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들의 로망인 재취업과 창업. 자녀의 상급학교 진학에 따라 상대적으로 시간이 남아 시작하려는 일자리 갖기는 생각만큼 녹록치 못해 고민이다. 나이도 그러려니와 사회에서는 닦아놓은 전문 능력을 반드시 원하기 때문이다. 육아시절부터 잠시잠깐 짬을 내어 배우기 시작한 공예취미를 직업으로 이어낸 주부들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부평시장 지하상가에 공예거리로 창업한 엄마들의 그 과정을 뒤따라가 보았다.
아이 유치원 보내고 직행했던 취미교실
재취업도 아닌 여성의 힘으로 창업해 내 사업장을 차리는 일. 실로 해본 사람만이 아는 길고도 좁은 문이다. 부평공예거리로 창업에 성공한 5명의 주부들. 이들도 사실은 평범한 전업주부였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고 난 사이 좋아하는 공예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전업주부의 무료함을 때우기 위해서였죠. 리폼 공예에 푹 빠져 살다보니, 어느덧 아이도 크고 제 실력도 꽤 늘더라고요. 그래서 같은 케이스의 엄마들과 일을 벌였죠.”
부평공예거리에 ‘광자의 바느질’을 낸 김광자 대표의 이야기이다. 부평로터리 지하상가 64호~157호 일대. 이곳에는 아침 일찍부터 출근한 김 대표와 비슷한 케이스의 여성 사장님들이 공예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약 6곳의 공예방이 들어선 이곳은 하나같이 공예를 처음부터 전문적으로 해온 경우와는 또 다르다. 이곳 공방 대표들은 결혼으로 인한 출산과 육아를 위해 한창 시기를 놓치고 다시 일을 시작한 주부들이기 때문이다.
취업 대신 선택한 창업과 그 문턱 넘기
취업 현장에서는 이미 약 30 중반을 넘어선 나이는 재취업 연령에서 힘든 경우가 대부분인 게 현실. 이를 몸으로 느낀 공방 대표들은 각자 취미로 배워온 분야를 하나 둘씩 전문성을 높여왔다.
이곳 공방 대표들은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인천여성가족재단에 문을 두드렸다. 이미 취업전선에서 물러난 나이었지만, 당시 대표들은 수공예프로그램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공예를 배워가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 창업의 실마리가 될 줄을 누군들 미리 알았을까.
‘꽃을 담다’의 문현미(42) 대표도 같은 케이스이다. 취미로 시작한 공예는 압화공예와 꽃차, 덖음차, 원예치료까지 영역을 넓혀갔다.
허명숙(42) 대표가 운영하는 ‘햇살공방’에서는 프랑스 자수와 켈트, 펠트공예, 칼라믹스 등을 수강할 수 있다. 또 ‘그린아트’의 정연훈(44) 대표는 핸드페인팅과 생활매듭, 캐리커처와 유화 등을 전문으로 한다.
나도 창업에 도전하려면
약 25종의 공예를 한자리에서 체험마당으로 꾸미는 창업에 이르기까지 부평공예거리 대표들은 취미과정을 넘어 자격증과정과 문화센터나 학교 방과 후 강의에도 도전해왔다.
‘페인팅세상’의 조진순(54) 대표도 공예 아이템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왔다. 그는 “공예도 여느 분야처럼 유행과 트랜드가 뒤따르죠. 공예 초창기 아이템이 퀼트, 비즈, 파스텔화, 패션페인팅 등이었다면, 최근 유행하는 포크아트는 생활 속 인테리어 역할과 접목한 경우죠”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현재 공예배우기를 위해 취미반과 자격증반을 운영 중이다. 또 주말 공예거리 프로그램을 연다. 학생들은 물론 가족들이 함께 공예체험을 하고 즐기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김광자 대표는 “부평공예거리 창업 사례처럼, 보육과 육아과정의 주부들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먼저 가져볼 것을 권하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자신감과 집중력이 생기게 되죠. 먼저 집에서 가까운 센터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보면 어떨까요”라고 말했다.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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