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못지않은 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5월. 5월은 전국적인 기상 관측 시스템이 구축된 1973년 이후 가장 더운 5월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며칠간 대지를 촉촉이 내린 비로 기온이 다소 주춤한 듯했지만, 이제 본격적인 여름맞이에 돌입해야 한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우리 입맛에도 비상이 걸렸다. 뭔가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지만 마땅히 먹을 뭔가를 꼭 집기가 어렵다. 이럴 때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국수’가 제격. 국수라고 다 같은 국수가 아니다. 깊은 국물맛이 느껴지는 국수가 있는가하면 새콤달콤 양념장 맛이 끝내주는 비빔국수도 있다. 또, 면의 재료로도 그 맛이 달라진다. 송파강동광진 리포터들이 총출동해 이른 더위를 물리치기 위한 한바탕 국수열전을 치르고 왔다.
송파강동광진 취재팀
깊은 감칠맛의 코다리 냉면
속초 코다리 냉면
여름 국수는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냉면이 아닐까? 시원한 국물에 살 어름 살짝 언 육수를 넣어 후루룩 마시고나면 더위도 한 번에 싹 가시는 듯하다. 물냉면이 여름의 대표적인 음식이라면 비빔냉면은 사계절 내내 먹게 되는 음식중 하나다.
함경남도 단천 지방의 전통비법을 이어온 맛 속초 코다리 냉면은 면, 양념, 고명 모두 3대째 내려오는 비법으로 수작업만을 고집해온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홀짝홀짝 마시는 육수는 보통의 냉면집 육수와는 확연이 다르다. 그야말로 진국. 한겨울 바닷바람에 잘 마른 황태를 사용해서 비린 맛이 없고 적당히 짭짤한 것이 감칠맛이나 기다리는 동안 2-3컵은 기본으로 마시게 된다. 황태로 국물을 냈지만 코다리 맛이 강하게 난다. 적당히 매콤한 코다리 냉면은 매콤, 새콤, 달콤해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이 매운맛을 즐기기에 안성맞춤. 꾸덕꾸덕 적당히 말라 쫄깃한 코다리는 양념이 잘 배어있어 비리지 않고 쫄깃한 식감이 냉면과 잘 어우러진다. 면과 코다리, 무채를 함께 집어 한입 먹으면 입 안 가득 코다리와 채소향이 퍼져 30년 내공이 느껴진다. 비빔이지만 적당한 양의 육수가 들어있어 부드럽게 잘 비벼지고 만두를 시켜 비빔냉면 국물에 찍어 먹으면 별미다.
위치 : 송파구 문정로 31
문의 : 02-407-7177
35년 손맛을 고집해온 닭 칼국수
닭 한 마리 손칼국수
빨리, 쉽게, 간편하게 가 보편인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음식은 역시 정성이 반이다. 광진구에 위치한 ‘닭 한 마리 손칼국수’가 35년간 묵묵히 고집해온 손맛은 어릴 적 어머니가 손수 만들어주신 그 맛 그대로. 작지만 왠지 정감이 느껴지는 실내에 들어서면 어르신이 매의 눈으로 주방을 지키고 계신다. 밀가루 반죽은 전날 필요한 만큼만 반드시 손으로 한다. 요즘은 기계가 반죽도하고 면도 뽑아 쉽게 할 수도 있고 기계로 뽑아낸 쫀득한 면발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손으로 직접 반죽하고 썰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고집이 35년 손맛의 비법이다. 국수의 종류에 따라, 주문하는 손님의 식성에 따라 면의 굵기를 달리해야한다는 1대 주인장의 고집스러움을 지금은 딸이 대를 잇고 있다. 주문이 들어오면 밀대로 밀고 칼로 썰고 하는 통에 주방은 늘 바쁘기 마련. 번거로움에도 모든 것을 손으로 하기 때문에 손님들에게는 입맛에 따라 국수의 굵기를 선택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닭 칼국수의 국물은 진하면서도 개운하다. 닭을 삶을 때 한약재를 함께 넣어 국물을 우려내기 때문에 닭 특유의 잡내도 전혀 나지 않는다. 한 그릇 푸짐하게 담아져 나온 닭 칼국수는 면발은 고르지 않지만 부드럽고 쫀득한 식감이 닭 육수, 부추, 고추와 잘 어우러져 자칫 느끼해질 수 있는 맛을 개운하게 한다. 닭 살도 푸짐하게 들어있어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아이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한 그릇을 비워버린다.
위치 : 광진구 중곡3동 582-3
문의 : 02-494-6121
마지막에도 처음처럼 뜨끈한 맛
뚝배기손칼국수
‘뚝배기손칼국수’는 길동지구대 인근에 자리 잡은 칼국수 전문점이다. 실내는 별다른 장식 없이 좌식 테이블로 채워 놓았다. 전체적으로 부담 없고 편안한 분위기다. 뚝배기에 멸치 육수로 맛을 낸 바지락과 직접 반죽해 썰어 넣은 국수를 넣고 팔팔 끓는 채로 내어주는 ''뚝배기손칼국수''가 대표 메뉴.
