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수의 계절이다. 뜨거운 열기가 괴로움으로 와 닿을 때, 온몸을 녹여주는 빙수 한 그릇은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존재다.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빙수를 모아보니 한 마디로 빙수계의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듯하다. 팥빙수와 여러 가지 과일빙수를 선두로 오미자, 수정과 등 전통의 맛을 물씬 풍기는 빙수가 있는 가하면 커피, 오레오, 치즈 빙수까지 입맛을 자극하고 나섰다.
보기만 해도 온몸으로 시원함이 전해지는 맛있는 빙수들을 모았다.
송파강동광진 내일신문 취재팀
신토불이 견과류빙수
구불부불 테두리가 멋스러운 놋그릇에 푸짐하게 담아져 나오는 카페 ‘바오’의 견과류빙수는 한 수저만 먹어봐도 단박에 남다름이 느껴진다. 음식이란 모름지기 작은 것에도 정성을 담아야한다는 주인장의 고집스러움이 국산재료만 사용하고 깐깐하게 재료를 고르기 때문.
곱게 갈린 눈꽃얼음위에 해바라기 씨, 호두, 잣을 비롯한 각종 견과류에 말린 대추, 찹쌀떡이 푸짐하게 올라가있어 한 그릇으로 둘이 먹기에도 충분한 양이다. 색감을 살려주는 주홍색의 냉동 반 건시는 맛도 일품이지만 살얼음이 언 모양만으로도 시원함이 느껴져 장식효과로도 훌륭한 재료. 견과류는 어린이의 두뇌활동에도 좋고 노인의 치매예방에도 좋기 때문에 더위도 쫓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온 가족 간식으로 부족함이 없는 메뉴다.
국산 팥을 구입해서 직접 삶아 만든 팥은 당도도 적당해 한 그릇을 다 비울 동안에도 질리지 않을 정도여서 만든 이의 정성이 느껴진다. 시골 농부에게 사정 끝에 어렵게 구하게 됐다는 사연을 가진 이집만의 특별한 미숫가루는 팥빙수에 넣어 먹어도 따로 미숫가루만 먹어도 훌륭한 간식이 된다. 검은콩과 검은깨를 넣어 보통의 미숫가루와는 다르게 색은 검정이지만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고객 중에는 검정미숫가루를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지만 카페 ‘바오’에 필요한 양을 구입하기만도 쉽지 않다는 후문이다.
위치 송파구 잠실동 228번지
문의 02-419-8079
상큼한 블루베리빙수
무더위에 시원한 팥빙수 한 그릇이 생각나지만 빙수 한 그릇에 각설탕 20개가 넘는 분량의 설탕이 들어간다니 간식 한 가지 선택하는 것도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에 좋은 것이 과일빙수다. 팥 대신 상큼한 과일이 푸짐하게 올라간 빙수는 설탕의 양을 줄이면서도 시원한 빙수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 플레이트비의 블루베리빙수는 이런 설탕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해준다. 블루베리빙수를 주문하면 소문처럼 얼음 반, 블루베리 반이 담긴 보기에도 큼직한 양의 빙수가 나온다. 블루베리에 가려 얼음은 보이지도 않고 얼음도 요즘 유행하는 눈꽃얼음이 아니라 굵게 갈린 얼음을 사용해서 먹다보면 으실으실 추위가 느껴질 정도다. 블루베리는 당도는 낮으면서도 안토시안이 풍부해 노화예방과 시력회복 등에도 좋다니 무더위도 날리고 건강도 챙기기에 일석이조. 새콤한 냉동 블루베리에 아이스크림을 살짝 섞어서 시리얼과 함께 먹으면 바삭바삭 고소한 맛과 상큼한 과일향이 입안을 개운하게 한다. 단맛이 덜하고 새콤해서 블루베리를 즐겨먹지 않던 아이들도 새콤달콤한 맛에 빠져들어 빙수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운다.
위치 광진구 자양동 650-5
문의 02-454-0687
멋스런 공간에서 즐기는 상큼함, 유자빙수
석촌호수 동호 건너편에 위치한 카페드라페. 테이블마다 빠뜨리지 않고 자리를 잡고 있는 메뉴가 있다. 바로 이곳의 대표메뉴인 브런치 플레이트와 여름 대표메뉴인 빙수다.
