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등학교, 외국어고등학교 등 특수목적고등학교를 시작으로 2015학년도 입시 일정이 시작됐다. 조희연 교육감의 당선으로 고교선택제 폐지 및 변경 안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지만 올해도 학군에 관계없이 학생이 원하는 고등학교를 지원할 수 있는 고교선택제가 시행된다. 고등학교의 선택이 다양해진 만큼 ‘어떤 고등학교를 선택할 것이냐’는 현재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의 최대 관심사일 터. 고교입시에서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은 아이의 학습능력과 성향, 진로다. 이를 꼼꼼히 따져 대입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고교 선택제의 가장 핵심이다. 내일신문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적합한 학교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양천 강서 영등포 구로 지역의 전후기 고등학교를 소개한다.
과학고 못지않은 심화수업과 특화된 비교과 활동
과학중점학교인 명덕고등학교(교장 윤형탁) 생명과학 교과교실. ‘육종과 유전공학’이라는 주제로 수업이 진행 중이다.
“육종은 교배나 유전자 조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 내거나 기존 품종을 더욱 좋게 키우는 것을 말합니다.” 육종에 대한 이론이 끝나면 세계적으로 유전자 변형 작물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황금쌀’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현재 주로 개발되는 작물은 제초제와 병해충에 잘 견디는 품종이며, 특정 영양성분을 함유하게 만든 것도 나옵니다. 영양성분을 강화한 것으로 황금쌀이 있는데 2000년 스위스에서 개발한 것으로 비타민A가 대량 함유됐죠.”
이론 수업이 끝나면 팀을 나누어 실습으로 이어진다. 배양과 순수분리, 중탕 화학 실험 등 실험실이 갖추어진 공간에서 이론 및 실험 수업이 병행된다.
과학중점학교, 과학소양 겸비한 인재양성
과학중점학교는 과학중점학급을 운영하는 일반계 후기고등학교로 학교 교육과정에서 수학과 과학 교과 시수를 대폭 증대하고 특별프로그램을 도입해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내실 있는 교육을 시켜줄 수 있는 준과학고등학교 시스템이다.
지난 2010년 교과부로부터 과학중점학교로 선정된 명덕고등학교는 과학과 수학의 집중 교육을 통해 창의성과 인성을 두루 갖춘 미래형 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과학중점반을 운영 중이다.
현재 1,2,3학년 모두 3개 학급씩 중점교육 과정이 운영되고 전 교육과정 중 46% 이상을 수학, 과학 과목으로 편성했다. 중점반의 과학 수업은 과학 보통교과 8과목(물리Ⅰ·Ⅱ, 화학Ⅰ·Ⅱ, 생명Ⅰ·Ⅱ, 지구과학Ⅰ·Ⅱ), 과학사 등의 전문교과와 융합과목 3과목, 수준별 수학 수업이 진행된다. 수학은 수학 Ⅰ.Ⅱ,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 자연수학, 고급수학까지 38단위를 이수한다.
1학년 과정에서는 수학 과학 창의적 체험학습을 60시간 이상 이수한다. 대덕연구단지 등 각종 연구소 방문 견학, 여수엑스포 및 나로우주센터 체험활동, 순천만 일대 생태체험캠프, 서울과학축전 체험활동, 교내 수학과학 부스 체험, 수학자 과학자 초청 강연, 수학 과학 골든벨, 과천 과학관 견학 등 다양한 체험활동과 연계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 또한 블록타임제를 활용한 탐구 수업으로 과제 연구, 물리 화학 실험, 교양과학 등 집중 이수한다.
탐구활동으로는 ‘학생탐구대회’와 최근 이공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R&E 활동, 과제연구 등이 있고 아우라(물리), 헤르메스(생명과학) 과 같은 수학 과학 탐구동아리가 활성화 돼 있다.
과학중점학교는 기본적으로 4개의 과학교과교실과 2개의 수학교실, 과학 수학 관련 최신 전문기초서적(대학교재), 교양서적 및 간행물, 잡지 등을 비치한 리소스센터 등의 시설을 구축하고 1학년부터차별화 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특히 명덕고는 수학 과학 통합영역으로 운영되는 영재학급을 강서구 양천구 전 지역 단위로 개설했다. 무학년제로 운영되는 영재학급은 선행 학습에 의한 수학 과학 성적 우수자가 아닌 창의력과 통찰력을 가진 영재를 선발하고 육성함에 초점을 두고 있다.
