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은 며느리를 쬐이고 가을볕은 딸을 쬐인다”라는 속담이 있다. 속뜻은 며느리보단 딸을 더 아낀다는 내용이지만 햇볕을 즐기며 걷는 건 봄보다는 가을이 낫다는 얘기도 된다.
추석명절을 치르고 난 후 모든 일에 짜증도 나고 어떤 일도 하기 싫은 무기력증에 빠져있다면 마음의 감기인 우울증의 초기라고 볼 수 있다. 집에만 있지 말고 가을분위기 물씬 나는 거리로 나가 보자.
화창한 햇볕을 즐기다보면 우리 몸에 활력을 주는 세로토닌이 분비되는데 이는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 또한 주 5회 30씩 걷기를 하면 100세까지 팔팔하게 산다는 5.30운동도 있다. 걷기만 잘 해도 건강해진다고 하니 우울증도 극복하고 건강도 유지할 수 있는 걷기를 즐겁게 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자.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 보단 가까이 있는 크고 작은 공원에서 걸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생각 없이 지나치던 골목들을 누비다 보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재미를 찾을 수 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가을날 햇볕을 즐기며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걷기운동은 우울증 예방뿐 아니라 극복에도 도움이 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 모두극장과 문화의 거리
모두극장
원주감영
시민문화센터 4층에 영상미디어센터가 있다. 이 곳에서는 매주 화요일마다 시민들을 위한 무료 영화를 상영한다. 지역 영화관에서 개봉하지 않는 독립/예술영화도 저렴하게 볼 수 있다. 무료 영화가 상영되는 화요일이면 삼삼오오 혹은 홀로 오는 사람들로 총 121석인 모두극장은 가득 찬다.
오전 10시 30분 영화를 보고 나와 지하상가를 지나 차 없는 거리인 문화의 거리 쪽으로 걷다보면 다양한 사람들의 생생한 삶이 펼쳐지는 시장으로 발길이 이어진다. 이리저리 눈요기를 하다 보면 식당들이 내건 점심특가와 전통순대골목에서 풍겨 나오는 군침 도는 냄새에 시장해진다.
소문난 맛집이 많은 자유시장 지하식당가, 각종 지짐, 만두와 순대가 유명한 중앙시장 먹자골목 그리고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맛집들이 즐비한 풍물장터까지 먹거리 천국이 바로 가까이 있다.
배불리 먹었다면 원주감영으로 가서 선화당, 포정루, 청운당을 천천히 돌아보며 옛 선조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소화도 잘 된다.
● 한지공원과 한글어린이공원
한지테마파크 노천극장
한글어린이공원길
법조사거리 근린공원길
매년 9월이면 한지테마파크에서는 원주한지문화제가 열린다. 올해도 ‘아흔 아홉번의 손길-한지’라는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한지테마파크 내 전시작품을 보거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공원 자체도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어 걷기에 좋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짙푸른 녹음을 즐기며 무대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가다 보면 탁 트인 전망대에서 보는 하늘이 멋지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 길을 건너면 공사 중인 곳도 있지만 북아트카페, 칵테일맥주카페, 수채화 느낌이 나는 카페 등 골목마다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골목 끝까지 걷다보면 아담한 놀이터에 임교순 시인 추모비가 보인다.
추모비를 돌아 왔던 길과는 다른 골목으로 올라가면 한글어린이공원이 나온다. 대각선 방향에 있는 법조사거리 근린공원도 구경하며 걷기 좋은 곳이다.
● 토지문학공원과 단관공원
토지문학공원길
단관공원길
원주시민이라면 누구나 박경리 작가가 집필을 하던 집터에 있는 토지문학공원을 자랑삼아 이야기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공원을 돌며 소설 속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는 용두레우물, 일송정 등을 볼 수 있다. 홍이 동산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면 평사리 마당에 도착하게 된다. 이 곳에서는 가을이란 계절에 꼭 맞는 시화전이 열리고 있다. 시화전은 ‘저 산, 불붙기 시작한 날의 춤’이라는 제목으로 10월 31일까지 계속된다.
조용히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보는 이들을 뒤로 하고 치악고등학교 쪽으로 걷다보면 단관공원이 보인다. 공원 한 가운데 위치한 넓은 축구장에는 경기가 한창이고 무공탑 주변에는 아빠들이 족구게임에 땀을 흘리고 있다. 주위에는 인라인과 자전거 연습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이 한 가득이다. 공원 한 편에는 작은 동산이 있어 나무로 된 계단으로 올라가면 흙길을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다.
토지문학공원과 근린공원 사이에 있는 먹거리 골목에는 맛집들과 분위기가 좋은 카페가 곳곳에 있어 걸으면서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다.
● 원주천변 산책로
원주천변 꽃길
원주천변 전경
태장동 흥양천에서 금대리까지 걸어서 5~6시간이 걸리는 원주천변은 걷기와 자전거도로가 함께 있는 산책로이다. 걷다보면 정감 넘치는 징검다리, 두 사람 정도만 나란히 건널 수 있는 작은 다리 등 자잘한 재미가 넘친다. 계절마다 벚꽃, 양귀비, 해바라기, 강아지풀, 억새풀, 노란은행나무까지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중간 중간 쉼터며 운동기구가 있어 운동하는 사람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가끔은 오리떼를 볼 수 있다. 유유히 떠다니는 오리들을 보면 무조건 반갑다.
원주웰빙걷기대회 단골코스이기도 한 원주천변에는 다리들이 많다. 학성초등학교 근처 태학교와 남부시장 부근인 개봉교 사이는 중앙시장, 풍물시장, 쌍다리, 남부시장으로 바로 연결이 되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아이파크아파트 단지를 지나 반곡관설동주민센터에서 우측에 있는 섭재삼보길로 들어서면 색다른 자연풍광을 만나게 된다. 들녘에서 밭을 가는 농부와 아름드리 나무가 보이는 금대초등학교 부근의 풍경은 지친 다리도 잊을 만큼 마음까지 푸근하게 해준다. 금대철교가 보이기 시작하면 원주천변 산책로의 끝에 다다르게 된다. 계곡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가까운 식당에서 요기를 하고 시내버스를 이용해서 돌아가면 된다.
신애경 리포터 repsh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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