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뮤지컬 배우’를 꿈꿔 본 적이 있나요?
파주에 사는 평범한 주부들이 바로 그 ‘뮤지컬 배우’가 돼 객석과 만납니다.
불과 몇 달 전, 심사위원 앞 오디션에서 쑥스러움 많던 그녀들이 말입니다.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자자, 이제 시작합시다.”
평일 오후, 파주시 운정행복센터, 뮤지컬 공연 연습실. 조상원 연출자의 말에 여기 저기 흩어져있던 사람들이 제자리를 찾는다. 잠잠하던 연습실. 잠시 후 아바(ABBA)의 맘마미아(Mamma Mia)음악을 시작으로 연습실은 일순간 화려한 뮤지컬 무대로 변신한다. 역동적인 춤과 음악, 개성 넘치는 연기. 연습실 곳곳은 살아있는 캐릭터들로 가득하다.
주부 대상 캐스팅 오디션 거쳐 출연자 선발
‘맘마미아’ ‘치키티타’ ‘아이 해브 어 드림’ 등 아바의 주옥같은 명곡들로 꾸며지는 인기 뮤지컬 맘마미아. 이 유쾌 발랄한 뮤지컬 공연을 연습하고 있는 이들은 몇 명의 파주시 시립예술단 남성단원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파주시에 사는 평범한 주부들이다.
이번 공연은 파주시와 파주시 시립예술단이 지역 주민에게 다가가는 문화예술사업의 일환으로 기획한 것으로 지역 주민이 직접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공연이란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파주시와 파주시 시립예술단이 이러한 종류의 뮤지컬 공연을 기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주부들이 아닌, 지역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뮤지컬공연을 무대에 올려, 출연자와 관객의 높은 호응 속에 성황리에 공연을 마친 바 있다.
조상원 연출자는 “주부들 중에는 끼와 재능이 풍부한 이들이 많다”며 “스트레스 쌓일 일 많은 주부들이 자신의 끼를 맘껏 펼치고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도록 이번 공연은 주부가 참여하는 공연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파주시 시립예술단은 지난 7월, 파주시에 사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뮤지컬 맘마미아 캐스팅 오디션을 진행했는데 여기서 13명의 출연자를 최종 확정지었다. 이후 세 달 여 기간 동안 파주시 시립예술단 뮤지컬팀의 프로 단원들과 함께 연습을 지속, 지금은 막바지 공연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 출연진은 오는 9월19일 파주시 평생학습축제에서 맛보기 공연을 선보인 뒤 9월28일 운정행복센터 대공연장에서 정식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설렘과 즐거움으로 열정 절로 솟아
파주시 시립예술단의 임혜경 단무장은 “캐스팅 오디션 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노래와 연기, 무용 등을 테스트했는데 많이 쑥스러워들 하시더라”며 “그런데 지금은 정말 많이 변해, 모두들 열정적으로, 열심히 연습을 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조상원 연출자는 “이분들이 아마추어라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지만 가르치는 대로 성실하게 받아들여 발전하고 있다”며 “기성 배우들과 달리 이분들이 가진 개성 그대로를 살려 무대에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주부 출연자들이 원래 주3일 연습인데도 거의 매일 자발적으로 나오셔서 연습하실 정도로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다”며 연습 현장의 열기를 전했다.
평소 뮤지컬 무대에 서게 되리란 생각을 하기 쉽지 않았을 주부들. 이들은 요즘 숨겨둔 끼와 재능을 맘껏 발산하며 설렘과 즐거움으로 마음이 행복하다. 이남희(42)씨는 “삶의 활력소에 이만한 게 없는 것 같다”며 “온전한 100%의 나의 삶을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정득남(54)씨도 “요새 정말 행복해 엔돌핀이 팍팍 도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공연을 끝으로 맘마미아의 무대에서 내려오지만 이후에도 뮤지컬과의 끈은 놓지 않을 생각이다. 주부 출연자 김효정(47)씨는 “이번에 함께 한 주부들의 끼와 재능이 상당해, 이후에도 이분들과 모임을 결성해 어떤 형태로든 뮤지컬과 연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운정행복센터에서 선보일 공연은 본래의 2시간 40분짜리 공연을 1시간 20분짜리 공연으로 각색한 것으로 신나고 재미있는 부분을 위주로 흥미진진하게 구성했다고 한다. 조상원 연출자는 “아바(ABBA)의 주옥같은 팝송을 들으며 즐겁게 박수치며 관람할 수 있는 유쾌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미니인터뷰: 뮤지컬 맘마미아를 빛낼 여성 출연진들
“집에서 잔소리가 줄었대요”
처음에는 떨렸지만 연습을 하면서 생활의 활력이 되고 재미있어요. 집에서 아이들이 저더러 잔소리가 줄었대요. 아이들도 맘마미아 노래를 부르며 참 좋아해 가정 분위기가 밝아졌어요.
도나역의 한지선(39)씨
“애들과 남편만 잡지 말고 끼와 재능을 발산하세요”
여기 오신 분들이 끼와 재능이 상당해요. 주부들이 집에서 애들과 남편만 잡을 게 아니라 집에서 나와 숨겨둔 끼와 재능을 어떤 경로로든 활동하며 발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타나역의 김효정(47)씨
“남편이 저더러 사인해 달래요”
늦둥이 12살짜리 아들을 키우며 바쁘게 살던 차에 이번 공연에 참여하게 됐어요. 요즘 정말 행복해 엔돌핀이 팍팍 도는 느낌이에요. 집에서 남편이 저더러 사인해 달래요.
로지역의 정득남(54)씨
“오디션도 통과하고 취직도 했어요”
최근 5~6년간 전업주부로 있으며 생활이 지루해질 무렵, 운 좋게도 뮤지컬 캐스팅 오디션에 지원해 선발됐어요. 또 비슷한 시기에 지원했던 회사에도 취직돼 한꺼번에 좋은 일을 맞게 됐네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 열심히 하려고요.
소피역의 이남희(42)씨
“뮤지컬, 맘마미아에 온가족 오세요~”
파주시가 주최하고 파주시 시립예술단이 주관하는 주부 뮤지컬, 맘마미아가 오는 9월28일 파주시 운정행복센터 대공연장에서 오후 5시부터 공연된다.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친 뮤지컬, 맘마미아를 파주지역 주부들의 연기로 만날 수 있는 자리로 주옥같은 아바의 히트곡들과 함께 감동의 무대를 선보인다. 연령제한 없이 선착순 무료입장 가능하다.
문의: 031-94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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