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향이 솔솔 풍기는, 따스하고 아늑한 카페를 갖는다는 것. 주부들의 ‘로망’ 이죠. 그래서 창업 아이템으로도 ‘카페’는 주부들에게 단연 인기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여러 조건이 걸림돌이 되기도 하고, 여건이 된다 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 지 막막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창업 면에서는 주부로 지내다 이젠 어엿한 카페의 주인장으로 2년째 생활해오고 있는 카페 TuL(툴) 신자옥 대표를 만나 그녀만의 리얼 창업 후기를 전해드립니다.
남지연 리포터 lamanua@naver.com
Q: 카페를 연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처음부터 창업을 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주부로 지낼 때 온라인 마켓에서 핸드메이드 유아용품 판매를 해오다, 작업실 겸 나만의 공간을 가져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연히 지금의 자리를 얻게 됐고, 카페 창업까지 이어졌다. 어린 자녀를 둔 주부들에게 계획적인 창업은 어려운 것 같다. 기회가 오니, 창업까지 하게 됐다.
Q:카페 시장은 경쟁이 심하다. TuL만의 컨셉이 있는가?
A: 요새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즐비하고, 동네 골목 상권에도 작은 카페들이 너무나 많다. 크게 차별화된 점보다 정성을 많이 들였다. 목공과 같은 어려운 작업은 공사를 맡겼지만, 그 외 인테리어 작업은 두 달에 걸쳐 모두 손수 했다. 평소 일본 빈티지 풍을 좋아해 그 분위기로 꾸미려고 했다. 내가 만든 작품을 비롯해 덮개, 매트, 가방 등 아기자기한 핸드메이드 패브릭 아이템을 함께 판매도 한다. 가볍게 들려 구경도 하고, 커피도 즐기는 편안한 공간이다.
Q: 바리스타 자격증이 창업에 꼭 필요한가요, 개인적인 준비는 어떻게 ?
A: 사실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다면 프로필에 도움이 되긴 한 것 같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도 그렇고 굳이 자격증을 갖출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요새는 바리스타 자격증도 학원 수업만 들어도 주는 경우가 많아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자격증보다 실무 능력, 즉 커피를 많이 만들어보거나 카페에서 일해 본 경험이 오히려 큰 도움이 된다. 자신만의 레시피를 완성하는 게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경기도 소상공인회 카페 창업 강좌가 크게 도움이 됐다. 커피에 대한 기본이해, 만드는 방법, 메뉴 등 카페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공부를 했다.
Q: 창업 비용은 얼마나 드는가?
A: 임대비용 등은 장소에 따라 다르다. 기본적인 집기, 머신, 냉장고 등 주방에 들어가는 비용이 꽤 크다.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인테리어 비용인 것 같다. 손수 인테리어를 직접 한다면 비용을 꽤나 줄일 수 있다. 평소에 재봉틀이나 POP 등을 배워두었던 게 많은 도움이 됐다. 같은 인테리어 아이템도 디스플레이가 중요하다. 카페 오픈을 준비하면서 주변 도서관에서 인테리어나 카페 관련 서적을 많이 공부했다. 창업엔 보통 5천만 원 선이 필요한 것 같다.
Q: 수익은 만족할만한 편인가요?
A: 처음엔 일정치 않았지만 지금은 많이 안정된 편이다. 월세와 직원들 인건비를 해결할 수 있고, 직장 생활하는 것만큼은 버는 것 같다. 동네 카페라 커피 가격대가 저렴해 하루에 100잔은 넘게 판매해야 한다. (웃음)
Q: 2년째 운영 중이다. 노하우가 궁금하다.
A: 무엇보다 고객관리가 중요한 것 같다. 특히 동네 카페는 80%가 단골손님이다. 처음 1년 동안은 주말도 쉬지 않고 내가 직접 카페를 지켰다. 카페에 대표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고객에게 크다. 자신이 카페 운영에 대해 철저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친절이다. 처음 온 고객에게도 어제 본 고객처럼 친근하게 대하고, 불편사항은 최대한 해결해주는 것이다. 직원들에게 이러한 고객 서비스 마인드는 확실하게 교육한다.
다음으로는 커피 맛이다. 요새는 커피를 잘 아는 분들이 너무 많다. 좋은 커피를 위한 재료에도 신경을 쓴다. 특히 원도 공급 거래처와의 신뢰를 쌓는다. 인터넷에서 값싼 원두를 공급받을 수 있지만, 저 같은 경우엔 거래처에 직접 찾아가 로스팅 과정 등을 일일이 확인하는 편이다. 커피 맛은 원두가 결정하기에 수시로 체크한다.
Q: 자녀를 둔 주부이기도 하다. 육아와 살림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가?
A: 오픈 당시만 해도 녹록치 않았다. 오픈 할 때 큰 애가 초등 3학년밖에 되지 않았으니. 하지만 남편을 비롯해 가족들 모두가 많은 도움을 주었다. 너무 고맙다. 만약 자녀 학원을 비롯해 가정 일이 많은 주부라면 어려움이 많을 수 있다. 창업 이전에 자녀 케어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대안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주변 도움이 없다면 주부들이 일하기가 수월하지 않다.
집 근처에 자리를 얻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주 생활권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자리를 얻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자녀의 학교 앞, 혹은 집과 너무 가까운 곳에 자리를 얻는다면 처음엔 지인들이 많아 반짝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서로에게 부담이 돼 좋지 않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집에서 자전거로 5분 정도 오는 곳에 자리를 잡으니 좋다.
Q: 앞으로의 바람이나 각오가 있다면?
A: TuL을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 앞으로 10년 안에 더 발전시켜 2호점, 3호점을 오픈하는 것이 가장 큰 꿈이다. 커피만 마시는 곳이 아니라 핸드메이드 소품 등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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