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선생님과 부모가 함께 가치도를 그려야 한다.’ 소리샘심리발달센터 박석배 수원지부장이 상담 시에 부모에게 하는 얘기다. 발달, 정신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먹는 것과 성에 욕심이 많고, 폭력성을 가지고 있어서 가정에서의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센터와 부모가 같은 마음으로 아이의 치료방향을 정하고, 미래까지도 그려봐야 한다. 박석배 수원지부장을 통해 언어인지부터 재활체육치료까지 종합치료시스템을 갖추고,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는 소리샘심리발달센터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소리샘심리발달센터 수원지부만의 특별한 체육치료에 대해 설명해 달라.
대학 때 전공이 일반체육이었다. 특수체육과 출신인 센터장과 만나면서 재활체육치료의 접점이 생겼고, 그런 장점이 극대화됐다. 시간이 길 뿐이지, 태권도를 우리 아이들에 맞게 얼마든지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을 필요로 하는 체육치료만큼 아이들에게 좋은 것이 없다. 평소 몸을 움직이길 싫어하고 감정표현을 안하는 자폐, 정신지체 아이들도 체육치료를 통해 ‘하기 싫다’거나 ‘아프다’라는 표현을 하게 되고, 땀을 흘리면서 스트레스도 풀게 된다. 또 재활체육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요즘엔 사회성을 길러주는 학교치료에 초점이 맞춰져 아이들도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Q ‘우리 애들’이라는 말에 각별한 애정이 묻어난다. 센터를 어떻게 운영하게 됐나.
아프다는 표현조차 못하던 아이가 말 하나 행동 하나가 달라졌을 때, 굉장한 보람을 느낀다. 5년 전 쯤, 체육재활치료 자원봉사를 통해 복합장애 아이들을 처음 만났다.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사고로 인해 후천적 장애와 사업실패를 겪으면서 그저 내 힘듦을 잊고자 시작했던 봉사였는데, 결국 이게 계기가 됐다. 심리발달센터를 시작한 게 처음엔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생각했지만, 운영하면서 그동안의 내 경험과 아픔이 많은 자산이 되고 있음을 느낀다. 안 되는 것은 없다. 열중쉬어, 차렷이라는 자세를 익히는 데도 일주일 넘게 걸리는 게 우리 아이들이다. 그만큼 수많은 시행착오와 인내가 필요하지만, 변화를 만났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Q 장애아와 부모를 만나면서 가장 안타까울 때는 언제이고,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처음엔 희망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하루아침에 나아지지 않다 보니, 점점 지쳐서 아이가 고학년이 될수록 치료를 포기한다. 가정형편도 넉넉하지 않아 복합장애임에도 불구하고, 바우처를 통해 언어인지나 놀이치료 쪽 치료만 받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삶의 무게에 짓눌려 우울증을 앓는 부모도 많다. 이럴 땐 정말 마음이 아프다. 나이를 먹을수록 심해지는 폭력성은 행동수정을 할 필요가 있다. 그냥 편하게 언제든지 센터로 와서 내 아이의 상담을 하거나 부모 자신의 심경을 터놓았으면 좋겠다. 지역아동센터 등에 우리 센터의 미술,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는데, 한부모 환경에서 정서적인 장애를 겪는 아이들도 생각보다 많다. 발달, 정서장애를 앓는 그들만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사회가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따뜻한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Q 소리샘심리발달센터 수원지부의 향후 계획에 대해 들려 달라.
우리 아이들은 성인이 되면 시설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립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 그러면 부모가 평생 아이를 데리고 있어야 한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일자리는 꼭 필요하다. 그래서 유통업을 했던 내 경험을 살려 장애의 경계성향에 있는 아이들에게 맞는 일자리를 만들려고 한다. 청소용역을 통해 일자리도 창출하고, 노인이나 저소득층 가정 청소로 그들을 도우면서, 그 과정에서 사회성도 기를 수 있다. 사회적기업인 소리샘심리발달센터 수원지부를 바탕으로 별도의 재단을 만드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 단순히 치료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살아가야 할 세상에서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몫을 해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 그것이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방법이라고 믿는다. 장애 초등생과 중학생 대상으로 주말에는 레크리에이션도 운영할 예정이다.
문의 031-273-9777/ soriseam.org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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