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갑상선암 바로알기④ 갑상선암

갑상선암, 과연 조기 진단이 필요 없을까?

생존율 예후 좋지만 역형성 갑상선암은 평균 6개월 생존…빠르고 정확한 맞춤 진단이 과제

지역내일 2014-07-07

우리나라 갑상선암 환자가 크게 증가한 것을 두고 과다진단과 그에 따른 과잉수술이 문제라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갑상선 검사는 조기에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갑상선 검사에 대해 수원 영통 조정훈 유바외과(유방, 갑상선 클리닉) 조정훈 원장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최근 논쟁의 골자는 ‘갑상선은 증상이 있거나 혹이 만져지는 경우에만 검사를 해도 된다’는 건데, 갑상선 암은 조기 진단이 필요 없나? 
그렇지 않다. 갑상선 초음파가 비교적 간단한 검사여서 여러 검진기관에서 남발하고 있는 게 문제인데, 언론보도는 ‘갑상선은 검사도 치료도 필요 없다’는 식으로 환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어 우려스럽다.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증상이 없고 암이 커져서 주위를 압박해야 증상이 나타난다. 한데 증상이 나타난 후 치료를 시작한다? 전쟁이 난 뒤에 군대를 소집하면 과연 그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


갑상선암은 비교적 진행속도가 느려서 ‘거북이 암’이라고 불린다. 갑상선암이 느리게 발달하므로 이상이 생겼을 때 조직검사를 해도 된다는 주장도 일견 타당해 보인다.
갑상선암의 90~95%를 차지하는 분화를 끝낸 갑상선암은 10년 수술 후 생존율이 95%에 육박할 만큼 예후가 좋다. 요즈음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른 갑상선암 논쟁은 이런 순한 암인 분화 갑상선암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논쟁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분화 갑상선암 환자들도 수술을 했을 때 좋은 예후를 보인다는 점이다. 수술하지 않았을 때는 어떠할까? 사실 우리나라에는 여기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다. 100케이스라도 있어야 비교가 가능한데 암 진단 후에 수술하지 않았을 경우 예후가 어떤지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
또 갑상선에 생기는 암종이 모두 분화 갑상선암이 아니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갑상선 암종 중에서 저분화, 미분화 암종은 상황이 또 다르다. 특히 역형성 갑상선암은 우리 몸의 모든 종류의 암종에서 가장 공격적인 암으로 생존율이 진단 후 평균 6개월밖에 안 된다. 이 말은 결국 갑상선암도 여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진단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시기적절한 초음파 검사는 미분화암을 조기 진단하여 환자를 살릴 수 있고, 갑상선염에 의한 기능 이상증의 치료를 서두르게 할 수도 있다. 결국 먼저 환자를 보고, 필요하면 초음파 검사를 하면 된다. 다시 강조하지만, 중요한 건 검사를 앞세우기보다 환자를 먼저 보는 것이다. 정확한 진료 하에 진단의 필요조건으로 초음파는 의미가 있다.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갑상선암 환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이유로 과다진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과잉치료나 환자와 상의 없는 일방치료는 있을 수 있다. 한데 진단을 꼼꼼히 하는 게 왜 나쁜가. 의사는 초음파를 하기 전에 환자를 면밀히 관찰해서 환자에게 특이 증상이 있다고 판단하면 피검사 등을 진행 한다. 초음파 상에서는 특이소견이 없어도, 피검사인 기능검사에서 갑상선 기능저하증이나 항진증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과다진단이 문제가 아니라 정확한 진단 후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및 관리가 중요하다.
대한갑상선학회는 갑상선 혹의 크기가 0.5cm 보다 큰 경우에만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이는 최근 논란 나오기 전부터 의사들의 약속이었고 대부분 그렇게 하고 있다. 다만 5㎜ 이하의 작은 결절에 대해 과도한 세포검사를 하지 않고 1㎝ 이하 조기 갑상선암의 치료는 객관적인 연구 결과물을 더 모아서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


갑상선 암으로 진단 된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
갑상선 암으로 진단이 나왔다면 수술을 하는 게 맞다. 나중에 상태가 악화돼 주변으로 암이 침범하거나 근육까지 잘라내야 하는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잘 구분해 관리해야 한다.
갑상선 분화암의 생존율이 높긴 해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생존기간 내 재발할 확률이 20년에 2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갑상선 수술을 계획할 때, 전 절제를 하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인지, 반측 절제만으로 종양학적으로 안전하고 평생 약 먹는 것을 면할 수 있는 상황인지, 충분히 설명해 줘야 한다. 최근 크기가 작은 단발성 갑상선 미세암은 임파선 전이가 없다면, 반 절제 후 정기적인 추적관찰만 해도 된다는 보고가 있다. 이런 경우 평생 갑상선 호르몬을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또 암은 아니지만 갑상선의 혹이 커져 불편함을 호소할 때 갑상선 고주파 치료를 통해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환자별 맞춤치료(tailor therapy)가 관건이다. 

도움말 조정훈 유바외과(유방, 갑상선 클리닉) 조정훈 원장
신민경 기자 mksh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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