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어디까지 가봤니-경인교대에서 삼막사까지

타임머신 타고 떠나는 문화재 기행

지역내일 2014-06-10

하루가 다르게 계절은 여름으로 치닫고 있다. 길거리에 나서면 푸른 신록의 향연에 자꾸만 산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요즘 같은 계절에 산행을 하는 것은 즐거움 혹은 부담이기도 하겠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가까운 산을 오르는 것은 행복일 수 있다. 차량의 행렬에 갇혀 멀리 떠나는 산행나들이는 사람을 쉽게 지치게 만들지만 가까운 곳에서 즐기는 나들이는 오히려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 더군다나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면 아이들과 함께 해도 좋다. 안양 근교의 가까운 곳을 살펴보자. 산도 있고 계곡도 있고 거기다 문화재가 산재해 역사공부도 할 수 있는 그런 곳. 바로 삼막사에 가면 된다. 

삼막사


원효대사가 창건한 삼막사 전설 속으로
경인교대 경기캠퍼스에서 삼막사로 가는 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산행하기에 부담이 없다. 삼막사가 위치한 삼성산은 관악산에서 뻗어 내린 능선에서 우뚝 솟아 오른 바위산으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코스이다. 이곳으로 가려면 우선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라가도 되고 버스나 전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걸어가도 된다. 산행 시간은 대략 40분∼1시간이면 넉넉히 오를 수 있고, 햇살이 뜨거운 시간이라면 계곡의 숲길을 이용해도 된다. 
삼막사는 안양을 대표하는 사찰로 연주암, 염불암과 함께 관악, 삼성산의 3대 사찰로 꼽힌다. 조선시대에는 서울근교의 4대 명찰 가운데 하나였다고 한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의 말사로 신라시대의 승려인 원효대사, 의상대사, 윤필거사 3인이 창건했다고 하여 삼막사라 칭한다. 1394년 태조 3년에 무학왕사가 머물면서 국운의 융성을 기원한 것으로 인해 1398년 태조의 왕명으로 중건되었고, 그 뒤에도 몇 차례의 대대적인 중수가 있었으며 고종 17년에 의민이 명부전을 짓고 그 이듬해에 칠성각 등을 완공했다. 현재 당우로는 대웅전, 명부전, 망해루, 대방, 칠성각, 요사채 등이 있으며 역사가 오래된 이곳에는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들이 많다. 특히 1625년에 조성되었던 범종은 조선 중기의 범종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 평가되던 것인데 지난 1990년 화재 때 불타버리는 안타까움을 겪기도 했다. 또 대웅전은 조선 후기 건축물의 특징을 잘 보여주던 목조 건물이었다. 신라 때 건축되어 조선 후기에 무학대사가 중건하였다고 전해지는데 이것 또한 지난 화재로 인해 대웅전 전체가 소실되었다. 

삼막사2


명부전, 마애삼존불상, 남녀근석
삼막사에는 명부전과 마애삼존불상, 삼층석탑, 남녀근석 등의 역사적 가치가 높은 문화재가 있다. 육관음전 앞뜰의 서쪽에 자리한 명부전은 경기도문화재자료 60호로 지정되었으며 명부 10대왕을 모신 법당이다. 명부전은 중생이 죽은 후 가는 곳인 명부를 다스리는 지장보살을 모신 법당이다. 시왕전 혹은 지장전이라고도 하는데 이곳에는 명왕전이라는 현판이 붙어있다. 1880년에 의민 스님이 건립하고 1975년에 이르러 중수하였다는 기록이 전한다.
마애삼존불상 또한 심막사 경내에서 서북쪽으로 약 700m 거리의 칠성전 내부에 봉안되어 있다. 이 삼존불은 1763년 조성되었고 조선 후기의 불상 및 조각연구에 있어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칠성신앙의 본존불인 치성광여래와 협시보살인 일광, 월광보살로 이루어진 삼존불은 불화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양식이지만 이처럼 마애불상으로 치성광삼존 불상이 조각되어 있는 경우는 흔치 않아 매우 귀중한 작품이라고 한다. 화강암의 자연암벽에 양각한 좌상 형태로 전체적인 선이 투박하다.
삼막사 경내에서 대웅전 남쪽으로 30m 떨어진 곳에는 지방유형문화재 112호로 지정되어 있는 삼층석탑이 있다. 2층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올린 일반적인 3층 석탑으로 거북이 모양의 약수터 위 삼막사 선실 뒤편에 위치하고 있다. 옛이야기에는 고려 고종 19년에 김윤후 스님이 몽고군 장수 살리타이를 화살 하나로 쓰러뜨린 기념으로 이 탑을 세웠다는 내용이 구전으로 전해내려 오는데 가까이에서 보기에는 어렵다.
삼막사하면 남녀근석을 빼놓을 수 없다. 안양8경중 2경으로 선정된 남녀근석은 칠성각 옆에 있는 돌로 경기도 민속자료 제3호로 지정되었다. 자연형태의 남근석과 여근석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정성을 드리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이 바위를 만지면서 자식 두기를 원하고 출산과 일가의 번영, 무병 및 수명장수를 빌면 효험이 있다고 전해져 4월 초파일과 7월 칠석날 등 이름 있는 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온다고 한다. 삼막사는 이렇듯 가볍게 산행하기도 좋지만 역사적 문화재를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이곳에서 안양시내를 내려다보는 전망도 매우 좋은데 산행을 더 하고 싶다면 삼성산 정상 깃대봉까지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으니 더 오르기를 추천한다. 이곳에서 하산 길은 정하기 나름. 관악산으로 가도 되고, 예술공원 방면으로 내려가도 된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삼막사3

삼막사 가는 길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전철1호선 이용 관악역에서 하차, 시내버스나 마을버스를 이용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경수산업도로(1번 도로)서울방향 우측에 위치한 석수1동주민센터를 지나 삼막사삼거리에서 우측으로 접어들어 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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