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진 언덕길 사이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낡고 오래된 집들. 어렵고 힘들지만 삶의 고단함을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있어 행복했던 그 때 그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두 곳이 있다.
대전 유일의 달동네인 대동 산1번지 ‘하늘공원’과 도심 속 소외지역의 대명사인 중촌동 주공임대아파트 주변 거리. 최근 두 곳이 대전의 숨은 명소로 재탄생하고 있다.
칙칙한 담벼락과 삭막했던 거리가 예술이라는 색을 입고 새롭게 변신한 벽화마을 두 곳을 다녀왔다.
홍기숙 리포터 hongkisook66@gmail.com
대전시가 한 눈에 들어오는 스카이뷰 - 대동 ‘하늘마을’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조형물의 모습이 재밌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적격인 하늘공원.
주택가 담벼락에 그려진 아기자기한 벽화들
연애 바위이야기 모자이크 벽화
구불거리는 비탈길 사이로 보이는 낡은 담벼락이 왠지 정겹게 느껴지는 대전의 대표 달동네 대동 산1번지 일원. 2007년 소외지역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공모사업지에 선정되어 지역 미술인 약 30여명과 마을 주민들이 벽화와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대전의 대표 벽화마을로 거듭나게 되었다.
달동네 주택가의 허름한 회색빛 담벼락을 도화지 삼아 펼쳐진 아기자기한 벽화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부터 감탄이 절로 나오는 예술작품까지, 70도 가까운 오르막길을 걸어야 하지만 보는 즐거움에 힘든 줄 모른다.
약 15분 정도 경사진 비탈길을 오르다 보면 드디어 하늘공원 입구로 이어지는 계단이 나온다. 나무와 꽃길이 어우러진 계단을 올라 마침내 도달한 하늘공원. 하늘공원의 랜드마크인 풍차의 늠름한 모습 뒤로 탁 트인 시야로 들어오는 대전 시내의 풍경에 ‘우와’라는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산 아래로 보이는 대전역 쌍둥이 빌딩과 아파트들의 모습이 이곳 달동네의 풍경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나 산책로로도 안성맞춤인 하늘공원은 밤이 되면 더욱 운치를 더한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호젓하게 거닐며 옛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싶다면 ‘하늘공원’을 추천한다.
가는 길 : 대동역 7·8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15분
차를 이용할 경우 : 내비게이션에 ‘대동사회복지관’을 검색.
대전 동구 대동 1-35
22개의 수준급 거리작품 감상 - 중촌동 거리미술관
버스 정류장에서 제일 먼저 반겨주는 잎사귀 우산을 든 소녀
아빠를 쳐다보는 아이의 모습이 귀엽다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을 모티브로 한 벽화
수도꼭지로 표현된 높은 굴뚝이 인상적이다
앞으로는 대전천, 뒤로는 중촌고가도로가 막혀 있고 마을 옆으로 철길이 지나가던 대표적인 도심 속 소외지역인 중촌동 주공임대아파트 2단지 인근 지역. 게다가 주변 도로보다 낮은 지대에 빼곡히 들어찬 낡은 집들의 풍경이 보는 이로 하여금 짠한 마음이 들게 한다. 그런데 지금 이곳이 거리미술관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2010 마을미술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중촌동 거리미술관은 삭막했던 마을에 생동감을 불어 넣으며 예술적 공간으로 승화됐다.
기찻길 옆 작고 낡은 주택가의 벽면에 수놓인 훈훈한 사람 냄새 나는 벽화들이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그네 타는 아이, 꽃밭에서 노는 나비와 사슴, 엄마와 함께 있는 아이, 여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아이 등 총 22개 수준급의 거리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단 사람이 살고 있는 주택가라는 점을 감안해 관람할 때 주민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주공아파트를 배경으로 우뚝 솟아있는 굴뚝에도 수도꼭지를 형상하는 조형물이 설치되어 눈길을 끈다. 또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기찻길을 거닐며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추억해 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가는 길 : 시내버스 511번을 타고 종점 중촌 주공2단지에서 하차
차를 이용할 경우 : 내비게이션에 ‘중촌동 주공아파트 2단지’를 검색.
아파트 정문 옆으로 버스정류장을 지나 철길 건너편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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