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간의 여수여행기

낭만이 넘실대는 여수밤바다를 가슴에 품고

지역내일 2014-06-18

엑스포와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정도만 기억하고 있는 얄팍한 정보에 별다른 준비조차 없이 떠난 여수여행. 그러나 동행한 지인들의 꼼꼼한 지식과 작은 질문 하나에도 친절하게 답해주는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어느 때 봐도 아름다운 바다 덕에 짭조름한 여수의 내음이 문득 문득 그리워진다.

여수1


여수엑스포역에서 내려 광장에 나오니 거북선 모형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이쯤이면 여수가 이순신 장군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 하나는 쉽게 눈치 챌 수 있다. 임진왜란 당시 삼도수군통제영은 여수에 있었다. 그래서 이순신과 관련 있는 장소들이 꽤 많다. 대표적인 명소는 진남관. 여기는 이순신 장군이 지휘소로 사용한 진해루가 있던 곳으로 불에 타 소실된 이후 75칸의 거대한 객사로 재탄생했고, 남쪽의 왜구를 진압하여 나라를 평안하게 한다는 의미의 진남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진남관에서 내려오다 보면 이순신 동상이 보이고, 바다가 보이는 넓은 광장이 나타난다. 이순신광장이다. 이곳에 있는 거북선은 이순신 장군의 지휘 아래 건조된 함선을 실물크기로 복원한 것이다. 내부도 직접 둘러볼 수 있다. 돌산도에는 있는 거북선 모형 체험관을 방문하면 물 위에 떠 있는 거북선을 만날 수 있다.


야경이 아름다운 여수 그리고 돌산대교
시원하게 펼쳐진 여수의 바다 풍경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그러나 해가진 저녁에는 아름다운 야경에 낭만적인 분위기가 무르익고, 해외에 온 듯한 착각도 든다. 사실 여수에서는 어느 곳을 방문하건 아름답고 한적한 야경즐기기가 가능하다. 그러나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은 돌산공원으로 여수 앞바다, 돌산대교 그리고 시가지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어두운 밤을 배경으로 은은한 조명 속 모습도 아름답지만, 한 낮에 여수의 경관을 있는 그대로 즐기며, 바다 위를 오가는 배를 보는 재미도 매력적이다. 새로운 묘미를 찾는다면 돌산대교를 건너기 전 자그마한 정자나 돌산대교 아래 바닷물과 맞닿은 해안가에서 야경을 바라보자. 돌산대교, 그리고 돌산도와 장군도, 멀리보이는 거북선대교의 풍경이 일품이다. 

오동도


시원한 바람과 거니는 오동도 산책
여수는 제법 큰 항구도시다. 사람 몰리는 연휴에 방문하더라도 관광객에게 부대끼는 느낌이 거의 없다. 가끔은 사람이 사는지 궁금할 정도로 조용하고 평온하다. 그러나 몇 몇 군데를 방문하면 관광지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 중 하나가 오동도다. 오동도는 지난해 여수 방문객이 가장 많이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1월부터 피기 시작해 3월에 만개하는 동백꽃철도 인기지만 동백꽃 하나 없는 계절에도 방문객이 줄을 선다. 육지와 연결되어 걸어서 들어갈 수도 있고 명물이 되어버린 동백열차로 이동할 수도 있다.
오동도에 들어서면 음악 선율에 맞춰 물줄기가 움직이는 음악분수를 만나게 된다. 가끔은 음악에 맞추어 하늘을 뚫을 기세로 쭉쭉 올라가는 거대한 물줄기가 시원하기도 재밌기도 하다. 음악분수의 열렬한 환영인사가 끝났으면 본격적으로 오동도 일주를 시작하다. 모든 길이 흙길 또는 잘 정비된 데크길이고, 경사도도 완만해 나이든 사람이나 어린아이들도 별 무리 없이 둘러볼 수 있다. 잘 자란 나무들 덕에 그늘이 많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웬만해서는 더위를 느끼기 어렵다. 중간 중간 바다로 이어지는 갯바위나 용굴 등을 보기 위해 오르내리는 일이 약간 수고로울 뿐이다. 그러나 이 수고로움을 거치면 확 트인 바다와 바람 그리고 감탄이 절로 나는 기암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 

교동


즐길거리 많은 여수의 먹거리 맛거리
여수관광지도를 보면 여수에서 봐야할 10경과 먹어야 할 10미가 잘 정리되어 있다. 한 번의 여행으로 여수의 모든 장소를 찾아가기는 어렵지만, 잘하면 먹거리는 반 이상 경험해 볼 수 있다. 미리 알아보고 간 맛 집을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택시기사 등 현지인들의 추천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 쫄깃하고 두툼한 자연산 회와 신선한 해산물, 그리고 전라도 특유의 맛깔 나는 반찬들이 가득하니 과식은 피할 수 없는 코스 중 하나가 되고 만다. 막걸리와 식초로 맛을 낸 서대회 무침도 입맛을 사로잡는 별미 중 하나이다. 군평선이가 정식 명칭이지만 식당에는 금풍생이로 적혀있는 이 생선에 대한 현지인들의 자부심은 장난이 아니다. 껍질은 바삭하면서도 쫄깃하고 속살은 더 없이 부드럽다. 계속해서 땡기는 맛에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다. 해산물 한정식 집은 대식가조차 인정할 만큼 먹거리가 풍성하다. 회와 해산물은 기본이고, 갓물김치, 방풍장아찌, 갈치속젓 등 못 보던 밑반찬도 많다. 구이 시리즈로 등장한 전복구이와 떡갈비, 새송이구이 등은 해산물에 지친(?) 속을 달콤하게 달래준다.
바다가 코앞이니 어디를 가나 횟집이 많다. 돌산도 해안가에는 횟집과 여수바다를 감상하기 좋은 카페들이 많다. 돌산대교 근처에 위치한 남산동 참장어(하모)거리에서는 하모샤브샤브를 맛볼 수 있다. 교통시장 풍물거리는 낮에는 각종 건어물과 생물을 판매하는 재래시장으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지만 저녁에는 포장마차 촌으로 변신해 해산물과 돼지고기, 잘 숙성된 묵은지가 들어간 해산물삼합에 기분 좋은 술 한잔을 기울일 수 있는 곳이다.


김경미 리포터 fun_seek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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