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덕에 고기한점''을 가면 한우참숯양념모듬과 돼지양념갈비가 1만4000원으로 동일하게 적혀있는 메뉴판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만다. 물론 양은 돼지고기가 50g 정도 더 많다. 특히 점심에는 동일한 가격에 냉면이나 된장찌개까지 골라먹을 수 있다.
기분은 좋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거 한우 맞아?''라는 의심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러나 최연길 대표는 이런 호기심에 익숙하다는 반응이다. "한우가격이 너무 저렴하니, 고객들의 질문이 많은 편이죠. ''한우참숯모듬양념구이''를 출시하고 고객들에게 인정받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으니까요. 그래도 지금은 드셔보신 분들이 많아 판매도 수월하고 고정 고객층도 생겼지요"
토목쟁이의 진정성과 혁신으로 만든 ''한우참숯모듬양념구이''
토목공학을 전공한 최 대표는 건설업과 외식업을 겸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최 대표는 토목인의 기질인 ''진정성''과 ''혁신''을 그가 운영하는 ''화덕에 고기한점''에서 유감없이 접목시키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바로 ''한우참숯모듬양념구이''이다.
시작은 우리나라 육류시장의 소비불균형에서부터 시작된다. 누구나 다 알 듯이 우리나라사람들은 돼지고기 삼겹살을 좋아한다. 이러한 선호도 때문에 다른 부위는 소비되지 않고, 삼겹살은 오히려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소고기도 마찬가지이다. 모두들 등심, 안심, 채끝만 선호하다보니, 다른 부위의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우 한 마리 400kg에서 나오는 구이부위 100kg를 제외한 나머지 부위는 모두 헐값에 판매되거나 버려져야 한다. 그렇다 보니 한정된 양의 특정부위를 소비자는 비싸게 먹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그래서 최 대표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부위별 소비불균형을 근본적인으로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의 입맛을 바꾸어보자고 결심한 것이다. 그 해답으로 한우의 우둔, 설도, 전각, 설깃, 사태 등을 개발한 특제소스로 양념해 구워먹을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한우참숯모듬양념구이''다. 이 일이 바로 5년 전의 일이다. 초기에는 낮은 가격대 그리고 구이로 즐기지 않았던 부위에 대한 낯섦 때문에 고객들의 질문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인기 메뉴로 등극했고, 이 메뉴 덕에 중소기업청 산하 창업진흥원의 ''지식서비스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기념으로 진행된 반값 할인 행사에서는 하루 동안 1500명이 다녀가 저녁 9시에는 한우가 모두 소진되어 더 이상 판매가 불가능할 지경이었다고.
무모해 보이기도 한 최 대표의 도전은 일단 ''화덕에 고기한점''에서는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최 대표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전 국민이 좋은 한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그 날이 하루빨리 오는 것이 바로 저의 최종 목표입니다"
모두가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며
장사가 제법 잘되는 덕에 최 대표에게는 가맹점이 되고 싶다며 찾아오는 이들이 꽤 많다. 그러나 ''열정''을 매우 중요하게 보는 최 대표의 까다로운 기준 때문에 딱 한 곳. 창동에만 ''화덕에 고기한점''이라는 브랜드가 사용되고 있다. 그것도 아무런 댓가없이.
건설업을 하다가 외식업에 뛰어든 최 대표가 연세대학교 외식경영과정 오리엔테이션이 있던 날, "내가 외식업으로 성공한다면 돈을 받지 않고 가르쳐 주겠다"고 말했던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80%에 육박하는 자영업자 폐업률이라는 녹록치 않는 현실에서 다른 이들과 함께 성장하고픈 최 대표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매년 청계동 어르신들을 대접하는 식사 규모가 이제는 700명으로 늘어나 장사하는 입장에서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포기해야 할 것이 많지만 최 대표는 아깝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누군가와 나누며 사는 삶이 그리고 그들과 같이 성장하는 삶이 더 행복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화덕에 고기한점 031-426-1100
김경미 리포터 fun_seek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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