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교육에는 기존의 교육이 없습니다. 스마트교육과 연계한 혁신학교, 캠퍼스형 고등학교 등 새로운 시도로 교육의 본질적 기능을 회복하겠습니다.”
세종시교육청에서 만난 최교진 세종교육감은 의욕이 넘쳤다. 백지상태의 세종교육에 새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최 교육감은 대표적인 교육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1980년대부터 그의 이름은 교육운동 현장이면 어김없이 나타났다. 그랬던 그가 세종시 교육을 책임지게 됐다.
■ 세종시 교육은 이제 시작이다. 새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세종교육의 목표를 어떻게 잡고 있나.
모든 초점을 학생에게 맞췄다. 아이들이 행복한 새로운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학교는 무엇보다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즐거워하고 행복해 할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 또한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끼는 그런 곳이어야 한다.
세종교육은 기존의 교육이 없다. 그래서 현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교육의 본질적 기능을 회복하는데 더할 나위 없는 여건이다. 학교가 교수-학습과 교육과정 중심으로 변화하도록 지원하고 세종형 혁신학교를 도입해 한국교육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겠다.
■ 세종교육은 희망적인 만큼 과제도 산적하다. 해결 과제 중 가장 중점에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세종시의 교육상황은 매우 어렵다. 엉켜버린 학교배치를 재점검해야 한다. 유입되는 학생들을 제대로 수용해 안정된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세종교육의 가장 큰 해결과제는 누구나 공감하듯 학교설립일 것이다. 그동안 도시건설 계획단계에서 현재까지 학교설립 주체가 바뀌면서 교실부족, 통학구역 변경 등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대신 학교신설의 노하우가 쌓인 것도 사실이다. 이를 바탕으로 학부모 시민 등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교육시설들을 새로 짓고 배치하려고 한다.
■ 세종형 혁식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정책방향과 일정을 알고 싶다.
이미 혁신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나 타 시도의 모델을 충분히 차용하겠지만 세종시만의 모델을 만들 것이다.
혁신학교의 핵심은 자율성이다. 자신의 학교를 교사나 학부모 등 교육주체가 나서 스스로 세우고 해결하는 게 혁신학교다.
세종시는 스마트교육과 연계한 혁신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세종시는 스마트교육의 특구와 같은 곳이다. 세종시는 이미 그 어느 지역보다 스마트교육에 집중해왔다. 학생 스스로 공부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인터넷 플랫폼도 문을 열었다. 교사와 학부모들의 의견을 모아 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다. 지금은 기존 모델을 공부하고 공유하는 수준이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갈 것이다.
■ 지난 1기 세종교육청 시절 예측 실패로 신설 학교가 증축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올해와 내년 또 다시 학생들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학교가 신설된다. 대책을 듣고 싶다.
수요예측의 실패로 지난 1기 학교 대란이 일어났다. 이번엔 실제 입주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실사를 하고 있다. 한번 실패한 만큼 발로 뛸 수밖에 없다.
올해 신설된 3개교를 가봤는데 이전 지어진 학교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만큼 복도나 공간, 모양과 색깔까지 세심한 배려 속에 지었다. 아쉬운 것은 25개 학급 부지를 받았는데 결국 50개 학급으로 건설됐다는 사실이다. 최선을 다했지만 작은 강당과 운동장 등은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이 같은 현상은 학교 부지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미 2015년 30개, 2016년 25개는 확정됐다. 같은 현상이 반복된다.
이 같은 현상은 예상보다 늘어난 학생 수를 OECD 기준의 학급당 학생 수에 맞추다보니 나타난 것이다. 증축은 옳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2017년도부터는 학급당 학생 수뿐 아니라 학급에 맞는 부지도 확보하겠다. 정부를 상대로 설득하고 그것도 안 되면 싸워서라도 확보하겠다.
■ 해법 중 하나로 나온 아이디어가 캠퍼스형 고등학교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캠퍼스고등학교는 4개 정도의 고등학교를 한 곳에 배치하고 최고의 교육시설을 갖춘 종합대학 형태의 고등학교다. 배우고 싶은 교과를 학교와 상관없이 선택해 배울 수 있어 학생들의 배움을 더욱 풍부하게 할 수 있는 곳이다. 이미 교육시스템이 고착화된 지역에선 꿈도 꾸지 못할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이다.
학교부지가 부족한 세종시의 학교대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현재 이를 연구한 전문가와 시설건축을 연구한 교수를 자문위원으로 영입했다. 교육과정과 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도 시작했다.
■ 세종시는 행정타운 예정지역과 기존 편입지역의 격차가 심하다. 이 같은 격차가 교육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는데 해법은.
세종시는 출범 때부터 예정지역과 읍면지역 간 교육격차가 큰 관심사였다. 우선 교육과정과 교사역량의 격차는 없다. 교육시설 격차 또한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두 지역간 학급당 학생 수 격차 해소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예정지역 학급당 학생수가 25명인 반면 읍면지역은 고등학교의 경우 30명을 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6년까지 학급당 학생 수를 OECD 상위 수준인 25명에 맞출 계획이다.
■ 고교평준화 추진 계획을 듣고 싶다.
지난해 고교 입학전형 결과 학교간 서열화가 시작됐다. 우선 예정지역과 편입지역의 교육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관련부서에서 평준화 정책연구를 하반기에 추진한다. 이를 기반으로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적용시기와 방법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겠다.
■ 최 교육감은 대표적인 진보 교육감이다. 반면 학부모 중에는 교육부 공무원들이 있다. 교육부와 부딪히는 최일선에 있는데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교육의 기본 가치는 보수나 진보라 해서 다를 게 없다. 교육인프라를 개선하고 공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보수나 진보, 정부 모두 공유하고 있다.
이번 선거의 진보 공약들도 현 정부의 목표와 방향이 유사한 점들이 대부분이다. 서로 배치되는 현안들에 대해선 서로 소통하고 협의해 간다면 최선의 해결안들이 도출될 것으로 확신한다.
최근 인수위를 마감하면서 시민보고회를 지역마다 열었다. 지역 교사들뿐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호소했다. 아이들을 위한 새로운 교육을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다. 세종시 교육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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