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여자 동창생들의 왁자지껄 제주 여행기

새로운 추억 남기고 온 낭만 여행

지역내일 2014-02-17

대학 졸업 후 20여년이 넘게 연락이 끊기고, 얼굴마저 까맣게 잊고 있었던 대학교 같은 학과 여자 친구들 14명과 함께 주말에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해 말 한 친구의 제안으로 제주도에 살고 있는 대학동기를 만나러 가자고 했고 얼마 되지 않아 의외로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돼 지난 주말 제주여행을 갈 수 있었다.
박혜영 리포터 phye022@naver.com


제주

<테마 1. 또 하나의 추억 더하기>
2박 3일간의 추억여행, 설렘으로 시작
지난해 말, 시간이 되는 여자 동창생들이 모두 모여 제주여행을 가자고 누군가가 처음 제안했을 때만 하더라도 이번 여행이 성사될 수 있을지 모두들 반신반의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날짜가 대충 확정되고 제주도에 사는 친구가 여행일정을 공지하자 예상외의 호응으로 만사가 빠르게 추진되었다.
한 팀은 금요일 오전 비행기로, 우리 팀은 저녁 비행기에 몸을 싣고 친구들과 함께할 2박 3일에 대한 기대를 안고 제주도에 발을 디뎠다. 어스름한 저녁 무렵 제주공항에 도착해 숙소에 이르렀을 때는 이미 까만 밤이 되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밤새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을 생각에 마음이 먼저 설렜다.
 
끝없는 수다, 모두의 얼굴에 정과 웃음 가득
다음날 아침 숙소 도착 후 제일 먼저 환한 미소로 우리를 반겼던 제주도 친구의 안내로 시작된 제주의 여정은 사실 아무래도 좋았다. 살짝 가랑비가 내리는 흐릿한 날씨였지만 쨍쨍 내리 쬐는 햇볕보다 더욱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햇볕을 피하려 얼굴을 찡그릴 일이 없어 더 좋았고,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이어지는 끝없는 수다에 모두의 얼굴에 정과 웃음이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2박 3일간 제주도에서 함께한 친구들의 거의 대부분은 주부였지만 가사와 집안일을 잊고 잠시나마 여대생 시절로 돌아갔다. 평범한 주부를 포함해 미국에서 잠시 다니러 온 친구, 대만에서 짬을 내 귀국한 친구, 바쁘게 살고 있는 커리어우먼 친구들도 이날만큼은 모두 여대생의 마음이었다.
 
카메라에 또 하나의 새로운 추억담아
입춘이 얼마 전이었지만, 서울에서 봄은 아직 멀었었다. 하지만 제주의 이중섭미술관 앞 정원의 순백색의 매화와 다홍빛의 홍매화, 그리고 노란 수선화가 우리에게 봄을 미리 보여줬다. 대학시절을 보냈던 1980년대 중반, 봄이면 캠퍼스를 화사하게 물들이며 봄의 절정을 알렸던 핑크빛 진달래와 노란 개나리 꽃 만큼이나 반가웠다. 우리는 그 순간을 놓칠 세라 너나 할 것 없이 홍매화 꽃나무 앞에서 포즈를 잡고 카메라에 또 하나의 새로운 추억을 담았다.


 
<테마 2. 아름다운 제주 풍광과 아쉬웠던 겨울 산행 >
남원큰엉해안경승지와 주상절리 해안가

숙소를 나와 아침 일찍 들른 곳이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이 한없이 이어졌다. 가끔씩 들리는 까마귀 울음소리와 더불어 탁 트인 해변에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기념사진을 찍느라 정신없는 친구들,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녹음하는 친구들… 모두 제각각이었다. 남들이 볼 때는 중년의 어머님들이겠지만 내 눈에는 모두 대학시절의 그 모습 그대로 각자의 얼굴에 담고 있어 스스로도 신기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주상절리 해안가에 도착하니 흐렸던 날씨도 개였다. 변화무쌍한 제주도 날씨라더니 가랑비에 젖을까 싶어 들고 왔던 우산이 민망함을 감추려는 듯 우리의 손아귀에서 어느덧 양산 노릇을 하고 있었다. 풍광이 뛰어난 만큼 주상절리 해안가는 중국인 관광객이 정말 많았다.
 
올레길 해변 따라 이어지는 끝없는 우정
해질 무렵, 바닷가와 바로 접해있던 올레 10길을 따라 해안가를 걸으면서도 우리의 수다는 계속 이어졌다. 길게는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얼굴을 보는 친구도 있었고 거의 10여년 만에 만나는 친구도 몇 명됐다. 시간은 아득했지만 마치 수십 년의 시공간을 넘어 타임머신을 타고 별나라에서 날아온 것처럼 우리의 기억은 정말 또렷했다.
그 당시 대학생들은 지금의 대학생들과 비교하면 공부보다는 시대의 아픔에 더욱 민감했었다. 하지만 나름대로 대학시절의 낭만을 즐길 여유는 많았다. 우리 모두는 어제 대학교 수업에서 만났던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다시금 친해졌고 서로를 더욱 더 잘 알게 됐다. 푸르른 청춘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들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나를 반겨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주2
   
사려니 숲길 속 추억의 흰 눈 발자국  
토요일 밤부터 전국에 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이미 있어서 마지막 날 아침의 한라산 어승생악 등반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대신 아름다운 전나무로 가득한 사려니 숲길로 아쉬움을 달랬다. 평지와는 달리 산악지대인 사려니 숲길은 입구에서부터 새하얀 눈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아직은 오전이라 그런지 흰 눈으로 덮인 숲길을 삼삼오오 흩어져 걸으며 이제는 아쉬울 것도 없을 만큼 추억의 발자국을 제주 눈길에 확실히 남기고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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