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위기 해법은 없나=자구책 강력 실천만이 대안이다

부동산 모두 매각, 사재출연 등 기업 홀로서기 해야

지역내일 2000-11-10 (수정 2000-11-10 오전 11:55:39)
한국기업이 숨차다. 극심한 돈 가뭄과 얼어붙은 내수로 판매실적마저 떨어지는 등 한파가 덮쳐오고 있다. 만
기 도래한 기업어음(CP)이 줄을 서있고 원부자재와 임금인상으로 제품을 팔아봤자 남는 게 없다. 또 노사분
규와 갈등까지 겹쳐 설상가상의 고충을 겪고 있다. 이에 경제위기의 실태를 시리즈로 짚어보고 그 대안을 제
시한다. 편집자주

대우자동차 부도파문으로 500여 협력업체들이 줄 도산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더 힘겹다. 대
기업들이 원가를 자극하는 요소를 모두 중소기업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납품가격이 떨어지고 물품대금을 지
급하지 않는 등 퇴출에서 파생되는 고충을 중소기업이 정면에서 맞고 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재계는 "제2 경제위기의 징조"라며 몸을 극도로 움츠리고 있다. 이러다가 사실상 독과점
형태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재벌그룹 몇 개를 제외하고 한국기업이 뿌리 채 흔들리지 않나 하는 우려도 나
오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미 90% 이상이 부도로 기업무대에서 사라졌고 봉제 플라스틱 건설자재 주물 등 중소업종 가
운데 40%에 육박하는 업체들이 공장 문을 닫고 아예 폐업했거나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무기한 휴업에 착수
하는 등 사업을 포기하고 있다. 전 산업의 공동화(空洞化)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정치권은 기업실정과 아랑곳없이 정쟁(政爭)에 몰두하고 경제관료들은 벌써 레임덕에 따
른 눈치보기에 급급해 강 건너 불구경이다.
먼저 기업의 목을 졸라매는 것은 극심한 자금난이다. 부실 재벌그룹들에서 촉발된 유동성 위기와 대우자동
차 매각실패, 연말을 앞두고 한꺼번에 몰려오는 기업어음과 당장 갚아야 하는 채무 등으로 시중의 자금이 전
혀 돌지 않는다. 대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들어오는 자금은 모두 은행금고에 쌓아둔 채 지출은 거의
중단하고 있다. 납품대금으로 받은 어음은 최고 10개월짜리가 난무하고 있다.
물론 대안은 있다. 어렵다고 공적자금을 또 투입해선 안 된다. 대기업은 부동산을 모두 처분하고 총수의 사
재도 털어 넣어야 한다. 다만 우량 중소기업에 대해선 정책자금을 과감히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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