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휴지를 텃밭으로 일구어 직접 농사를 짓는 마을텃밭공동체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서울시 각 구청에서는 상자텃밭 및 구휴지(구가 소유한 땅 중 쉬고 있는 땅)를 활용한 텃밭분양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영등포구 주민제안사업으로 2년째 선정된 마을공동체 ‘우린 마을텃밭에서 논다’를 찾아가 만나봤다.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1200평 텃밭 함께 나누는 공동체
영등포구 문래동 주민센터 앞 유휴지에는 6월의 햇살아래 무럭무럭 자라나는 각종 채소가 있다. 이곳에는 구청이 신청자에게 분양한 텃밭과 어린이집, 유치원 등의 단체 텃밭, 마을공동체 텃밭 등이 있다. 2013년 영희네(영등포 희망동네) 프로젝트 공모에 선정된 마을텃밭모임이 2014년에는 서울시 주민제안사업 프로젝트 ‘우린 마을텃밭에서 논다’라는 명칭으로 변경돼 지속되고 있다. 대표제안자 김세규씨는 “2011년부터 마을텃밭공동체를 만들자는 취지에 동참하는 몇 명이 주축이 돼 모임을 만들었어요. 2013년에 영희네 프로젝트에 선정돼 활동하다가 올해는 서울시 주민제안사업 공모에 선정, 모임을 계속 꾸려가고 있습니다. 처음 3명의 제안자가 이제 10여명이 넘는 회원으로 늘어났죠”라고 설명한다.
텃밭모임 회원들은 가족별로 경작지를 분양받아 원하는 작물의 종자를 심어 재배한다. 작물을 수확하면 전체 생산물의 30%를 구청에 기부하며 텃밭이용료는 따로 내지 않는다. 가족별 텃밭 외에 단체 및 공공체험 텃밭도 있다. 약 1200평에 달하는 텃밭에는 봄에 씨를 뿌려 쑥쑥 자라고 있는 감자 고구마 상추 대파 쑥갓 들깨 목화 토마토 등의 농작물들이 가득하다. 농작물에 물을 주는 수도시설과 화장실, 각종 농기계류 및 퇴비 생성기, 땡볕에 그늘을 만들어주는 원두막과 평상, 족구장도 마련돼 있다. 옥상텃밭부터 시작해 11년간 텃밭 가꾸기를 해 온 이유선 회원은 “봄에 씨를 뿌려 여름을 지나 가을에 수확하는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죠. 저희는 농약은 일절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비료만을 사용합니다. 이곳에서 수확한 농작물은 시중에서 파는 채소하고는 차원이 다른 맛이죠”라고 자랑한다.
텃밭가꾸기로 삭막한 도시를 훈훈하게
‘우린 마을텃밭에서 논다’는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간 다양한 활동을 한다. 매달 둘째 토요일에 열리는 텃밭장터를 비롯해 참여를 원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문화교실과 요리교실을 진행한다. 8월과 9월 두 차례 문래동 텃밭에서 가족단위 캠핑을 즐기는 가족캠프와 천막극장 등이 이어진다.
텃밭경작을 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초보자들을 위해 영등포 도시농업 네트워크와 영등포구청이 주관하는 도시농부학교도 운영중이다. 올해 4기째로 도시농업 이론과 실전 교육을 한다. 영등포 도시농업 네트워크 교육사업팀장 김세연 생태 텃밭강사는 “방송작가생활을 10년 넘게 하다가 염증을 느껴 새로운 길을 찾던 중 베란다 텃밭 가꾸기에 취미를 붙이게 됐죠. 이후 생태 텃밭강사 양성과정에서 교육을 받고 강사로 활동하게 됐어요. 삭막한 도시에서 이렇게 훌륭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는 것, 정말 의미있지 않나요?”라고 자랑한다.
영등포 도시농업 네트워크 최준호 사무국장은 도시농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도시농업은 도시의 유휴공간을 이용해 식물을 재배하고 생산물을 활용하는 농업활동으로써 신체 건강을 증진시키고 성취감과 자아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작업입니다. 또한 안전한 농산물을 자급해 경제적 이득과 함께 도시 환경개선 및 공기정화 등의 이점도 누릴 수 있죠. 초보자들도 도시농부학교를 통해 텃밭가꾸기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우린 마을텃밭에서 논다’의 참여 자격조건은 정기적으로 문래동 텃밭에 와 텃밭가꾸기를 할 정도의 열정이 있는 영등포구 주민 또는 직장인이다. 6월부터 2014년을 함께 활동할 신규 회원을 모집중이다. 농작물 재배 체험과 농작물 판매 등의 일을 함께 하면서 본격적인 텃밭가꾸기에 참여할 수 있다.
<미니 인터뷰>
대표제안자 김세규씨 (여의도동)
마을텃밭공동체에서 가족사랑을 실천해요
3년전 우연히 알게 된 문래동 텃밭가꾸기 모임이 서울시 주민제안사업으로 발전했습니다. 도시농업이라는 분야를 접하고 직접 경작해 수확을 해 보니 왜 좋은지 알겠더라구요. 지금은 우리집 아이들도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와 과일만 찾아요. 애들도 다른 작물과 확연히 다른 맛을 느끼는거죠. 아이들에게는 생태체험의 장이 되기도 하죠. 마을텃밭공동체에 함께 하고 싶은 분들은 모두 환영입니다.
이유선 회원 (대림동)
친환경 농작물 재배를 통해 자연을 느껴요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가꾸며, 계절에 따라 각각 다른 식물들이 자라 열매 맺는 걸 보면서 자연은 참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EM발효액 등의 천연 비료만 사용해서 깨끗하고 믿을 수 있죠. 여기서 재배한 농작물은 오랫동안 보관해도 괜찮을 만큼 싱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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