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초입인 요즘 최고의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가을 못지않은 맑고 쾌청한 하늘에 따뜻한 햇살,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오니 덥지도 춥지도 않은 걷기 딱 좋은 날들이다. 높고 험한 산길대신 주변 풍경을 둘러보며 천천히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부천 둘레길을 소개한다. 편안한 신발 신고 생수병 하나 챙겨 동네 산책 나서듯 둘레길 탐방에 나서보자.
42.195km 마라톤 풀코스의 부천 둘레길
최근 몇 년 새 ‘걷기’가 인기를 끌면서 각 지자체마다 둘레길 조성사업이 한창 진행됐다. 부천에도 지난 2011년 관내의 산과 공원, 하천, 들판 등을 연결하는 ‘부천 둘레길’을 조성했다.
부천 둘레길은 1코스 향토유적 숲길(9km), 2코스 삼림욕길(7km), 3코스 물길 따라 걷는 길(6km), 4코스 황금 들판 길(13km), 5코스 누리길(7km) 등 5개의 특색 있는 테마로 구성된다. 총 길이는 마라톤 풀코스와 동일한 42.195km로 각 계절별로 볼거리와 운치를 살려 조성했다. 부천 둘레길은 높지 않은 산과 가파르지 않은 숲길 등 대부분 부담 없는 코스로 평균 2~3시간이면 충분하다.
화장실이나 식수대 등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부천 시내와 외곽을 연결해 도시와 자연을 아우르며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또 부천 지역 어디서든 둘레길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부천 둘레길 1코스인 향토유적 숲길은 지난 3월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걷기 좋은 여행지로 선정됐을 만큼 부천 안팎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각 코스별 역사, 생태, 체험 등 볼거리 많아
둘레길 1코스는 숲의 생태와 향토유적을 탐방할 수 있는 구간이다. ​고강선사유적공원에서 출발해 부천 수목원을 지나 진달래동산, 원미산, 소사역으로 이어진다.
4월에는 철쭉과 진달래, 튤립 등 아름다운 봄꽃을 감상할 수 있는 꽃구경 코스로 유명하다. 또 고강선사유적지 등 청동기부터 철기시대까지 이어지는 향토유적지가 포함돼 있어 아이들을 위한 역사 체험학습 코스로도 적당하다. 또 진달래 동산부터 원미산까지 이어지는 벤치와 팻말에는 만화가 그려져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외에도 167m 높이의 원미산 정상에는 팔각정이 자리하고 있으며 망원경도 설치돼 있어 부천 시내를 아우를 만큼 조망도 좋은 편이다.
제2코스는 울창한 숲길을 걸으며 맑은 공기를 쐴 수 있는 곳으로 일명 삼림욕 코스라고 불린다. 서울신학대학에서 하우고개와 마리고개를 지나 성주중학교와 송내역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성주산 정상에 오르면 부천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만큼 풍경이 좋으며 높은 산은 아니지만 산행의 기분을 내기엔 부족함이 없다. 특히,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이어지는 만큼 피톤치드를 마시며 삼림욕하기에 좋다. 특히, 2코스에서는 작고 아기자기한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으며, 다양한 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성주산 자락을 따라 걷다 보면 곳곳에 운동기구가 설치돼 있다. 간단히 몸을 풀고 잠시 쉬다 가기 좋은 휴식처다. 또 곳곳에 벤치나 정자가 마련돼 있어 잠시 숨을 고르기에도 적당하다.
2코스는 크고 작은 언덕배기 고개가 많은 편인데 대표적인 고개가 바로 하우고개다. 이곳은 옛날 장꾼들이 주로 오가던 길로 주변에 도둑이 많아 이 곳을 지날 때면 급하게 걷다 보니 ‘하우하우’하는 거친 숨을 내쉬게 된다고 해 고개 이름이 하우고개가 됐다는 재밌는 사연이 숨어 있는 곳이다.
제3코스인 물 길 따라 걷는 길은 시민의 강에서 시작해 상동호수공원,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굴포천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시민의 강은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재활용하여 조성한 전국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환경 친화적인 인공 하천으로 물고기 떼와 부레옥잠과 같은 수생식물을 볼 수 있다.
또한 상동호수공원의 넓게 조성된 산책코스를 물길을 따라 걷을 수 있으며, 부천의 다양한 만화 관련 시설들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물들을 축소시켜놓은 아인스월드 역시 볼거리다.
4코스는 봉오대로, 대장들판, 오정대공원, 변종인신도비에 이르는 길로 가을 풍경과 잘 어울리는 코스다. 도심 속에서 농촌의 모습과 정취를 느낄 수 있으며, 자전거 하이킹도 즐길 수 있다.
베르네천, 옹기박물관, 백만송이장미원, 아기장수바위, 원미산에 이르는 제5코스는 오뉴월에 걷기 좋은 길이다. 울창한 숲은 물론 코스 내 도당산 ‘백만송이장미원’이 포함돼 있어 세계 각국의 갖가지 장미를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부천시는 둘레길 숲 해설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숲 해설가와 함께 걸으며 부천의 역사, 문화, 생태에 관한 해설을 듣고 숲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사전 신청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신청은 인터넷(http://reserv.bucheon.go.kr)으로 받는다.
문의 : 032-625-3572, 3573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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