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좋고 바람도 좋은 가을날, 무심히 페달을 밟고 자전거 타는 상상을 해봤다. 구속되지 않은 자유로움이 느껴졌다. 그런데 가상이 아닌 현실에서 자전거를 타고 그 안에서 자유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었다. 로드바이크를 타는 ‘안산로드바이크’동호회 회원들이 그들이다. 이들의 하루는 자전거로 시작해서 자전거로 끝난다. 그래서 이들은 본인들의 하루를 직장에서 하루, 저녁에 길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다시 하루라고 해서 ‘하루를 두 번 산다’고 말했다. 자전거가 또 하나의 삶이된 사람들이다. 해가 떨어진 늦은 저녁, ‘안산로드바이크’동호회 회원 이병기, 기동규, 강철모, 정기욱, 박지현, 박원진, 이인영, 이유철 씨와 만났다.
로드바이크 타고 싶은 사람 모여라
이 동호회는 2007년 매니저 이병기(45,건축업) 씨가 ‘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들’이란 온라인카페에서 만난 안산지역 사람들과 ‘안산로드바이크’라는 카페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현재 온라인 회원의 수는 1,500여 명에 달하고 안산에서 활동하는 회원 수는 100여명 이상이다. 이병기 씨가 동호회를 소개했다.
“우리 동호회는 전국에서 우수자전거동아리로 손꼽힌다. 누구든지 로드바이크를 타고 싶다면 가입할 수 있는 열린 동아리다. 사실 로드바이크는 쉬운 운동이 아니다. 완주를 해야 할 때면 고되고 그래서 서로 힘이 되면서 달린다. 그렇다보니 회원 간에 서로 믿음도 크다.”
‘서로’라는 말처럼 회원들에게는 돈독한 동료애가 있다고 자랑했다. 회원들은 슬픈 일과 기쁜 일을 나누고 있단다. 이들은 그것을 ‘품앗이’라고 표현했다. 이들의 품앗이는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일에서부터 출발한단다. 각양각색의 직업군들이 모두 제 몫을 감당했다. 사진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박지현(38, 사진업) 씨와 박원진(36,쇼핑몰) 씨. 박지현 씨는 라이딩하는 회원들의 사진을 도맡아서 찍었고 자전거관련 쇼핑몰을 운영하는 박원진 씨는 회원들에게 도움과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정기욱(40,사동) 씨는 희망했다.
“안산이 고향이 아닌 회원들이 많다. 하지만 본인의 것을 나누고 정을 나누면서 안산에 적을 두고 살게 되는 것 같다.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우리 동호회가 오래오래 편안하게 유지됐으면 한다.”
벗, 연인, 부부가 함께 타는 건강한 스포츠
회원들 연령대도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했다. 이들 중에는 연인들이 있었고 벗이 있었고 부부가 있었다. 강철모(48,회사원) 씨는 부인과 함께 로드바이크를 탄단다. 강철모 씨 이야기다.
“부부가 취미를 공유하면서 대화가 많이 늘었어요. 자전거는 우리에게 ‘여행’과 ‘휴양’이라는 커다란 즐거움을 줘요. 차로 못보고 지나갔던 것들을 볼 때 기분이 좋죠.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기분이죠.”
과연 이들에게 로드바이크는 뭘까? 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열정’이라고.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도 있지만 목표지점에 도달했을 때 희열을 느낀다고. 부 매니저 기동규 (42,유통업) 씨는 덧붙였다.
“로드바이크를 왜 타느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너무 좋아서’라고 답한다. 로드바이크는 속도감과 자유로움이 묘미다. 정복감도 안겨준다. 그것이 우리가 로드바이크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이유이다.”
동호인들은 주중과 주말 약속이라도 한 듯이 라이딩을 하고 있었다. 이날도 이인영(24,대학생) 씨와 이유철(27,회사원) 씨는 라이딩 복장으로 약속장소에 왔고 인터뷰가 끝나면 라이딩을 할 계획이란다. 이렇게 열심히 타다보니 취미로 시작한 라이딩이 선수급 실력으로 발전한 회원들도 다수다. 이들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 전국 사이클 대회에 출전해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었다. 가장 최근인 8월에는 김준남·이현정 회원이 전국대회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이날 만난 회원들은 모두 건강하고 편안해 보였다. 한 가지 목표에 몰두해 있는 사람들의 안정감처럼 보였다. 문득 제안해 본다. 그동안 자연을 감상만 했다면 한번쯤 이들처럼 자전거를 타고 좀 더 가까이 자연을 만나러 가자.
문의 http://cafe.naver.com/roadike
한윤희 리포터 hjyu6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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