의 점포들을 동그라미로 예쁘게 그린 후, ''기름이 깨끗하다'', ''발을 편하게 해주는 신발을 맞춰준다'', ''이름처럼 다정하다'' 등 자신의 경험담을 적어오기도 하고, 사진과 함께 ''낙서가 많고 어두운 분위기의 장소라서 공공디자인을 해보고 싶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청소년들의 활동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진다. ''나눔 리어카''는 매주 2,4주 토요일에 청소년이 직접 리어카를 끌고 나가서 동네 주민들에게 음료를 나누어 주거나 페이스페인팅 등을 해주면서 교류하는 활동이다. ''착한 골목 만들기''는 공공디자인의 일환으로 흡연을 많이 하거나 쓰레기가 많이 배출되는 장소 등을 선정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킨다. 골목이 새롭게 바뀌니 자연스레 담배꽁초와 쓰레기더미도 줄어든다. 말 그대로 ''착한 골목''이 되는 것이다. 또한 한 해 동안의 프로젝트를 마감하는 의미로 주민들과 함께하는 ''마을잔치''가 11월 1일 진행될 예정이다.
지역주민의 만족과 참여로 이어져
''아지트 in 마을''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활동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선정된 장소의 타일벽화나 페인트칠을 위해서는 준비 단계로 빌라 주민이나 대표의 동의를 얻어내야 했고, 해당 장소를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관련내용을 공지하는 등의 번거로운 절차를 여러 차례 거쳐야 했다. 조금은 수월하게 진행됐을 것 같은 나눔 리어카에 대한 푸념(?)도 만만치 않았다. 용호고등학교의 김좌녕 학생은 "솔직히 리어카를 리폼 할 때는 이게 뭔 짓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과연 우리가 이걸 완성해서 끌고 다닐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완성시키고 보니 뿌듯했고, 리어카를 끌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도와주다보니 이 일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알 수 있었다"며 다음번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군포중학교의 이인재 학생도 "나무를 자르고 페인트칠을 하고 못을 박는 과정들이 너무 힘들었지만, 만들고 났을 때의 기쁨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었다"며, "리어카를 가지고 나가 어른들과 학생들, 아이들에게 음료수를 나누어 주면서 좋은 경험과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열성적인 청소년들의 모습에 지역주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한 주민은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며 "동네가 환해지니, 집들이 살아나는 거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소년들이 작업할 때마다 지역주민들의 칭찬과 함께 과일과 음료수 대접이 이어지기도 했다고. 얼마 전에는 타일벽화에 만족한 주민들이 다른 장소도 꾸미면 좋겠다는 의견를 전달해와 청소년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활동을 계획 중이다.
김경미 리포터 fun_seek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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