뚝배기손칼국수는 그릇의 반이 바지락조개로 가득 채워져 나올 만큼 푸짐하다. 그만큼 국물이 시원하고 맛이 깊다. 조미료를 쓰지 않은 맛이 깔끔하고 담백하다. 감자, 호박, 보리새우, 부추 등이 함께 들어 있어 맛을 더한다. 국수도 그냥 흰 국수가 아니다. 여러 가지 잡곡을 섞어 거무스름한 색깔이여서 맛볼수록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손칼국수 특유의 쫄깃한 질감이 칼국수를 먹는 내내 살아있었다.
뚝배기에 음식이 담겨 나오는 만큼 다 먹을 때 까지도 뜨끈한 국물을 계속 먹을 수 있고 처음 나올 때는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입맛은 물론 귀까지 즐겁게 한다.
곁들여져 나오는 겉절이 김치가 또한 별미다. 매운 맛이 강하면서도 양념이 잘 배어 있어 자꾸만 손이 간다. 처음 내온 한 항아리가 다 비워질 정도로 칼국수 먹는 내내 손이 바빴다.
들깨수제비도 맛있다. 고소하면서도 구수한 들깨 국물에 얇게 떼어 넣어 야들야들한 수제비 반죽이 좋았다. 수제비도 칼국수 못지않게 쫄깃하면서도 부드럽다. 들깨 특유의 향과 고소함이 입 안 가득 전해졌다.
위치 서울 강동구 길동 228-9 미진빌딩1층
문의 02-474-2027
시원한 물회와 국수의 만남
부부횟집
물회 마니아들로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석촌호수 부근 주택가 골목에 자리 잡은 횟집. 소면을 매콤새콤한 물회에 말아먹는 ‘중독성 강한 맛’이 인기 비결이다.
물회(1인분 1만5000원, 2인분 이상 주문 가능)를 주문하면 커다란 그릇에 얼음 동동 띄운 빨간 육수에 곱게 채 썬 오이, 당근, 양배추에다 가자미, 오징어, 멍게, 해삼 등 갖가지 회가 푸짐하게 담겨 나온다.
별도의 그릇에다 소면을 넣고 물회를 식성대로 부어 먹으면 된다. 매콤한 얼음 육수와 국수 면발, 야채, 부드러운 횟감의 어울림이 좋은 여름철 별미다. 국수 소면은 리필이 가능하다. 밑반찬으로는 얼얼해진 속을 풀어줄 수 있도록 야채샐러드, 담백하게 끓인 미역국이 나온다. 갓 부쳐서 바로바로 내오는 따끈한 부추전도 맛이 좋다.
물회에 들어가는 횟감은 강원도 고성 가진항에서 매일 직송해온 활어만 쓴다. 식당 입구 수조에는 오징어, 멍게, 해삼, 가자미 같은 싱싱한 활어를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주문과 동시에 주방에서 활어를 잡아다 회를 뜨기 때문에 육질이 쫀득쫀득하며 싱싱하다. 매콤새콤한 육수에는 이 집만의 비법 소스가 담겨 칼칼하면서 깊은 맛을 낸다.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
물회국수 외에 멍게비빔밥, 매운탕과 자연산 활어회도 인기가 좋다. 저녁시간 때는 직장인들로 붐비므로 미리 예약하고 찾는 것이 좋으며 단체 손님용 룸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위치 : 송파구 오금로 18길 4
문의 : 02-415-8881
매콤새콤 시원한 메밀막국수
봉평산골메밀촌
성질이 서늘한 찬 음식에 속하는 메밀국수는 여름에 먹기 제격인 음식. 무더운 여름철이나 체질적으로 열기와 습기가 많은 사람이 먹으면 몸 속 열기와 습기가 빠져나가 기운을 쉽게 낼 수 있다고.
구의역 4번 출구 부근에 위치한 봉평산골메밀촌은 메밀음식 전문점으로 1년 내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우리지역 맛집이다. 이곳의 가장 인기메뉴는 단연 메밀막국수. 메밀로 유명한 봉평영농조합에서 직배송한 품질 좋은 국산 메밀로 직접 뽑아내 믿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물막국수(6500원)와 비빔막국수(6500)가 있는데 비빔막국수을 찾는 이가 조금 더 많다,
자리를 잡으니 주전자에 담긴 따뜻한 메밀차를 내놓는다. 구수하면서도 왠지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드디어 비빔막국수를 맛볼 차례. 비빔국수 맛의 비결은 새콤달콤 그러면서도 매콤한 비빔 양념장. 빨간 비빔장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김가루와 참기름을 슥슥 비며 한입 먹으니, 시원하면서도 매콤새콤한 맛이 입안을 자극한다. 얼음도 조금 들어있어 먹다보니 물기가 딱 알맞게 생겨난다. 면발도 적당하게 끈기가 있다.
테이블은 모두 좌식. 함께 먹을 수 있는 메밀전병도 인기가 많은데, 엄청난 양이 특히나 만족스럽다. 뜨거운 국물을 좋아한다면 들깨칼국수와 감자옹심이도 권한다.
위치 : 광진구 자양2동 680-9
문의 : 02-44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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