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교실 참여도가 높은 운광초등학교(교장 모기수)에는 다양하고 이색적인 수업이 많다. 방송댄스부도 그 가운데 하나다. 방송댄스부에는 저학년과 고학년 5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운광초에서 방송댄스부가 운영된 것은 3년 전 부터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방송댄스부를 이끄는 이는 강사 김수아씨다.
지난 달 25일, 운광초 강당에서 수업이 한창인 방송댄스부를 찾았다.
현장체험학습을 하는 날인데도 강당 안에는 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었다. 일주일에 단 한 번 있는 수업에 빠지기 싫어, 학생들은 현장체험학습을 마친 후에도 속속 강당으로 모여 들었다.
댄스 수업이라 그런지 다수가 여학생이었다. 방송댄스란 말 그대로 방송에 나오는 춤을 말하는데 국내와 해외 가수들의 노래에 맞춰 안무를 따라 한다. 대체로 한 달에 한 곡을 익힌다.
리포터가 찾은 날도 수업 전에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마친 아이들이 강사 김수아씨의 지도에 따라 새로운 안무를 배우고 있었다.
방송댄스를 배운다고 하면 부모들은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지나치게 연예인을 숭상하는 요즘 분위기를 염려한 탓일 것이다. 그러나 김수아 강사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방송댄스를 배우면 그 시대에 발 맞춰 나갈 수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운동도 할 수 있어 좋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어려운 안무는 넣지 않는다. 학생들이 따라 하기 쉬우면서도 운동도 되는 곡으로 선정하는 것이 강사의 역량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100분 동안 친구들과 함께 춤추고 땀 흘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리포터가 찾은 날도 방송댄스부 아이들은 이번에 컴백한 여자 아이돌 가수의 신곡의 안무를 배우고 있었다. 템포가 빠르기도 하지만 쉽지 않은 안무인데도 어린 학생들이 곧잘 따라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알고 보니 운광초 방송댄스부 학생들은 댄스 경기에 나가 큰 상을 받아오는 실력자들이란다. 올해에만 세 번째 대회에 나갔고 지난 6월에는 제8회 포천시장배 전국프로아마추어 댄스스포츠경기대회 포메이션 초등부 대상을 받기도 했다.
댄스스포츠경기대회에 방송댄스를 배우는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었던 건 방송댄스와 댄스스포츠를 모두 가르치는 김수아 강사가 복합적인 안무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김수아 강사는 대학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했으나 댄스스포츠에 더 매력을 느끼고 전공을 바꿨다.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서 댄스스포츠 대회가 열리는데 학생들이 참여할 부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운광초 아이들과 함께 나가게 된 것이라고.
대회에 자주 나가면서 학생들은 부쩍 자신감이 붙었다. 김수아 강사는 “틀려도 자신 있게 해야 실력이 좋아진다”고 가르친다. 운광초 학생들은 표정이 밝고 진정으로 춤을 즐긴다는 느낌이 들었다. 쉬는 시간에도 흩어지지 않고 끼리끼리 모여 안무를 익히는 학생들. 운광초 아이들에게 방송댄스부는 신나는 활력소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미니인터뷰
강사 김수아씨
“자신감 넘치고 즐겁게 춤추는 아이들로 길러요”
3년째 운광초에서 방송댄스를 가르치는데 중학교에 간 아이들이 졸업하고도 놀러 와요. 그 아이들과 아무런 추억도 남기지 못한 게 아쉬워서 올해부터는 대회에 나가기 시작했어요. 대회 나갈 때 아이들에게 춤은 못 춰도 되니까 무조건 신나게 자신감 있게 하라고 강조해요. 수상이 목적이 아니라 함께 할 추억을 남기려고 나갔는데 감사하게도 아이들이 열심히 해서 상도 받고, 그것을 발판으로 실력도 한 뼘씩 자라고 있어요.
6학년 한윤아양
“친구들이랑 춤추니까 좋아요”
연예인이 꿈이라서 춤을 더 잘 해보고 싶었어요. 방송댄스를 배우면 가족이나 친구한테 춤을 알려줄 수 있어 좋아요. 춤을 보여주면 칭찬도 받고 행복해요. 대회에 나갈 때는 자이브 연습하는 건 힘들었는데 친구들이랑 함께 하니까 재밌었어요.
6학년 김민지양
“뻣뻣하던 몸이 유연해졌어요”
대회 나갈 때 무대 대형 맞추는 것도 힘들었고 어려운 것도 있지만 얻은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같이 춤추는 것도 좋고 상도 받고요. 댄서가 되는 게 꿈인데 몸이 뻣뻣한 편이에요. 스트레칭 하면서 운동 하니까 몸도 더 유연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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