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 멋진소리 색소폰 연주단 - 빠라 바라 밤~ “행복 바이러스 담아요”

색소폰과 함께하는 인생 2막 … 소통·활력의 시간

지역내일 2014-06-11 (수정 2014-06-11 오후 3:55:27)


유성구 문지동에 있는 유성구평생학습센터 전민분관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일정한 시간이 되면 ‘색소폰 마법’에 걸린다. 건물 4층에서 흘러나오는 연주 소리가 지나는 이의 발길을 붙잡기 때문이다. 색소폰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멋진 몸매에 긴 웨이브 머리를 늘어뜨린 채 연주하는 케니 지의 모습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곳 색소폰 소리의 주인공들은 50~80대로 구성된 시니어들이다.

색소폰과 사랑에 빠지다
색소폰으로 아름다운 소리를 표현하며 사랑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는 ‘멋진소리 색소폰 연주단’(단장 김광엽)은 2010년 창단됐다. 유성구평생학습센터 교육 강좌 중에 색소폰반이 개설되면서 평소 음악 또는 악기 연주에 관심 있었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고 강습을 받다 동아리까지 만들었다.
김광엽 단장은 “현재 단원은 30여명인데 대부분 공무원, 교직, 공기업에서 퇴직한 사람들이다. 단원들이 색소폰의 매력에 빠져 제2의 삶을 산다고 할 만큼 열성적이다”면서 “1년에 30회 정도 공연 무대에 선다”고 소개했다. 단원 대다수가 3년 이상 함께 색소폰을 연마해 실력이 쌓였고 공연 기회를 자주 만들어주려는 단장의 운영 방침에 따라 왕성한 대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단원들은 일주일에 4번씩 만나 2~3시간을 함께 보낸다. 강습도 받고 개인연습, 파트별 연습, 전체 합주 연습을 한다. 개인연습실을 빌려 틈틈이 연습하는 열혈단원까지 있다.
초창기부터 이들을 지도중인 김만규 강사는 “다른 색소폰 연주동호회와 비교했을 때 회원이 많고 연세 지긋한 분들이 모였지만 열의들이 대단하다. 악보읽기, 운지법 등 하나하나 가르쳤는데 지금은 연주 실력까지 어느 정도 갖췄다”고 칭찬했다. 또한 “한 장씩 나눠드렸던 악보가 어느 날 작품집으로 엮여 책으로 변신해 서로 나눠가질 정도로 열심이다”고 덧붙였다. 

사람 목소리에 가장 가까워 감정 그대로 표현
영혼을 맑게 하는 소리를 내는 색소폰은 짙은 호소력을 담아내며 연주자의 감정에 따라 각기 다른 느낌의 소리를 만든다. 색소폰 종류에 따라서도 다양한 소리가 난다. 높고 뻗어가는 음을 내는 소프라노 색소폰, 중간 음역과 고음 음역이 나고 크기와 호흡이 초보자에게 적합한 알토 색소폰, 호소력 짙은 낮은 음역을 내는 테너 색소폰이다.
멋진소리 색소폰 연주단도 소프라노, 알토, 테너로 나뉘어 연주한다. 파트별로 주고받으면서 소리를 만들어내는데 주로 알토가 멜로디를 이끌면 테너는 화음을 넣어준다. 단원들은 “합주할 때면 내 소리는 줄이고 상대방 소리에 귀기울여가며 소리내야한다. 서로 배려해야 멋진 화음이 나온다”며 “서로 마음이 잘 맞아서 연주도 조화롭다”고 한목소리로 자랑했다.
최고령 단원인 김복술씨는 올해 79세. “사람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 소리를 내는 색소폰에 평소?관심이 있었다. 연주하다보면 음악 속에 빠져서 전율을 느끼고 감정을 끌어올려 소리로 표현 된다”며 즐거움을 표현했다.
7년째 동고동락하고 있지만 앞으로 배워야할 것이 많은 초보라고 겸손하게 소개한 고석진씨는 “색소폰으로 클래식부터 동요, 팝송, 트로트 등 다양한 곡을 연주하지만 부는 기교뿐 아니라 몸으로도 익혀야 감동을 주는 연주를 할 수 있다. 하면할수록 배울 것이 무궁무진하다”고 전했다.

다양한 부류의 사람이 모인 소통의 장
단원들끼리 결속력도 대단하다. 현직에 있을 때는 각자 다른 분야에 종사했지만 같은 취미를 가졌고 비슷한 시대를 바삐 살아온 이들이기에 서로 통하는 점도 많다. 때문에 연습실은 회원들의 연주소리로 분주한 곳이자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임한 후 다시 악기를 들게 됐다는 박노한씨는 군악대 출신. “동호회를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굉장한 삶의 활력이 된다. 퇴직 후에 만났지만 서로 통하는 바도 많고 여기 있다 보면 젊어지는 기분”이라고 기쁨을 표현했다.
색소폰에 먼저 입문한 선배가 후배를 이끌어주는 점은 멋진소리 색소폰 연주단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연습시간 틈틈이 후배가 내는 소리를 듣고 선배가 훈수를 두는데 이는 서로에게 힘이 되고 함께 발전하는 원동력이 된다.
8개월 차 단원 최영동씨는 “우리 모임은?회원도 많고 나이가 비슷해서 동기부여도 되고 경쟁이 된다. 그만큼 적응하기 쉽고 실력 키우기도 좋다”면서 “선배들이 경험담을 실어서 팁을 주는데 실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단원들의 색소폰 예찬론은 끝이 없었다. 색소폰 덕분에 폐활량이 좋아져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정신건강에 좋다고 입을 모았다. 70세라고 나이를 밝힌 김형기씨는 “색소폰을 불다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말초신경을 자꾸 움직이게 되므로 치매예방도 된다”며 “많은 사람들이 색소폰을 불면서 노후생활에 활력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웃음 지었다.
삶의 여정이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색소폰 선율에 맞춰 누구보다 뜨거운 시간을 뿜어내고 있는 그들의 소리에는 감흥이 충만했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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