무더위에 지쳐가는 순간에도 이곳은 에어컨바람이 술술 나오는 실내보다 실외에 자리 잡은 테라스 공간이 더 인기다. 적당히 태양을 가려주어 더위를 식힐 수 있고, 카페의 멋스런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빙수다. 팥빙수와 카라멜모카빙수, 베리베리빙수는 사철 언제나 즐길 수 있는 빙수. 여기에 여름에만 특별히 맛볼 수 있는 녹차빙수와 유자빙수, 그리고 수박빙수가 더해진다.
새콤달콤함으로 무장한 유자빙수(1만1000원)는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보기에도 상큼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예쁜 주황색의 빙수로 땅콩, 아몬드 등의 견과류가 살짝 뿌려져 있다. 함께 곁들인 과일은 오렌지, 빙수 위 아이스크림도 유자맛은 아닌 듯하다. 단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살짝 달게 느껴질 정도의 단 맛. 상큼한 시원함이 입안 전체로 퍼져나가는 느낌이다. 얼음도 부드러워 유자와 딱 맞게 어우러진다.
위치 송파구 송파동 31-2 현대레이크빌 1층
문의 02-421-9300
빙수의 색다른 변신! 치즈빙수와 오레오 빙수 , 봉트랩
치즈빙수에는 치즈가 어떻게 들어 있을까? 치즈를 녹여 넣었을까? 처음 이름을 들었을 때 궁금해졌다. 답은 치즈빙수에는 치즈 케이크가 푸짐하게 들어 가있다. 사각형의 큐브 모양으로 잘게 잘라진 치즈 케이크가 산처럼 쌓여 있다. 그 맨 위에는 치즈아이스크림이 화룡점정으로 올려 있다. 처음에는 치즈케이크가 쌓여 있어 수저로 푹푹 파서 먹기가 어렵다. 치즈케이크가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떠 먹다보면 안에 있는 하얀 얼음과 우유가 보인다. 그리고 시리얼이 함께 들어 있어 얼음과 함께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다. 가격은 한 그릇에 1만원.
오레오 빙수는 말 그대로 오레오 과자가 한 가득한 빙수이다. 초코 맛 오레오 과자와 얼음의 색다른 만남이라고나 할까? 수북하게 쌓인 오레오 과자를 한 입씩 먹다보면 역시 오레오 시리얼과 얼음이 나온다. 이 역시 아삭아삭하니 씹히는 맛이 좋다. 가격은 1만원이다. 먹기 좋은 크기로 부수어진 오레오 과자와 시리얼, 얼음을 한 입에 넣고 먹다보면 오던 더위가 저 멀리 물러갈 것 같다.
봉트랩에는 치즈빙수와 오레오 빙수 말고도 밤빙수, 딸기빙수, 망고빙수, 꿀자몽 빙수도 있다. 모두 여름이 가기 전에 한 번씩 맛봐도 좋을 만큼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
위치 서울시 강동구 명일동 251-1번지
문의 02-442-6733
건강한 기운이 온 몸으로 퍼지는 오미자베리빙수
오미자베리빙수는 ‘다섯 가지 아름다운 우리 한방차’라는 뜻을 가진 전통 한방차 전문카페인 ‘오가다’에서 올여름 야심차게 준비한 열매빙수 시리즈(한라봉밀감 빙수, 홍시수정과 빙수, 통밤팥 빙수 등)중 하나이다. 팥은 일절 들어가지 않고 이름 그대로 열매과일만 가득하다.
건강에 좋은 오미자원액에 시원한 얼음 빙수를 갈아 넣고 포도, 크랜베리, 블루베리, 스트로베리, 홍시 등 각종 과일과 앙증맞은 크림치즈 큐빅까지 얹어 그 외양이 정말 화려하다. 맛도 맛이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진다. 새콤달콤한 오미자의 맛과 부드러운 홍시와 치즈 맛이 어우러지니 여름철 나른한 몸과 마음을 한순간에 깨워준다.
다섯 가지 맛이 난다는 오미자는 피로회복과 시력강화에 도움이 되며 특유의 신맛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다고 한다. 오미자베리빙수(1만1000원)에다가 콩고물쑥떡(1500원)까지 곁들여 먹으니 건강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지는 것 같다. 오가다 올림픽공원점은 송파구청에서 올림픽공원방면으로 가는 대로변에 있으며 1,2층으로 이루어진 넓은 실내와 탁트인 전망이 빙수의 시원함을 더해 준다.
위치: 송파구 방이동 23-2 아울타워 1층
문의: 02-2202-4156
‘일편딸심’ 재미난 딸기빙수
너무 달지 않은 빙수를 찾는 다면 잠실 롯데백화점 2층에 자리 잡은 코코브루니 빙수를 추천한다. 우유 눈꽃 빙수가 대세인 요즘 우직하게 얼음 빙수를 고집하고 있는 곳이다. 눈꽃빙수의 부드러움은 덜하지만 뒷골이 서늘할 만큼의 짜릿한 시원함을 맛볼 수 있다.
