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주부의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보통 아이 키우고, 살림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것만 하기도 벅찬 일이다. 그런데 자녀교육, 주택구입, 은퇴준비 등 중요한 가정의 경제이슈에서 주부의 의사결정은 가히 절대적이다.
현명한 주부재테크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포털사이트 ‘다음’의 유명한 짠돌이 카페에서 ‘2013년 e짠돌이 절약수기 선발대회 1등’도 모자라 이제는 아파트 3채로 임대소득까지 올리고 있다는 절약달인 김유라(32)씨를 만나봤다.
집주인의 ‘나가라’ 소리에 정신 차리다
김유라씨도 처음부터 절약의 달인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녀도 가족외식도 하고 해외여행도 다니던 보통의 주부였다. 신혼이던 2006년, 8500만원이던 신혼집 전세 가격이 오르더니 2008년 집주인이 월세를 요구하며 “나가라”는 통보를 해 왔다. 그래서 다급하게 1억1000만 원짜리 전세로 이사했다.
전세를 사는 와중에 2008년 가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터졌다. 2006년 4000만원이나 들어놓은 펀드가 반 토막 났다. 집도 없고 펀드도 망하고, 다급한 생각이 들었다. 월급의 50%를 저축하는 등 짠순이 생활을 시작했다. 2년 뒤 그 아파트의 전세는 1억8000만원으로 또 올라버렸다. 2년간 모은 돈이 전세금으로 들어가는 상황이 반복됐다. 김 씨는 그동안 모은 2000만원으로 자신이 가고 싶은 아파트를 전세를 안고 사고 자신은 저렴한 빌라로 이사 했다.
“도대체 내가 든 펀드는 무서울 정도로 폭락을 했는데 집값은 그렇게 떨어지지 않았어요. 왜 그럴까? 궁금한 마음에 닥치는 대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 공부하기 시작 했어요.”
녹록치 않았던 맞벌이, 부동산을 생각하다
사실 그녀도 둘째까지 낳고는 맞벌이를 하기 위해서 나름 열심히 준비도 했었다. 보육교사 자격증, 독서지도사, 유아영어지도사 자격증까지 땄다. 둘째를 데리고 나갔던 어린이집 실습 후, 유치원에서 돌아온 첫째를 도저히 볼 수 있는 체력이 되지 않았다.
큰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은 방치됐다. 야심찼던 맞벌이 시도는 그렇게 실패하고 말았다. 그 즈음 전세를 끼고 구입했던 1억7000만 원짜리 아파트가 2억으로 뛰었다. 이 집을 팔아서 생긴 종자돈으로 그녀는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구입하고 전세가 만료되면 전세금을 시세대로 올려 받고, 그렇게 생긴 자금으로 또 다른 아파트에 투자하고, 돈이 모이면 그 돈으로 전세를 월세로 돌렸다.
저평가된 방3개 20평 아파트만 공략했다. 현재까지는 투자한 아파트 중에서 가격이 하락한 것은 없다. 김 씨는 “집 보러 가는 것은 아이를 업고 가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부동산을 선택했고, 자신에게는 옳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아파트는 성공, 펀드·금·은 등 다른 투자는 실패
사실 그녀의 투자가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2006년 무려 4000만원이나 투자했지만 큰 손해를 보고 끝낸 펀드투자, 1200만원을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달러투자, 그 외에도 주식투자, 금·은 투자에서도 손해를 보았다. 경제관련 책을 읽고 실천을 하다 보니 이러저러한 손해도 보았지만, 이것들이 모두 경제 공부의 소중한 밑거름과 산 경험이 되었다.
블로그로 많은 이들과 부자 되는 희망 나누고 싶어
김유라씨는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던 절약과 저축이 지금 재테크 성공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또한 자신 또한 아무 지식 없이 가입했던 펀드를 예로 들며, 남의 말만 듣지 말고 본인의 판단대로 제대로 된 재테크를 하려면 경제공부를 꼭 하길 권한다고 했다.
앞으로 자신의 블로그 “‘복부인 선한부자프로젝트’(http://blog.naver.com/ds3lkl)를 통해 사람들이 재테크 사기를 당하지 않게 정보를 공유하고, 공부해서 투자로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주은 리포터(gdwriter@naver.com)
짠순이 주부가 알려주는 알뜰 노하우
1. 웬만하면 물건을 사지 않는다. 얻을 수 있는 것은 얻어 쓰고 바꾸어 쓴다. 특히 남편은 친척에게 물려받은 옷을 입으며 “남에게는 헌 옷이지만, 나에게는 새 옷”이라는 집안 명언을 만들었다며 자랑했다.
2. 될 수 있으면 가공식품을 사지 않는다. 가공식품은 원재료보다는 첨가물이 들어가 몸에도 좋지 않고 가공되지 않은 식품보다 비싸다.
3. 마트 이용을 될 수 있는 한 줄이고, 시장을 이용한다. 고기나 과일 같은 것은 도매시장에서 사면 훨씬 싸게 구매할 수 있다.
4. 할인쿠폰에 속지 마라. 5만 원 이상 사면 2000원 할인 같은 한도를 채우려고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게 되는 실수를 하지 마라.
김유라씨가 추천하는 재테크 서적 5
1. 앞으로 10년 돈의 배반이 시작된다(로버트 기요사키/흐름출판)
2. 지금 당장 경제공부 시작하라(최진기/한빛비즈)
3. 돈이 모이는 생활의 법칙(짠돌이카페 슈퍼짠 9인/길벗)
4. 노후를 위해 집을 저축하라(백원기/중앙일보조인스랜드)
5. 부동산 투자는 과학이다(고종완/다산북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