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이웃사촌 원어민에게 배워요”

결혼이민자취업지원센터, 집으로 찾아가는 원어민 강사 사업

영어 일어 중국어 등 생활회화 중심으로 초·중급반 운영

지역내일 2014-03-27

외국어 공부는 세대와 성별을 초월해 많은 사람들의 로망 중 하나다. 그럼에도 비용이나 시간, 여건 등 여러 이유로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부천에는 이웃사촌 원어민에게 외국어를 배울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 지역 내 결혼이민자 원어민 강사에게 영어, 일어, 중국어 등 생활회화를 배우는 ‘집으로 찾아가는 원어민 강사’ 수업이다.  
지역 내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원어민 강사 프로그램은 언어는 물론 살아 있는 문화까지 배울 수 있는 색다른 수업이다. 특히, 부천시민으로서 부천에 터 잡고 살고 있는 이웃사촌인 다문화가정 이웃과 교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기도 하다.

원어민2


고학력 결혼이민자 대상으로 검증 거쳐
‘집으로 찾아가는 원어민 강사’ 프로그램은 부천여성청소년센터 내 결혼이민자취업지원센터에서 주관한다. 이 사업은 센터 직원인 홍기동 직업상담사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센터 직원들끼리 영어회화를 공부하려고 적합한 강사를 찾고 있었어요. 당시 센터에서 직업 상담하면서 만났던 결혼이민자 중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분이 있었거든요. 그 분께 배우면 되겠다 싶어서 부탁을 드렸죠.”
그렇게 개인적인 인연에서 시작한 일이 1년 동안의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부터는 센터의 공식사업으로 자리했다.
센터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우수강사를 검증하는데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고학력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라이선스를 확인하는 작업을 했다. 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경우 졸업증명서와 성적표를 첨부하도록 했고, 한국에서 어학원이나 학교에 근무했던 경력자에게는 경력증명서를 요청했다. 특히, 초등생을 가르치는 강사의 경우는 교육청에 등록한 강사만 채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저렴한 교육비로 부담 줄여 
결혼이민자 원어민 강사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센터와 연계한 만큼 사설학원에 비해 더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사는 구직자, 수강생은 구인자가 돼 1년 단위로 계약을 맺으며, 수업에 앞서 간담회를 갖는다. 
또 학원과 달리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제1의 목표가 아닌 만큼 교육비가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실제로 초급반의 경우 1인당 주1회 60분 수업을 기준으로 교육비가 월4만원에 불과하다. 
현재 센터에서 활동하는 원어민 강사는 10여 명 내외. 국적에 따라 일본어와 중국어, 영어 등의 회화 강좌가 개설중이다.
수업은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으로 나뉘며, 수준별로 초급반과 중급반으로 진행된다. 수업을 개설하기 위한 최소 인원은 4명이다. 희망자는 자체적으로 4명을 모아 팀을 꾸려도 되고, 이미 구성된 팀 중 빈자리가 있으면 참여할 수도 있다. 찾아가는 수업인 만큼 수업 개설 조건에 맞는 인원이 모아지면 원어민 강사가 집으로 방문하며, 교육장소가 없는 경우에는 여성청소년센터 내 강의실을 대여해준다.


소수정예로 교육효과 높여
센터 수업은 3명~6명 등 소수정예로 운영한다. 평균 4명이고 아무리 많아도 최대 6명을 초과하지 않는다.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미나 씨는 “예전에 동네 어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10명 이상 대그룹 수업이라 가르치기도 힘들고 배우는 입장에서도 교육효과가 적어 아쉬웠다”면서 “센터 수업은 인원이 적은 만큼 더 세심하게 가르쳐주고 꼼꼼하게 고쳐줄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수업은 말하기 위주로 진행되지만 필요에 따라 문법이나 쓰기 등의 수업도 병행한다. 실제로 1년 넘게 수업을 하고 있는 부천북초등학교 4학년 김윤지, 김지우, 정채민 양은 교재를 통한 회화수업과 단어시험, 일기쓰기 등의 수업을 받고 있다.
특히, 미나 강사는 말하기와 쓰기 단계에서 잘못된 부분을 고쳐주는 것에 중점을 둔다.
“일단 처음엔 자신감을 가지고 말하는 게 중요해요. 하지만 이 단계를 지나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면 단어가 아닌 완전한 문장으로 정확하게 말하는 게 더 중요하죠. 이를 위해서는 소그룹으로 수업해야 합니다.”


문의 : 032-655-9782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원어민
미니인터뷰 / Mina 강사
“마음 나눌 친구가 생겨서 좋아요”

지난 1998년 취업을 위해 한국에 온 미나(한국이름 김미나) 씨는 일을 하다 뒤늦게 결혼을 한 경우다. 2002년 결혼하면서 전업주부가 됐다.
“아이 6살 때 어린이집 원장님이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달라고 부탁하셨어요. 어차피 집에서 내 아이를 가르치고 있었으니까 크게 어렵진 않았죠. 그때 시작한 강사 일을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 거죠. 프랜차이즈 어학원에서도 오랜 동안 강사로 일했고요.”
센터 원어민 강사로 일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수강생들과 친해진 것이다. 실제로 학부모나 성인반 수강생들과 이야기하며 낯선 한국생활에 도움을 받는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려고 해요.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서 어려운 일이 있거든요. 특히, 사춘기 아이를 키우면서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힘들었는데 또래 어머니들에게 많이 배웠어요. 주변에 의논할 사람이 있으니까 고맙고 든든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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