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파여중 찾은 여성호신술 아카데미

위기상황 대처요령과 ‘스마트 3S 호신술’ 실습

‘감각을 키워 위기상황을 피하라’

지역내일 2014-06-18

지난 2일 영파여자중학교. “안돼!” “하지마” “저리가!” 우렁찬 기합소리가 소강당에 가득했다. 성추행이나 성폭력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학생들의 자기방어능력을 기르기 위해 마련된 이날 여성호신술 실습은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호신술


‘내 안의 힘 키우기’
29명의 학생들은 두 명씩 짝을 이뤄 한 명은 가해자, 다른 한명은 피해자가 되어 실제 상황에서처럼 실습을 이어나갔다. 상대방의 급소를 찾아 공격을 하고 재빨리 도망치는 상황을 체험 했다. 장난처럼 여기던 학생들은 강의가 진행될수록 호기심 어린 눈빛을 반짝이며 강사의 몸짓과 말에 귀 기울이며 강사의 말과 상황에 집중했다.           
여성호신술 체험은 이론 강의로 시작했다. 강경희 송파청소년성문화센터 강사는 내 몸의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주제로 강의 했다.
“여성의 몸을 대부분 아름답고, 예쁜 것으로 보이는 데만 치중하고 있다. 하지만 위험한 상황이 되면 이런 외모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위기 상황이 되면 공포심과 두려움이 때문에 소리도 못 지르는 경우가 많다. 위험한 상황에서는 내 안의 힘을 모두 끄집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 강사는 말한다. 강의는 성폭력의 발생원인과 유형, 대처방안 그리고 여성 위주의 자기방어훈련, 실전훈련에 대한 이해 등을 배우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찾아 가는 여성호신술 아카데미를 준비한 송파구 여성보육과 윤은경 씨는 여성의 자기대처능력이 안전 사회를 만드는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범죄율이 증가하면서 사회불안 요소가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도 위기대처 능력을 키워줘야 행동이 자유로울 수 있다. 일단 자신이 대처를 잘 해야 큰 사고에 빠지지 않는다. 보통 여성들의 경우 성폭력이나 성추행의 상황, 특히 학생들은 이런 일을 겪어보지 않았다. 때문에 평소 훈련으로 머릿속에 개념을 갖고 있거나 몸으로 표현해 본다면 갑작스런 위기상황에서 자기대처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 같아 강의를 기획하게 되었다.”  


‘스마트 3S 호신술’
쉬는 시간 없이 바로 실습시간으로 넘어간 두 번째 강의는 한국여성태권도연맹 송선영 강사가 맡았다.
먼저 한 명의 여학생이 나와 강사와 함께 실제 상황처럼 대처하는 모습을 재연했다. 여학생은 실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당황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실제 상황에서도 이처럼 많은 여성들이 당황해 소리조차 못 지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스마트 3S 호신술’은 한국여성태권도연맹에서 만든 일반 여성뿐 아니라 몸이 약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상대로부터 자기 몸을 지킬 수 있는 호신술이다.
‘스마트 3S 호신술’은 먼저 Switch on 반응하기부터 시작한다. 스위치를 켜듯 위험으로부터 내 몸의 감각을 켜기이다. 엘리베이터, 어두운 길과 같은 곳에서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예상하는 것에서부터 호신술이 시작된다. 위험이 감지 되면 피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위험에 맞서기보다 상황을 모면하기가 먼저이다.
두 번째는 Stretch out 반응하기이다. 상대방이 따라온다든가 하면 차단하기이다. 어쩔 줄 몰라 하지 말고 말로 안 되면 눈으로라도 위아래로 보면서 ‘싫다’라고 내 몸의 거절의 의미를 몸으로, 눈으로, 말로 표현하기이다. 거리를 두면서 손대지 말라고 명확하게 얘기하기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Strike back 대처하기이다. 반응하기도 안 되고 위험하게 끌고 간다거나 하면 급소를 가격해야 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빨리 위험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으로 피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상대방의 약한 부위를 향해 내 몸을 무기화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얼굴 정면을 보며 코나 눈을 다섯 손가락을 펴서 손바닥 전체로 때리기, 상대방의 급소인 귀를 두 손으로 감싸며 때리기, 목젖 치기, 정강이 힘껏 발로 차기 등 내가 힘쓸 수 있는 부분을 한 번에 정확하게 때리고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르기 전에 피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서 피해야 한다.
“위험을 감지하고 반응하기가 가장 중요하다. 본인이 느꼈을 때 불쾌하거나 불편하면 ‘하지마세요’ 또박또박 자신의 감정을 말할 수 있는 표현 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여중생들에게는 자기 표현하기가 중요하다.”  송 강사는 말한다.
위험을 감지하면 자기 자신을 믿고 ‘하지마세요’하고 거절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송 강사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운동을 권유한다. 꼭 투기종목이 아니어도 달리기라도 해서 자신감이 생기면 몸을 통해서 말이 나오게 된다고 한다. 
수업을 마친 방현정 학생은 “우리나라에 성폭행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호신술을 직접 배워 파트너랑 같이 연습 하니까 실전으로 해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내 몸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는 학생들을 보면 날로 심각해져가는 범죄에 조금이나마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 3S 호신술’강의는 7월까지 계속된다.
  
오현희 리포터 oioi3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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