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대기실에서 ‘악~악’하는 비명 소리가 5~10분마다 한 번씩 들려왔다. 한참 뒤에 김가영[만6세, 가명]이란 예쁘장한 어린 여자아이가 엄마와 아빠의 손을 잡고 진료실로 들어왔다. 가영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2주 정도쯤 지나서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가영이가 수업시간에 소리를 질러 다른 아이들의 수업에 방해를 준다는 이야기였다. 가영이 엄마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정신이 없었으며, 여기저기 수소문을 해서 한의원에 내원하게 되었다. 가영이를 진찰한 결과, 눈을 깜박이고 서너 발짝을 걷다가 펄쩍 뛰는 운동틱을 보였으며, 5~10분마다 ‘악~악’하고 소리를 지르는 음성틱을 보였다. 가영이가 만5세쯤 눈을 깜박이는 틱증상이 보였으나 수개월 뒤에 저절로 없어졌다가 최근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다시 눈 깜박이는 증상이 보이더니 3일전부터는 ‘악~악’하는 음성틱이 심해졌던 것이다. 가영이의 예에서 보듯이 최근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어린 아이들의 틱장애나 ADHD로 인하여 다른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한다고 선생님한테 전화가 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는 틱장애의 소인이 있는 아이들이 학교생활이라는 새로운 환경이 정신적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줌으로 인하여 내재하고 있던 틱증상이 유발된 것이다.
틱장애는 신경학적 불균형으로 불필요한 동작이 안 나오도록 비활성 근육을 억제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기저핵의 성장이 미숙하거나 예민해서 발생된다고 볼 수 있다. 틱증상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의식적으로 반복된 행동을 하는 것으로, 눈을 깜박이거나 코를 찡그리거나 얼굴을 씰룩거리거나 ‘음~음’ 등과 같은 소리를 지속적으로 하거나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심하면 욕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음성틱이나 운동틱 중 한 가지만 있는 경우를 만성 틱장애라 하며,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운동틱와 음성틱을 동시에 하는 것을 뚜렛 장애라 한다. 특히 만성 틱장애나 뚜렛 장애의 아동들은 주의력 면에서 충동성 수준이 놓고 주의집중의 기복이 심해 주의집중력에 문제가 보일 수 있으며, 틱장애가 오래되면 학습능률의 저하와 불안장애, 우울증, 품행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적극적인 대처가 바람직하다.
목동 휴한의원 윤성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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