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대입 수시 전형의 계절이 다가옴 따라 수시 전형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논술과 자기소개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필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술과 자기소개서 작성 지도를 해 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잘못 이해하는 부분이 있으며 이를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여 이 글을 쓴다.
논술과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의식의 깊이’
학생들은 흔히 논술과 자기소개서는 전혀 관계가 없는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둘 다 글로 쓰는 것이고 수시전형에 해당된다는 것 외에 무슨 공통점이 있다는 것인지 쉽게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논술과 자기소개서 작성의 가장 중요한 공통점, 그것은 바로 ‘문제의식의 깊이’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논술을 위해서는 배경지식의 확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논술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제시문과 논제에 관련된 배경지식을 충분히 습득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과연, 배경지식을 많이 알면 좋은 논술문을 쓸 수 있는가?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좋은 논술문의 결정적인 한 수가 배경지식인 것은 아니다. 만약, 논술에서 배경지식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 소수의 논제에 따른 장문의 답안 작성보다는 오히려 다수의 문제에 짧게 답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기소개서 작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좋은 스펙을 제시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는 경우가 많다. 물론, 스펙이 좋으면 유리한 점이 있다. 그러나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스펙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 무엇 하러 자기소개서를 쓰라고 하겠는가? 차라리 스펙 목록표와 증빙자료만 제출하라고 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일 텐데 말이다.
배경지식 자랑보다는 문제의식이 깊은 글에 힘이 있어
문제의식이 깊다는 것은 어떠한 대상이나 현상에 대해 글쓴이의 통찰력이 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예수는 ‘네 이웃을 사랑하라’라고 말씀하셨다. 예수 외에도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한 사람은 수없이 많았지만 우리는 예수의 말씀만을 기억한다. 석가모니는 ‘자비’를 말씀하셨다. 석가모니 외에도 자비를 말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우리는 석가모니만을 기억한다. 이것이 바로 문제의식의 깊이와 관련이 있다. 유사 이래 수많은 사람들이 이웃을 사랑하라고 했고 자비를 베풀라고 했지만 그들의 문제의식보다 예수나 석가모니의 문제의식이 훨씬 깊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인류역사에 큰 족적을 남길 수 있었다. 아마 예수와 석가모니가 논술과 자기소개서 작성을 한다면 매우 우수한 성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의식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문제의식이 낮고 배경지식으로만 승부를 건 논술문은 산만하다. 반대로 배경지식은 대단하지 않아도 문제의식이 깊은 논술문은 힘이 있다. 배경지식이 진주라면 문제의식은 실이다. 문제의식이 낮고 배경지식만 화려한 논술문은 실로 꿰지 않은 진주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모습과 같다. 배경지식은 대단하지 않아도 문제의식이 깊은 논술문은 진주알이 많지는 않아도 이를 알뜰히 꿰어 엮은 진주목걸이의 모습과 같다. 두 편의 논술문 중에서 당연히 후자가 좋은 점수를 받을 것이다.
학생들은 자신의 내신과 모의고사 등급이 몇 등급인데 논술로 어느 대학을 갈 수 있는지를 묻거나, 이러이러한 스펙을 쌓았는데 어느 대학을 갈 수 있는지를 묻는다. 이들의 절박함을 모르는 바가 아니기에 대략 이러이러한 대학에 갈 수 있노라고 말을 해주지만 이 답변에는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의 깊이가 반영되어 있지 않다. 필자가 일정기간동안 가르치며 학생의 면면을 파악하고 있는 학생들은 문제의식의 깊이를 반영하여 가능 대학을 제시해 주는데 당연히 문제의식이 깊은 학생은 가능대학이 높은 대학까지 올라가게 되고 문제의식이 낮은 학생은 가능대학이 낮아지게 된다.
필자는 내신과 모의고사 등급, 학생부 현황 등 객관적인 지표 외에 학생들의 문제의식의 깊이라는 주관적인 지표를 입시에 대입시킨 결과 작년 입시에서 95%라는 높은 입시성공률을 기록하였으며 낮은 내신 등급으로 높은 수준의 대학에 합격하는 사례도 많았다. 이보다 더 기쁜 것은 문제의식의 깊이를 기르기 위해 노력했던 학생들이 대학에 가서도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문제의식’을 깊게 갖도록 노력한다면 논술과 자기소개서 작성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 노력은 학생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이글을 쓰는 필자 자신에게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할 점이다.
문의 02-2061-2431
이영호 원장
이영호국어논술학원 원장
한국청소년컨퍼런스 대표
양천보습학원연합회 정보화위원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