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는 2년 간 한글만 가르쳤는데 잘 읽지를 못해요. 머리가 나쁜 건지, 한글을 알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도 한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어느 엄마의 하소연이다. 머리가 나쁜 것도, 공부하려는 의지가 없어서도 아니다. 바로 ‘난독증’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난독증은 희귀 증상이 아니다. 인도 영화 ‘지상의 별처럼’의 주인공처럼 난독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난독증에 관한 책 ‘우리아이 공부가 안 되는 진짜 이유 난독증’이 많은 학부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번역 서적이 아니다. 국내 최초로 난독증에 관한 책을 쓴 서경란 원장과 이명란 소장은 송파구에서 난독증 전문병원과 두뇌학습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난독증 전문가들이다. 이제까지 외국사례 중심의 외국 서적이 많았던 난독증에 대해 국내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우리아이 공부가 안 되는 진짜 이유 난독증’.
저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난독증’에 관한 진실을 집약적으로 들어본다.
‘지상의 별들을’을 보고 많은 학부모들이 눈물을 흘리며 아이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했다. 동시에 ‘난독증’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난독증이란 어떤 것인가?
서경란 원장=난독증은 태어날 때부터 뇌 기능의 이상으로 읽기가 잘 안 되거나 불가능한 경우를 말한다. 지능이나 교육 기간에 비해 읽기 기능을 터득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포함된다. 난독증이 있는 경우 글자를 소리로 바꾸는 것이 힘들어 매일 ‘글자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읽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당연히 다른 아이들과의 경쟁에서도 뒤쳐질 수밖에 없다.
아이들에 대한 부모들의 대응이 부적절한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 난독증에 대한 학부모들의 이해도는 얼마나 되나?
서 원장=이 책을 쓰게 된 이유가 바로 ‘난독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고 또 알리기 위해서다. 아이의 성적이나 성과가 노력한 만큼 나오지 않으면 학부모들은 당장 학원을 하나 더 등록하거나 공부시간을 늘린다. 학습의 기본인 ‘읽기’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들의 약 10%가 난독증으로 예측되는 만큼 난독증에 대한 학부모들의 이해와 관심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이명란 소장=실제로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아이의 난독증을 인지하지 못한 채 수많은 좌절감을 느낀 후에야 학습클리닉을 방문한다. 난독증 자체로 인한 읽기의 어려움은 물론 많은 아이들이 2차적으로 자신감을 잃어버리거나 우울감과 불안감을 호소한다. 외향적인 아이의 경우 문제아로 발전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 난독증을 의심할 수 있나?
서 원장=읽기가 안 되고, 책 읽기를 멀리한다면 난독증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노력에 비해 학업성취도가 많이 떨어지는 학습장애의 경우에도 난독증이 아닌지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난독증이 있는 경우 초등학교까지는 성적이 어느 정도 유지되다가 중학교 때부터 성적이 급하락할 수도 있다. 다른 영역에 비해 언어와 영어 영역의 성적이 떨어지는 고등학생들의 경우에도 난독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 소장=한글을 유달리 느리게(2~3년) 터득하거나 통문자는 잘 읽는데 낱글자를 읽는데 어려움을 가지는 경우, 책을 소리 내어 읽을 때 심하게 버벅거리거나 앞뒤 글자를 바꿔서 말하는 경우, 비슷한 글자나 ‘ㅁ’과 ‘ㅂ’을 지속적으로 혼동하는 경우 또, 심하게는 소리 내어 책을 읽는 그 자체를 싫어하는 경우 난독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난독증은 치료될 수 있나?
서 원장=뇌는 후천적으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두뇌 훈련으로 난독증도 치료가 가능하다. 두뇌 훈련은 두뇌 신경계에 변화를 주어 두뇌 리듬을 빠르고 정확하게 훈련하는 과정이다. 소리자극과 시각자극을 아주 빠른 속도로 두뇌에서 처리하는 것을 훈련(시지각·청지각 훈련)하게 된다. 아울러 태내에서부터 갖고 나온 신체적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인 기능의학적인 접근도 진행된다.
이 소장=난독증은 읽기 속도와 이해도 측정 등 전문적인 분석을 통해 그 진단이 가능하다. 훈련은 2~3개월 정도면 그 효과가 나타나며, 성적 또한 눈에 띄게 향상된다.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 원장=성적이 나오지 않는 아이들을 혼내고 꾸짖기 전에 공부가 안 되는 원인을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 뇌가소성을 감안할 때 난독증의 조기발견과 조기 치료는 아이를 키우는 데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정이다.
이 소장=난독증을 해결하지 않으면 다른 문제를 야기할 확률이 매우 높다. 내 아이가 조금이라도 읽기를 힘들어한다면 난독증을 의심,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를 권한다.
인터뷰 아이마인드의원 서경란 원장
아이마인드 두뇌학습클리닉 이명란 소장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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