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코칭시스템(KCS) 곽동현 대표
“건강한 자아상이 회복되면 가정도, 사회도 행복하다”
학생들, ‘나’를 알고 이해할 수 있다면 문제행동 하지 않아
현대사회는 불안하다. 과학과 기술이 발달해 컴퓨터를 손에 쥐고 다니는 편리한 세상,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소통이 가능한 세상인데도 현대인들은 정체모를 불안감을 안고 있다. 그것은 어쩌면 많은 가정이 해체를 경험하고 있는 것, 혹은 학생들이 지나치게 어릴 때부터 끝없는 경쟁에 휘둘리고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게 느껴진다. 문명의 이기를 이용하며 바쁜 세상을 편리하게 살고 있지만 정작 지켜져야 할 것들이 가치를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코리아코칭시스템(KCS) 곽동현 대표. 글로벌시대 사람을 세우는 기업이라는 기업정신을 바탕으로 그는 경쟁위주의 현대사회 속에서 가정해체와 학교부적응을 경험한 부모와 학생들을 만나러 다니느라 누구보다 바쁜 여름을 보냈다.
아이들의 문제, 대부분 가정에 해답
곽 대표는 이번 여름 카이스트에서 열린 영재캠프와 전국구 학습코칭캠프를 진행했다. 모이는 아이들의 정신적, 학업적 준비상태에 따라 캠프의 내용이 결정되기 때문에 이 두 종류의 캠프는 각기 다른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개인의 잠재성에 중심을 두고 그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이 영재캠프라면 학습코칭캠프는 다소 학습에 어려움이 있던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3박 4일씩 학생들을 만나다 보면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갖고 있는 내적상처도 드러나게 된다. 외면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학생들도 내면적 아픔과 부적응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캠프는 언제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지역아동센터의 아동들과도 꾸준히 만나고 있다. 맞벌이 가정 아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부모의 섬세한 손길을 느끼지 못하고 자란 경우가 많다. 다양한 아이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이 보이는 각기 다른 내면의 요구와 만나면서 그 아이들의 필요를 발견하고 채워주는 역할을 곽 대표가 하고 있다.
모두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학생의 문제는 가정의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정이 건강하지 않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이 아픈 것이다. 그것이 표면적으로는 그저 ‘문제’로 드러난다.
명석한 두뇌의 17세 청소년이었던 A군은 성적이 중상위권이었음에도 진로에는 관심이 없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을 하면서 보내고 부모의 요구에 거칠게 반항했다. 학생의 진로상담을 진행하면서 아버지의 구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다행히 부모님이 상담에 응하면서 가정의 건강이 회복됐다. 학생은 그 이후로 확연히 달라져 부모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스스로의 자존감을 회복하게 됐고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과로 진학할 수 있었다.
그보다 좀 더 심각한 경우도 있었는데 부모가 찾아와 자기 아이를 정신병자라고 했던 경우다. 아이의 도벽이 심각한 문제였고 회유와 설득과 강압에도 아이의 도벽은 사라지지 않았다. 상담을 통해 아이가 부모와의 애착이 형성되지 못했다는 것을 발견했고 상담을 통해 그 문제가 풀리면서 아이는 진로를 찾을 수 있었다. 학교를 중퇴할 수밖에 없었던 아이가 현재는 영화제작관련학과에 수석으로 합격해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치고 있다.
아버지도 몰랐던 아버지의 맞춤진로
학생들만 아픔이 있는 것은 아니다. 행복하지 못한 부모들과의 상담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찾게 해준 사례도 있다. 법원 공무원으로 10년 넘게 죄인을 호송하는 일을 했던 아버지가 있었다. 안정된 삶의 기본요소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가정에서 폭력적 성향을 보였다.
아버지와의 상담을 통해 아버지의 진로가 그의 성향과 매우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함께 의논했다. 아버지는 스스로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에 보람을 느끼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그저 삶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직장에서 느끼는 무의미와 스트레스가 가정에서 폭력으로 표출됐던 것. 아버지는 고민 끝에 10년 넘게 일하던 공무원을 그만두고 장사를 시작했다. 남들이 보기엔 안정적이지 않고 불안할 수도 있는 장사가 아버지에게는 행복을 느끼게 하는 요소였던 것이다. 그 이후로는 가족에 대한 폭력이 없어졌고 가정의 화목이 충분히 회복됐다. 건강한 가정이 된 것이다.
모든 문제는 분명 이유가 있었다. 다만 그것과 직면하지 못하고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지 못하기 때문에 변죽만을 울리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고 그 힘으로 가족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것, 그래서 다른 사람이 주는 행복이 아닌 자신이 만들어갈 행복을 찾는 것, 그것이 곽 대표가 갖고 있는 꿈이다.
어른들의 ‘자아 찾기’ 필요
곽 대표는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에게 특히 이런 지식과 감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생과 부모를 만나는 것 외에 직업훈련교육으로 많은 여성들을 만나고 있다. 충남대여성새일센터를 비롯해 세종여성새일센터, 무주종합복지관, 영동여성새일센터, 한국평생교육원, 학습클릭센터 등에서 심리상담전문가 과정이나 학습코칭 과정을 열어 심리코칭과 관련된 지식 정보들을 나누고 있다. 여성들에게 재취업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사회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하고자 한 것이다. ‘나’를 이해한 여성이 많을수록 이 시대 가정이 행복하고 사회가 건강하다.
곽 대표는 우리 사회를 인성이 고갈된 사회라고 했다. 경쟁위주의 자본주의 사회,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자유경쟁시대의 그림자들이 우리사회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곽 대표는 영국의 ‘서머 힐’처럼 우리사회에도 자유로운 학풍을 가진 학교들이 많이 등장하길 바란다. 그 자신도 그런 학교를 세울 꿈을 꾼다. 인간의 자유로운 본래의 모습이 너무 어려서부터 박탈당하지 않도록, 어른들의 ‘자아 찾기’가 필요한 때이다.
박수경 리포터 supark2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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