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과 육아로 생긴 공백기는 주부가 재취업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학습을 관리해주는 학습지교사는 그간의 육아 경험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는 직업입니다. 우선 학습관리가 첫 번째 역할이지만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이에 알맞을 방법을 처방하기에는 육아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또한 아이들을 바라보는 객관적인 마인드도 기를 수 있어 자신에게도 유익한 직업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성장 그래프를 함께 그려나가는 데 큰 사명감을 갖고 있다는 박은아 교사를 만났습니다.
남지연 리포터 lamanua@naver.com
가계에 보탬 되고 싶어 시작한 직업, 이젠 ‘자부심’돼
이제 7년차 학습지 교사 박은아씨. 주부로 지내던 그녀는 가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 재취업에 도전했다. 박은아씨는 “사실 출산과 육아로 공백기가 크다보면 주부들이 재취업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너무 부담되지 않는다면 학습지 교사도 할 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했죠. 게다가 그간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분명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된 학습지 교사로서의 생활은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적 이유보다 더 큰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너무 재미있었어요. 물론 힘든 면도 있었지만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즐기면서 하자’는 게 제 주의거든요. 재미가 있으니 정말 열심히 일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현재 그녀가 관리하는 회원 수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약 50여명. 한 학생이 두 세 과목 이상 학습 받는 경우를 감안하면 일주일에 150여 과목을 그녀가 담당하고 있다. “보통 오전에는 지국미팅, 지구미팅을 끝내고 오후부터 수업에 들어가죠. 회원 수에 따라 다르지만 저녁 7시~8시가 되면 일을 끝내고 퇴근을 해요. 저 같은 경우는 고등학생도 있어 10시정도까지 수업이 있을 때도 있고요” 퇴근 후 집에서는 지난 주 진행한 회원들의 교재 채점, 학습 진도 파악 등을 하며 마무리하는 게 그녀의 일상이다.
아이들 바라보는 눈 달라져, 엄마라면 더 좋을 직업
학습지 브랜드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학습지교사로 취직을 하면 처음엔 일정기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 교육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회원들의 학습을 관리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다소 적게 회원을 관리하지만 , 역량에 따라 금세 회원 수가 늘어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학습지교사는 회원 모집에 대한 스트레스로 고충을 받을 거라는 인식이 많다. 이에 박은아 교사는 “사실 어느 학습지든 이 부분에 대한 스트레스는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회원 숫자보다 보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이라고 봐요.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만날 때마다 한층 성장하고, 기대 이상의 능력을 보여줬을 때 보람을 느껴요. 이 즐거움을 누리는 게 가장 중요하죠”라고 조언했다.
거기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열정만 있다면 꽤나 괜찮은 수입도 올릴 수 있다. 그녀의 경우엔 월220~250만 원 선의 수입을 올리고 있단다.
학습지 교사를 시작하면서 엄마로서도 큰 변화가 생겼단다. ‘아이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 것. 그녀도 첫 아이를 키울 때는 자신이 아이의 학습 스케줄을 모두 계획하고 이를 꼬박 챙기던 열혈 엄마였단다. 박은아 씨는 “다양한 환경에, 다양한 성향의 아이들을 대하다보면 객관적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이 생겨요. 사실 학습은 엄마들의 욕심이 큰 부분을 차지해요.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먼저 파악해야 하는데, 오히려 엄마들보다 교사들이 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죠. 때문에 학습지교사는 아이를 키워본, 혹은 키우는 주부들에겐 더없이 적당한 직업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회원 엄마와의 신뢰 쌓기도 그녀가 중시하는 부분이다. “회원 엄마가 믿고 따라주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이게 잘 됐을 때 학습지교사들의 역량도 크게 달라지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때로는 부모에게는 말 못할 고민도 자신에게 털어놓은 아이들을 대할 때면, 자신의 직업이 단순히 학습관리자가 아니라 엄마와 자녀의 매개자가 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때문에 학습지교사는 남다른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박은아씨다. 앞으로 자신과 함께 하는 학생들과, 그리고 자신을 믿어주는 부모들과 함께 힘차고 밝은 성장 일기를 써가고 싶다는 박은아 교사다.
남지연 리포터 lamanu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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