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에 찬 봄날 같은 청춘이고 싶어요

제종길 안산시장 대학생들과의 대화

지역내일 2014-10-02

안산시장이 누구인지 관심조차 없었던 대학생과 현직 시장이 만났다. 장소는 학생들이 흔히 찾는 막걸리 집. 젊음을 걱정하는 기성세대. 그런 기성세대의 걱정을 부담스러우면서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대학생들. 젊은이들이 시정에 관심을 갖고 요구하기 시작한다면 안산은 어떻게 변할까? 낯설지만 설렘이 가득했던 대학생과 안산시장의 만남을 취재했다.

제종길


지난 25일 목요일 오후 5시. 대학가 술타임이 시작되는 이른 저녁시간 예술대학교 기숙사 건물아래 연연카페테리아 주변은 벌써부터 삼삼오오 모여든 대학생들로 활기가 넘친다. 제종길 안산시장이 마련한 세 번째 사람중심 토크콘서트의 대상은 대학생들. 대화가 이뤄질 연연카페테리아 안은 벌써부터 대학생들로 가득 찼다. 예술대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안산대학교, 신안산대학교 등 안산지역 4개 대학과 한국호텔관광전문학교 학생회 임원들이 참가했다. 총학생회 간부들과 간담회에 관심 있는 학부학생회장, 일반학생들이 참가했다.
간담회 진행은 소통위원회 김철진 전문의원의 사회로 이뤄졌다. ‘아프니까 청춘?’ ‘청년과 시대정신’ ‘안산 시장에게 바란다’가 이날의 이야기 주제. 학생들의 발언을 듣고 제종길 안산시장이 답변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아프니까 청춘? 봄날의 청춘을 바란다
세대차이 때문이었을까? 간담회 초반 약간의 긴장감이 조성됐다. 이미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왔던 대학생들. ‘아프니까 청춘’ 이라는 말은 더 이상 이들에게 위로가 되지 못했다. 한양대 방사선학과 장민우 학생은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하지만 청춘은 아프기보다 단어 뜻 그대로 밝은 미래를 꿈꾸는 봄날이어야 한다. 안산시는 젊은이들, 청춘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해 왔는지 듣고 싶다”며 청년정책을 외면했던 시정에 돌직구를 날렸다.
하지만 학생들조차 안산시가 자신을 위해 어떤 일을 해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만큼 학생의 질문은 반발이라기보다 궁금증이 앞선 것으로 보였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사실 안산이 젊은이들이 많이 사는 도시이지만 그동안 집중적인 정책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현재 검토되고 있는 정책은 공동화된 광덕시장을 리노베이션해 대학생 창업지원 공간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 밖에도 좋은 일자리 만들기, 직업체험 프로그램 등 여러분이 요구를 듣고 시정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청년들의 시대정신은 ‘공감하는 사회’
청년들의 시대정신을 토로하는 자리에서는 소통이 부재한 사회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와 비판이 오갔다. 안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학생은 “이 시대의 시대정신은 타인의 마음을 진정으로 동의하는 공감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에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과연 청년들은 이런 이웃의 일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낮은 취업률, 높은 학비 등 이 시대 부조리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청년 세대의 어려움을 털어놓았지만 그 현실의 벽을 넘으려는 결기들도 발언 곳곳에서 엿보였다.
한양대학교 나현덕 총학생회장은 “청년들을 이것도 해 달라 저것도 해 달라 하는 나약한 존재로 보지 말아 달라”며 “현실이 어렵지만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우리의 능력을 펼칠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페달로 확대, 다양한 정책 기대
대학생들이 피부로 느끼는 안산시책 중 대표적인 사업인 공공자전거 대여사업. 이날 참석한 대학생들은 “페달로가 만들어져 이동하기가 편해졌다”고 입을 모으고 “고장 난 자전거 수리, 원활한 자전거 보급, 더 많은 페달로 정거장 설치”등을 요구했다.
현직시장과의 대화가 청년들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갔을까? 한양대학교 나현덕 총학생회장은 “관점의 차이, 눈높이의 차이는 느껴졌지만 이렇게 소통을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신선했다”고 말하고 “그동안 안산에서 학교를 다니며 안산시는 이런 학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늘 궁금했는데 관심갖고 소통의 채널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앞으로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숨은 재주꾼들의 공연과 맛있는 음식이 제공됐다. 서울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2학년 윤진우 학생외 2명은 아름다운 음악으로 간담회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고 2부 간담회에는 두부김치와, 보쌈 등 푸짐한 먹거리를 제공해 출출함을 달랬다.
안산시 소통위원회는 매달 사람중심 토크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며 다음 달에는 세월호 자원봉사자들과 만남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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