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어디까지 가봤니? _ 리포터 안산 화랑오토캠핑장을 가다
캠핑! 멀리가지 말고 동네에서 즐겨볼까?
가족, 동료와 캠핑장을 찾은 동네방네 사람들 이야기
‘캠핑 중 눈을 만나면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것이다.’
이 말은 캠퍼들 사이에서 오르내리는 재미난 유머다. 그만큼 캠퍼들이 겨울 캠핑을 즐긴다는 의미고, 캠핑 도중 텐트 안에서 설경을 보게 되는 것을 행운처럼 여기고 있다는 뜻이 담겨있다. 지난 8일 ‘화랑 오토캠핑장’에서 캠핑을 하던 캠퍼들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던 것일까? 비록 많은 눈은 아니었지만, 눈을 만날 수 있었다. 눈 내리는 캠핑장에는 가족·친지들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캠퍼들의 즐거움이 있었고, 운영 초반인 오토캠핑장에 바라는 바람들도 많이 있었다.
주말 캠핑장을 찾은 이용객은 40여 팀. 겨우내 주말 평균 60여 팀의 이용객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이날은 비교적 적은 이용객들이 캠핑을 했다.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봤다.
캠핑장을 찾은 시민들의 말 말 말
막 캠핑장에 도착해 텐트를 치고 있는 ‘풍산시스템’ 직원들을 만났다. 풍산시스템은 사사동에 위치한 제조업체다. 이들은 가끔 사내에서 마음 맞는 동료들과 캠핑을 다닌다고 했다. 이날 이곳을 찾은 직장 동료들은 8명이었다. 이 가운데 캠핑 2년차에 접어든 유 현석(초지동 38) 씨 이야기다.
현석 씨는 “주말 오후 스트레스 풀기에 가깝고 좋아요. 동료들과 캠핑을 하면 직장 생활에 활력도 되고 재미도 있어서 일석이조예요. 사실 회포를 술집이나 갇힌 공간에서 푸는 것보다 훨씬 기분전환이 많이 되죠.”라고 했다.
한편 옆 사이트 조 승민(와동 41) 씨는 혼자서 장작을 피우고, 텐트를 정리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2박 3일 일정으로 캠핑장을 찾았다. 제법 다양한 그의 일정은 이렇다. 첫 째 날은 직장 동료들을 초대해서 동료들과 보내고, 둘 째 날은 부인과 함께 보낼 계획이란다. 그의 말이다. “동료들 오기 전에 사전 준비해 놓느라 좀 바쁘네요. 그래도 즐겁죠. 이곳 캠핑장은 화장실이나 세면장이 관리가 잘돼 있어서 깨끗해요. 하지만 여길 다녀간 사람들의 공통된 아쉬움은 바닥 문제죠. 마사토 바닥이라 얼었다 녹으니까 질퍽거려요. 그 점 말고는 괜찮은 것 같아요.”
다른 사이트에서 조금 특이한 인디언 텐트를 치고 있는 고잔동 홍기영(34) 씨에게 말을 걸었다. 벌써 여러 번 이곳에서 가족과 캠핑을 했다는 기영 씨다.
“제 생각으로는 이곳이 도심 속 캠핑장이라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어요. 초반이라 간이매점이 없어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보완 될 거라고 생각해요. 시에서 운영을 하니까 사설 캠핑장에서는 가능한 ‘연박’이 안 되긴 하죠. 연박은 1박으로 들어왔다가 하루를 더 연장해주는 건데 여긴 불가능해요. 물론 이곳이 사설이 아니니 어쩔 수는 없겠죠” 라고 말했다.
놀이터 바로 옆 텐트에서 김희영(시흥 34) 씨 가족을 만났다. 7살, 9살 남매는 놀이터와 텐트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희영 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았어요. 예약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여러 번 시도 끝에 예약을 했어요. 요즘이 비수기잖아요. 막상 와보니까 나무들이 심은 지 얼마 안돼서 바람막이나 그늘막이 되어주지는 않네요. 시간이 좀 지나야 되겠죠. 그런데 처음 눈이 내려서 너무 반갑고 좋았는데, 눈이 비로 바뀌고 여기는 흙바닥이라서 조금 염려가 되네요” 라면서 걱정스런 웃음을 지었다.
캠핑장 이용 이모저모
‘화랑 오토캠핑장’은 총 81개 사이트와 4개의 캐라반 사이트를 갖추고 있다. 새로 만든 캠핑장이다 보니 깨끗한 부대시설과 텐트 바로 옆에 차를 주차하고도 사이트를 넓게 쓸 수 있다는 장점으로 호평을 듣는가하면, 운영 초반인 관계로 몇가지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들도 있었다. 주로 마사토 바닥과 간이매점 미설치, 일반인 출입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현재 바닥에 대한 고민은 캠핑장 측에서도 가장 많이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었다.
캠핑장 최길 팀장은 “겨울동안 눈이나 비에 젖지 않게 하려고 사이트마다 대형 방수포를 덮어 놓기도 했다. 너무 질퍽일 때는 이용료 전액을 환불해 주기도 한다. 사이트마다 롤러 작업을 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아직 바닥 전체를 바꾸는 것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캠핑장 이용은 인터넷 예약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용료는 일반사이트가 2만원~2만5000원이고 캐라반 사이트가 3만원~4만원이다. 장작과 필요한 물품은 캠핑장에서 자동차로 5분 이내 거리에 있는 롯데마트를 이용해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라면 캠핑장 건너편 ‘스노우파크’에서 올 겨울 마지막 눈썰매를 타거나 경기도 미술관을 둘러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캠핑장이 아직은 보완해야 할 것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도심 속 힐링에 목마른 캠퍼들은 가족과 함께 혹은 혼자 이곳에서 캠핑하고 있었다.
예약 : camp.ansanuc.net
한윤희 리포터 hjyu6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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