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학교에서 토론대회가 열리고, 전국 규모 대회 역시 늘고 있다. 그 만큼 토론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는 뜻이겠다. 덩달아 각종 토론대회에 참가 팀이 넘쳐 주최 측이 참가 팀 관리에 애를 먹는다는 소식이다.
지난 15일에 개최되었던 (사)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제1회 청소년 통일공감 대토론회 경우 선착순 접수 1분 만에 중학교 180개 팀이 접수에 북새통이 되었다고 한다. 열심히 준비하고, 교장선생님의 추천서를 받았는데도 선착순에 뒤져 참가하지 못했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토론의 열풍. 토론의 교육적 효과는 무엇이고, 토론 대회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토론은 공부의 종합예술
토론은 흔히 신사, 숙녀들의 고급 두뇌 스포츠라고 한다. 토론은 말을 함부로 하거나, 비속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억지를 부린다든가, 상대방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토론은 교양과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하는 지적 탐구이자, 이해와 설득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론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된다. 청소년에게는 인성 교육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토론은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생각하기 등을 한꺼번에 배울 수 있는 종합 교육이다. 설마하니 우리나라 사람인데 말하고, 듣는 것이 안 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반문하는 사람이 있다. 단언컨대 많이 있다. 어른들도 안 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린 학생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지금까지 책을 한 트럭 분량을 읽었다고 자랑하는 아이도 있지만 읽은 책에 대한 소감을 물어보면 십중팔구 대답을 망설인다. 책을 읽어도 단순히 안구회전운동만 한 것이지 저자가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를 파악하거나,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읽은 탓이다.
토론은 이러한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 준다. 토론은 상대가 있는 만큼 단순히 자기 혼자 말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상대 토론자와 논리와 지식을 겨루기 위해서는 단순히 정보와 자료를 읽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필요한 정보를 리서치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필요한 자료를 찾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 많은 자료를 읽고, 토론에 필요한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또한 이 자료를 활용해 자기 팀의 주장을 구성해야 하고, 상대 팀의 예상되는 질문과 반박에 대한 대응 논리도 준비해야 한다. 이 모든 준비 과정을 통해 앞서 말한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그리고 생각하기를 배우게 된다. 그러니 토론을 공부의 종합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토론은 현명한 부모가 자녀들에게 주는 값진 교육적 선물이다.
토론 대회 준비는 이렇게
그 동안 닦아온 기량을 겨뤄보고 확인하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다. 혹시 자만했던 마음이 있었다면 소위 무림에 고수가 얼마나 많은 지 뼈저리게 느낄 것이고, 혹시 성과를 내어 입상을 했다면 기쁨과 만족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대회 준비 어떻게 할 것인지 알아보자.
◆ 우선 대회요강을 잘 읽어보고, 마음에 드는 짝을 찾아보자.
통상 1인 토론 보다는 2인 이상 짝을 이루는 토론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무엇보다도 마음이 잘 통해야 한다. 아울러 각자의 약점을 잘 보충해 줄 수 있는 짝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
◆ 짝을 찾았으면 이제는 주제 분석을 하자.
대부분 주제에 대한 배경 설명을 요강에서 밝히고 있다. 배경 설명을 토대로 주제를 분석하고, 중요 용어에 대한 정의를 내리도록 하자. 중요 용어에 대한 정의는 토론 시 우리 팀의 주장 범위와 방향을 제시해주는 중요한 작업이다.
◆ 주어진 시간에 맞춰 입안문을 작성하자.
대부분의 토론 대회는 발표 시간 엄수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감점을 받지 않으려면 정해진 시간 내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서론-본론-결론 순으로 작성하되 토론은 글이 아니라 말로 하는 것임으로 문어체가 아니라 구어체로 작성해야 한다.
◆ 입안문이 작성되면 우리 팀 주장에 대한 질문과 반박에 대해 생각해보자
예상되는 질문과 반박에 대응 논리 구성이 가능하면 다음 단계 즉 예상되는 상대 팀의 주장에 대한 질문과 반박을 준비하고, 만약 대응 논리 구성이 미흡하거나 자신이 없으면 과감하게 논거를 폐기하고 다시 만들어야 한다.
◆ 이 모든 단계가 끝나면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자.
일부 토론 대회는 자료를 소지하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대부분 토론 대회는 자료 소지를 허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많은 자료를 따로 정리하지 않고 토론장에 가지고 간다면 필요할 때 찾아보기가 어렵다. 중요한 자료, 기억하기 어려운 데이터는 카드에 한 개씩 기록, 정리하여 토론 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토론은 우리 자녀에게 기름진 지적 토양을 제공하는 교육이며, 모든 교육의 기본이다. 토론을 생활화하고 또 토론을 즐기자.
투게더디베이트클럽
목동센터장 이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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