선보이는 빙수는 딸기와 홍시 빙수 단 두 가지. ‘일편딸심’ ‘어찌감이’처럼 빙수 이름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느껴진다.
딸기빙수 ‘일편딸심’(1만2000원)에는 곱게 간 얼음에 연유를 붓고 딸기와 망고, 블루베리, 떡, 여기에 수제 딸기 아이스크림이 얹어지고 초록색 허브 잎으로 산뜻하게 장식해 나온다.
나무 트레이 위에 흰색의 깔끔한 그릇, 여기에 예쁘게 데코레이션한 빙수가 모던한 느낌을 전해주며 식감을 자극한다.
전체적으로 달지 않기 때문에 어른들 입맛에 제격이다. 얼음 사이사이 씹히는 크런키 과자가 고소한 맛을 살려준다. 다만 딸기 양이 많지 많은데다 팥은 추가요금(500원)을 내야 하는 점은 다소 아쉽다. 홍시빙수 ‘어찌감이’에는 수제홍시 아이스크림에 쫄깃한 곶감, 단팥이 들어간다.
코코브루니는 본래 케이크와 초콜릿으로 유명한 카페. 파티쉐들이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매일 손으로 만든 티라미수, 치즈, 딸기 등의 다양한 케이크와 벨기에산 원료로 만든 고급 초콜릿을 차가운 빙수와 곁들여도 좋다.
주소 송파구 올림픽로 240 잠실롯데백화점 2층
문의 02-2143-1724
부드럽고 달콤한 망고의 유혹 망고빙수
요즘 디저트업계의 대세라면 단연 망고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망고주스, 망고푸딩, 망고아이스크림 그리고 망고빙수까지. ‘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 ‘대만’편에서 출연진들이 여행 중 지친 더위를 시원한 망고빙수로 날려버리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망고빙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그 중 플라워&갤러리 카페인 ‘크링’(Kring)의 망고빙수는 진한 망고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크링은 플로리스트 주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사진, 그림 등과 같은 작품 감상과 함께 꽃향기까지 느낄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바쁜 일상 가운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 곳 망고빙수는 다른 부재료 없이 빙수와 망고, 그리고 우유만 살짝 넣어 한마디로 깨끗한 맛이다. 보통 빙수는 혼자서 먹기엔 가격도 비싸고 양도 많은 편인데 여긴 혼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작은 양도 함께 팔고 있다.(싱글 6000원/더블 1만1000원). 시원한 망고빙수와 함께 예술작품도 감상하면서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보자.
위치: 송파구 신천동 20-6 파크리오 B상가 2층
문의: 02-2203-3111
엄마 손맛이 그리워지는, 홍시수정과빙수
얼핏 들으면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수정과와 빙수. 여기에 얼린 홍시가 곁들여지면 어떤 맛일까.
처음 맛본 느낌은 ‘전혀 낯설지 않다’는 것. 기억의 저편 어딘가에 있는 단편이 떠오른다. 한 겨울, 영하의 차가운 날씨가 얼려버린 얼음을 깨가며 먹던 수정과의 추억이 ‘확’ 밀려온다.
전통카페 ‘수(秀)요일’의 대표메뉴인 ‘홍시수정과빙수’(6000원)다. 이 빙수는 이곳 대표만의 특별조리법으로 특허까지 받은 특별 메뉴. 직접 만든 수정과를 얼린 다음 갈아 빙수를 만들었다. 빙수가 담긴 놋그릇도 아주 멋스럽다. 수정과를 간 빙수와 그 위에 얹은 얼린 홍시, 대추, 호두 등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이곳은 차분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전통카페로 이곳에서 직접 만들어낸 차(茶)맛이 특히 좋은 집이다.
십전대보탕, 쌍화탕, 마차라떼, 홍삼라떼 등의 뜨거운 음료도 인기가 있지만 여름엔 시원하데 마실 수 있는 마쉐이크, 수삼쉐이크 등의 메뉴도 인기가 높다.
뜨거운 여름 날, 몸과 마음이 지쳐 힐링이 필요한 때 그리 달지도, 또 계피향이 너무 강하지도 않아 수정과를 싫어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홍시수정과빙수를 권한다.
위치 강동구 명일2동 47-18 2층
문의 02-3427-6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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