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하면 다가오는 첫인상이 ‘떫은맛’ ‘신맛’이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반응이다. 이러한 반응은 와인을 잘 몰라서가 아니라 당연한 일로 생각해야한다. 한국의 전통적 와인이라면 떫거나 시지 않고 달콤한 맛을 떠올리는 것이 당연하다.
나의 경험에서 아직까지 어린 시절의 추억과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와인은 이러하다. 국민학교시절 요즘으로 말하자면 초등학교로 갓 2학년이던 때로 기억 된다. 포도가 나는 철이면 할머니께서 포도주을 담그곤 하셨다. 포도에 설탕을 넣고 소주를 부어 담가놓았던 포도주를 거르는 날 아직 초등생이던 나는 건져놓은 포도 알맹이의 달콤함에 매료되어 한 알 두 알 먹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머리가 어지러워 이불위에 쓰러져 잔적이 있었다. 이처럼 우리들 추억 속에 포도주는 달콤한 맛이었다. 포도주에 대한 한국인의 보편적인 정서가 묻어나는 추억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근래에 전 세계에서 수입되는 포도주들은 대부분이 차이는 있으나 떫고 신맛이 있는 와인들이다. 포도는 껍질과 씨에 신맛과 떫은맛이 있으며 과육의 달콤한 맛이 곁들여진다.
포도 한 알을 통째로 씹으면 단맛과 신맛, 씁쓰름하고 떫은맛이 난다. 그러니까 와인의 시고 떫은맛은 포도 고유의 맛인 것이다. 그러면 포도의 단맛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하다. 여기에는 발효라는 인류의 탁월한 발견과 사용의 지혜가 담겨 있다. 와인에서의 발효는 포도가 지니고 있는 당분을 효모가 분해하여 알코올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와인은 포도의 시고 떫음은 있지만 단맛은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결국 한국 사람들이 어려서부터 알고 있는 전통적 와인의 맛과 현대적 발효와인의 차이점이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와인 중에 달콤한 와인도 있는데 이 와인은 포도의 당분을 완전히 발효 시키지 않고 와인에 포도당을 남겨 놓았기 때문에 단맛을 가진 와인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와인이란 것이 포도당을 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포도가 가진 다양한 성분들을 한잔의 와인 속에 녹여놓았으며 우리 몸에 이로운 성분들을 와인을 통해서 섭취하게 된다. 와인은 그러므로 포도 발효 식품이며 알코올은 포도성분을 녹여내는 역할과 부패를 막아주는 중요한 성분이 된다.
왕도열 원장
에꼴뒤뱅 대전와인스쿨 원장
배재대학교 호텔·컨벤션학과 겸임교수
한국소믈리에학회 이사
한국소믈리에협회 대전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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