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통일초등학교 기타동아리 ‘통통통딴따라’

학교부터 동네까지 기타로 행복해져라~

지역내일 2014-06-01

잔자가자가잔~. 경쾌한 기타줄 튕기는 소리를 따라간 곳에 파주통일초등학교(교장 이재성) 학부모들이 모여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 아이들이 집에 가고 비어있는 학교에 모여 기타를 배우는 이들은 ‘통통통딴따라’다.
기타를 잘 치는 사람도 못 치는 사람도 함께 어우러져 웃고 즐기고 배우는 동아리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마음의 벽 허물어 준 기타동아리
누군가 말했다. 자녀교육이 성공하려면 행복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라고. 그 말대로라면 ‘통통통딴따라’ 학부모들은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은 것 같았다.
잠깐의 인터뷰 시간에도 얼마나 웃고 활기찬지 보는 사람마저 끼어들어 노래하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통일초등학교는 학부모들의 참여도가 높고 교사와 소통이 활발하기로 이름나 있다. 기타동아리 ‘통통통딴따라’ 역시 그런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생긴 동아리다. 처음에는 7달 전 기타를 좋아하는 교사 8인이 시작했다. 교육공동체가 함께 하는 동아리로 만들어 보자는 뜻으로 학부모회도 합류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업무에 바쁜 교사들은 점차 줄어들고 이제 교사는 한 명만 남아있다.
학부모와 교사 하면 어쩐지 물과 기름처럼 거리감이 느껴지기 마련인데 통일초는 달랐다. 누가 교사고 학부모인지 모를 만큼 스스럼없이 없었다.


학부모 학생 지역주민이 음반작업도
오랜 친구처럼 다정해 보이기는 학부모사이나 학부모와 교사 사이뿐이 아니었다. 기타를 가르쳐주는 강사와 회원들 사이도 편안해보였다. 알고 보니 강사 김포크씨는 통일초가 있는 법흥리에 살던 주민이었다. 파주에서 나고 자라 더 그런지 몰라도 그는 동네라는 공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듯 했다. 그의 노래 ‘다녀왔습니다’, ‘국민체조’에도 사라져가는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이 깔려 있었다.
가수로 활동하면서 통일초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에게 기타를 가르치는 그는 학생들과 함께 앨범 작업도 하고 있다. 교과서에 나오는 시에 곡을 붙이고 학부모와 아이들이 가수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작업이다. 어린 시절을 파주에서 보낸 가수와 지금 파주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함께 만든 노래들은 또 어떤 에너지를 나누어줄까. 조만간 앨범이 나온다고 하니 내일신문 독자들에게도 소개할 수 있을 듯하다.
 
기타로 친해지는 사람들
기타를 배운 학부모들은 가정에서 지역에서 실력을 십분 뽐내고 있었다.
학부모 남기애씨는 “기타를 통해 아이들과 더 친밀해질 수 있었다. 기타를 치면서 동요를 부르고 시간을 보내게 돼서 좋다”고 말했다.
‘통통통딴따라’ 회원들은 지난해 졸업식에서는 ‘작별’, ‘여행을 떠나요’를 노래와 함께 연주하면서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을 음악으로 축하해주기도 했다.
‘통통통딴따라’는 이름처럼 통통 튀는 즐거움을 학교에서 가정으로 다시 동네로 퍼트리고 있었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교육공동체에 대해 배우는 부분이 있어요. 학교라는 공간이 무조건 선생님은 가르치고 아이들은 배우는 게 아니고 유대감과 연결고리가 있으면 교육에 많은 도움이 돼요. 학부모와 학교가 서로 전달이 안 되고 막히기 쉬운데 동아리 같은 것을 통해 서로 만나다 보면 이야기도 하고 학교 상황도 전해줄 수 있어서 좋아요.”
창립 멤버 중에서 유일하게 남아 활동하고 있는 교사 조명희씨의 이야기다.


우리학교는 동네문화 나눔터
“학교는 방과 후에 공간이 남으니까 잘 활용해서 지역 주민들을 위한 교육 자원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싶어요. 학교가 좀 더 열려서 지역 주민도 좋고 학교도 좋은 일이 많이 생기면 좋겠어요.”
강사 김포크씨도 말을 보탰다.
통일초는 지난해 파주시 여성단체에서 주최한 ‘나도 스타’ 대회에 나가 학부모 교사가 함께 춤을 춰 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학부모참여도가 높은 사례로 꼽혀 교육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에는 가족이 함께 하는 탁구동아리도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다양한 통로를 만들어 서로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통일초등학교. 학교가 동네의 중심이 되어 공동체를 만들고 문화를 확산하는 역할을 하는 사례로 통일초등학교가 주목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통통통딴따라’ 회원들은 실력을 쌓아 지역에서 재능기부 공연도 하려고 한다. 이들은 학교가 동네문화 나눔의 중심지가 되는 사례를 즐겁게 만들어 가고 있다. 


미니인터뷰 가수 김포크씨 



3년 전 앨범을 내고 현역 가수로 활동하는 김포크(본명 재열)씨는 “법흥리라는 동네가 주는 에너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아들이 군대 갈 때 엄마가 기타 치면서 ‘이등병의 편지’를 불러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나라도 가족 단위로 공연도 하고 서로 연주를 봐주는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사소한 일에 기쁨을 느끼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파이팅맨이야’, ‘국민체조’ 등 노래를 통해 희망을 전하는 김포크씨. 음반 작업을 하면서 살게 된 동네 사람들과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가꿔가는 그가 있어 통일초 기타동아리 ‘통통통딴따라’는 오늘도 행복한 연주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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