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수시 논술 전형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오직 논술 실력만으로 승부가 갈린다는 점이다. 수능우선선발 폐지는 수능실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학생이 누렸던 이점을 확실히 없앴다. 수능에 특별한 강점을 지니지 않은 대다수 수험생에게는 바로 지난해만 해도 꿈꿀 수 없었던 공정한 기회가 된 것이다. 지난해보다 조금 강화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주요 대학의 논술 전형 경쟁률은 예년에 비해 줄어들 것이며, 수능 최저 기준을 충족한 수험생을 기준으로 최대 20대 1을 넘지 않는 경쟁률 안에서 당락이 예상된다. 따라서 그 어느 해보다도 논술 실력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올해 수시 파이널 기간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논술 시험 일정’ 감안해 공부 계획 짜야
먼저 시험 일정에 따른 합리적인 대비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 가장 먼저 시험 치는 한양대와 항공대의 시험은 9월 27일 가장 마지막에 치르는 고려대, 이화여대, 아주대, 한국외대는 11월 23일이다. 수능 시험을 전후로 수시 1, 2차 논술 시험 일정은 대략 두 달에 가깝다. 따라서 수능 시험 전에 시험 치는 수시1차 대학들과 수능 이후 열흘 남짓 지난 시점에 시험을 보는 대학들은 논술 시험을 대비하기가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문제는 많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서강대, 성균관대, 경희대, 숙명여대, 단국대 등 수능 직후 첫 주말에 시험을 치르는 학교들이다. 수능 시험 이후에 논술 준비를 할 수 있는 기간이 짧게는 하루에서 길어야 이틀밖에 안 된다. 혹, 수능 시험을 기대만큼 잘 치르지 못한 학생은 의욕을 잃고 그 짧은 기간마저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대학들에 대한 논술 대비는 수능 이전에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더구나 성균관대나 단국대처럼 논제 유형이 고정되어 있어 사전 대비가 가능한 학교는 수능 시험 이전에 충분한 대비를 해둬야 한다. 가령 복수의 제시문을 상반된 두 입장으로 분류하고 각 입장을 요약할 것을 주문하는 성균관대 1번 논제의 경우, 답안의 개요는 물론 구체적인 문장의 형식까지도 사전에 조율해서 대비해야 한다.
상위권 대학 상경계열, 지망생은 인문수리 대비해야
시험 일정 못지않게 인문수리문항에 대한 공략법을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계열에 관계없이 인문수리문항을 출제하는 고려대는 아무리 인문 문항을 잘 해결해도, 수리문항을 손을 못 대면 합격이 불가능하다. 한양대 상경계열은 인문수리 문항의 배점이 압도적으로 높다. 따라서 고려대나 한양대, 이화여대, 중앙대, 경희대, 건국대 상경계열에 지원하는 수험생은 수능 시험 이전에 인문수리를 체계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출제 유형이 고정된 대학 중심으로 대비해야
파이널 대비 기간에 논술 공부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시험 일정에 감안하여 학습 계획을 조율하는 것 못지않게 대학별 논제 유형에 대한 적응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빈출 논제 유형이 거의 고정되다시피 한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한국외대, 인하대 등의 학교들이 그 대표다. 먼저 상위권 학생들이 선호하는 연세대는 최근 2년 사이에 논제 유형이 상당히 다변화된 편이다. 특히 사회계열이 그렇다. 그간 가장 빈번하게 출제돼온 3자 비교하기 논제와 더불어 4자 비교나 분류 후 평가하기 같은 생소한 유형들이 최근 실전이나 모의시험을 통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시에서 자취를 감췄던 자료 해석하기 유형도 최근 모의 논술 시험 2번 문항에서 다시 나타났다. 따라서 연세대학교 논술 시험을 치러야 하는 학생은 앞서 열거한 다양한 논제 유형들에 대한 대비책을 사전에 충분히 숙달한 뒤에 시험을 쳐야한다.
고려대의 출제내용이 최상위권 중심으로 될 듯
올해 가장 극적으로 출제 경향을 바꿀 예정인 고려대학교에 대한 대비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대학교는 논술 설명회에서 밝혔듯이, 출제자의 요구사항이 구체적이고 정답과 오답의 경계선이 확실한 현행 통합형 논술 시험의 틀을 과감하게 탈피하려고 한다. 제시문 사이의 관계를 느슨하게 설정하고 물음의 형태도 구체화하지 않은 채로, 구체적인 쟁점 설정과 답안의 방향을 수험생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논제를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모의 논술시험의 총평에서도 말했듯이, 거의 대다수 학생들은 급격하게 변화된 출제 방식에 적응하지 못한 채 예전의 고려대학교 유형에 적합한 방식으로 답안을 작성하기에 급급했다. 그만큼 적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 고려대학교 논술 시험은 어느 학교보다 불확실성이 큰 편이지만, 달리 생각하면 기회일 수도 있다. 제시문을 단순 참고 자료로만 활용해서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한 편의 글을 구성할 수만 있다면, 출제 의도의 변화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대다수의 수험생과 견주어 확실히 위에 설 수 있을 것이다. 통합 교과형 논술을 대비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관성화된 접근방식에서 얼마나 잘 벗어나느냐가 당락의 열쇠가 될것이다.
이종근 논술 대표강사
사과나무교육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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