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TV 예능프로그램 가운데 ‘일요일 일요일밤에 러브하우스’란 방송이 있었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기업체나 단체, 개인의 후원을 받아 집수리를 해주어 대한민국 곳곳에 훈훈한 감동을 전했던 그 프로그램. 강원도 태백의 한 공부방을 공사해주며 마지막 방송을 했던 러브하우스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특히 공사에 투입된 인력이나 장비 대부분이 재능기부로 진행되어 더욱 관심을 불러일으켰는데 우리 지역에도 그런 단체가 있다. 바로 나눔인테리어협의회 봉사단이다.
봉사 통해 보람과 나눔 정신 깨달아
지난 23일, 급한 연락을 받고 도착한 곳은 바로 호계1동에 위치한 빌라지하층. 골목길을 몇 바퀴나 돌고 돌아 도착해보니 연기에 그을려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소실된 빌라건물한 채가 나타났다. 알콜중독자인 아버지와 이제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딸이 함께 기거하는 이 공간은 화재로 인해 하루아침에 가구와 전자제품 등 살림살이 일체가 소실되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했다. 계단을 내려가 현관문 앞에 도착하니 매캐한 연기냄새가 코와 목구멍을 자극하고 눈도 뜨기 힘들 정도로 심했다. 추석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한낮에는 다소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구슬땀을 흘리며 봉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처음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상태가 더 심각했어요. 동주민센터와 안양시자원봉사센터의 연락을 받고 회원들과 함께 왔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엄두가 안 났어요. 하지만 사정이 딱하고 워낙 공사가 커 부담도 되었지만 회원들과 함께 열심히 봉사하려고 팔을 걷어 부쳤답니다.”
박헌천 회장은 회원들을 일일이 독려하며 나눔인테리어협의회 봉사단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2003년 12월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들의 주택수리 봉사와 회원들의 친목을 다지기 위한 취지로 발족된 나눔인테리어협의회. 처음 좋은 일 한 번 해보자고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봉사 시작한 지 벌써 10년을 훌쩍 넘겼다. 해마다 6∼8회 봉사를 실시하는 동안 인원도 23명으로 늘었다. 주로 어려운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가정 등을 대상으로 하며 순수한 재능기부 형태로 봉사가 진행된다.
“저희 봉사단은 생활이 어려운 가정의 사연을 추천 받아 회원들과 논의한 끝에 결정하고 집수리를 해주고 있어요. 회원들이 십시일반 낸 회비와 자재 등을 봉사에 사용하고 시간이 허락되는 회원들이 봉사에 참여하죠. ”
박 회장의 말에 따르면 봉사단은 철골, 설비, 인테리어, 전기, 목공 등 숙련된 기술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모임으로 회원들의 재능기부와 회비로 어려운 가정에 집수리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 이날 진행된 봉사도 전기공사를 비롯해 페인트, 샷시, 문틀, 천장, 수도 등의 기본철거를 비롯해 미장, 씽크대, 보일러까지 수리와 설치가 이루어져야 마무리가 되는 대공사이다.
이제헌 고문은 “회원들이 본인의 생업 활동도 바쁜데 지역사회 봉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서 “재능을 나누는 것은 1회 성 금전기부나 물질적인 도움과는 달리 스스로 연속성을 갖고 꾸준히 참여하기 때문에 더욱 뜻깊고 의미있는 일”이라며 “나눔 문화 기회를 통해 지역이 보다 소통하고 집수리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봉사활동을 하는데 도움의 손길을 보탠 단체도 있다. 354-C지구 국제라이온스는 협력단체로 여러 가지 도움을 주어 회원들이 봉사를 하는데 보탬이 되고 있다. 40대부터 70대까지 인테리어 전문가들로 구성된 나눔인테리어협의회 봉사단. 봉사를 통해 젊어지고 삶의 활력을 찾는다는 이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지역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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