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매, 이리와~봐라”
“니, 와 그리 마니 묵노?”
“맞나?”
얼마 전 끝난 드라마 ‘응답하라 1994’ 때문인지 우리 딸내미가 그야말로 사투리 쓰는 재미에 푹 빠져있었다. 나 역시 광주 촌년(?) 출신인지라 딸아이와의 사투리 대화를 하나의 재미있는 놀이처럼 함께 즐겼다.
서울생활 어느덧 20여년. 대부분 나의 말은 흔히 말하는 서울 표준말. 하지만 특정 단어나 어느 부분에서는 억양이나 사투리가 고스란히 내 혀에 남아있다. 친정 엄마랑 통화하거나 무방비 상태에서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감탄사, 추임새는 여전히 촌스러운 사투리다.
요즘 드라마 속에서는 사투리가 핫이슈가 아닌가 싶다. 기억을 떠올려보면 드라마 속에서 사투리가 주인공들의 언어로 등장했던 적이 있었나? 사투리라고 하면 ?왠지 촌스럽거나 혹은 주인공 옆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조연들의 전유물처럼 사용되었고, 아무리 시대와 장소가 사투리를 써야 마땅하더라도 주인공들은 꼭 표준말을 사용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많이 바뀐 듯하다. 얼마 전 첫 선을 보인 드라마 ‘참 좋은 시절’의 주인공 김희선도, 거친 반항아를 연기하는 옥택연도 모두 다 사투리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이미지 변신을 제대로 했다느니, 연기변신이 기대된다는 등 사투리를 쓰는 주인공들에 대한 평가는 기대 이상으로 후했다.
이 드라마의 작가 이경희 씨의 또 다른 화제작이었던 ?‘꼭지’(2000년, KBS 방영). 내가 개인적으로 원빈을 멋진 배우로 보기 시작했던 드라마였는데, 지금 방영하고 있는 ‘참 좋은 시절’과 공간 배경이 비슷하다. 하지만 주인공 ‘송명태’를 맡았던 원빈은 마땅히 사투리를 사용하지 않았다. 기껏해야 ‘어무니’ 정도였던 ?것 같다. 시대가 변하듯, 드라마도 변했나?
주인공의 사투리가 귀에 쏙쏙 들어왔던 것은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2012년, SBS방영)에서 정말 맛깔나게 사투리를 뱉어내던 이범수, ‘사투리 연기의 神’ 성동일 못지않은 사투리 연기에 개인적으로는 눈을 떼지 못했었다. 또 최근에 시작한 ''신의 선물-14일‘(2014년, SBS방영)의 조승우. 얼굴이 보이지 않고 전화통화만 하던 뒷모습 등장에 그를 전혀 상상하지 못했었다. 사투리, 이제 더 이상 조연만의 몫이 아닌 주인공도 탐내는 ‘막강 파워’로 등극한 듯싶다.
사진출처 KBS 드라마, SBS 드라마 캡처
신현영 리포터 syhy01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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