우덕상 명덕고 교감은 “대학도 과학중점학급에 대한 관심이 높다. 중앙대는 과학중점과정 이수자 특별전형도 마련돼 있고 이공계 대학은 과학을 Ⅱ과정까지 수료하고 고급수학을 이수한 학생을 높게 평가한다”며 “수학 과학에 관심이 많거나 심화 과정까지 공부할 마음이 있는 학생이 지원해 줄 것”을 당부한다.
오세철 과학중점학교 부장은 “과학중점과정은 이공계 대학에 진학하거나 이공계 분야에 진출하고 싶은 학생들이 과고에 가지 않아도 심층적인 과학·수학 수업을 받을 수 있다”며 “학습자 중심의 탐구활동, 개인별 창의 활동 위주로 실험 실습 토론 발표 프로젝트 수업 STEAM 수업 등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한다.
미니 인터뷰
명덕고 신준섭 학생(2학년)
“과학, 공부하면 할수록 유기적으로 알아갈 수 있어요”
“중학교 3학년 때 과학중점학교 설명회에서 처음으로 중점과정을 알게 됐어요. 과학고는 수학과학에 관심이 있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선행이 되지 않은 학생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곳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중점학교는 일반고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체험활동도 할 수 있고 과학 수학 심화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공계를 지원하려는 학생은 일반고보다 중점학급을 지원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물리 화학 생물 지리 등 전 과학 과목을 Ⅱ까지 배우는 것이 쉽지 않지만 과학은 서로 연계된 과목이라 공부하면 할수록 유기적으로 알아갈 수 있고 폭넓은 공부에 도움이 됩니다.”
명덕고 박재민 학생(1학년)
“학급 분위기도 좋고 입시 결과도 좋아요”
“컴퓨터 정보보안에 관심이 많아 특성화고등학교를 준비했지만 이과가 적성에 맞는 것 같아 과학중점학급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주변에 있는 과학중점학교 중 명덕고를 선택한 이유는 학급 분위기도 좋고 입시 결과도 좋다는 평가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입학해서 보니 동아리도 과학 수학 관련 활동이 많고 탐구대회나 R&E 등 이과 관련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고 탐구하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후원해줍니다. 중학교 때 과학을 좋아하고 잘 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심화과정까지의 수업이 힘들지만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 과학중점학교는 어디?
과학 중점학교는 그 이름에서 특목고를 떠올리기 쉽지만 시험도 치르지 않고 내신도 반영하지 않는 오로지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후기 일반고에 속한다.
수학, 과학을 수업단위의 60%로 채우는 과고와 달리 과학중점과정은 과학 수학이 45% 정도 차지한다. 일반계 고등학교는 30% 정도다. 과학중점 고등학교 학생들은 1학년 때 연간 60시간 이상의 과학체험활동과 함께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제작한 과학교양, 과학융합 과목을 추가로 이수하게 되고 2학년 때부터 과정에 따라 실험, 탐구 중심의 교육을 받는다.
현재 서울에는 20개 고교가 과학중점반을 운영하고 있고 우리 지역에서는 ▲마포고 ▲명덕고 ▲신도림고 ▲여의도고 등 4개교가 중점학교에 속한다.
과학중점학교 배정은 후기 일반고 일정과 같다. 모집은 선지원 후추첨으로 과학중점과정 지원 희망 학생이 우선적으로 배정된다. 과학중점학교 희망 학생은 배정원서에 중점학교명을 기재하면 된다. 단 1개교를 지원할 수 있다.
일반고 입학 전형은 오는 12월16일부터 사흘간 원서접수를 받아 2015년2월6일 과학중점학교와 같이 배정 결과를 발표한다. 학교에 입학 후 중점학급에서 일반학급으로 변경할 수 없고 일반학교로 변경하고 하는 경우는 후기 일반계 고등학교로 전학을 해야 한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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