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렬의 부동산 입지 분석 레시피

역사, 풍수, 미래 가치로 읽는 우리 동네 부동산

지역내일 2014-05-27

2000년대 들어서면서 아파트는 ‘집’보다는 돈벌이 수단이고 부동산은 사두면 오르는 걸 당연지사로 여겼다. 하지만 광풍이 지나가고 거품이 꺼지는 걸 경험한 우리 사회는 부동산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결 냉정하고 차분해졌다. 부동산 투자의 첫 출발은 입지 분석이다. 과거의 역사와 풍수지리의 관점에다가 현재의 모습과 미래 예측까지 씨줄과 날줄로 엮어 주요 지역의 부동산 입지를 분석한 책이 나왔다. <부자들만 알고 있는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의 김학렬 저자를 만나 답사에 얽힌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그가 분석한 송파구 부동산 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김학렬


‘부동산 답사가 일인 동시에 취미’라는 그는 전국의 웬만한 곳은 다 발로 뛰며 훑은 현장 전문가다. “지난 주말에도 초등생 딸과 아들 데리고 서울 성곽길에서 남산, 장충동까지 걸으며 풍수를 곁들여 동네 역사를 들려줬어요. 한편으로는 한남동 이태원, 경리단길의 꾸준한 변화상도 업데이트 했죠. 매주 식구들과 현장 답사를 다닙니다.”
한국갤럽 부동산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인 그는 국내 내로라하는 건설사, 유통업체, 리조트 회사 의뢰를 받아 입지와 투자성 분석, 분양시장 동향과 예측 업무를 오랫동안 해온 베테랑이다. 뿐만 아니라 신문방송, 사학을 전공해 우리 역사, 풍수지리에 애정이 깊고 1년에 100여권의 책을 독파할 만큼 애서가이기도 하다.
“부동산 정보는 넘쳐나는데 사람들의 해석 능력은 떨어지는 듯해요. 소위 ‘부동산 전문가’들이 쏟아내는 의견 가운데 ‘팩트’는 눈 여겨 봐야 하지만 ‘주장’은 참고만 해야 됩니다. 투자의 책임은 결국 본인 몫이기 때문에 남이 찍어주는 곳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할 줄 알아야 합니다.” 대화가 깊어질수록 강남, 종로, 은평, 용산, 인천, 부산까지 지역별 역사부터 현재의 모습, 미래 가치에 대한 정교한 분석이 쏟아져 나온다.


10년 공부로 깨친 ‘부동산 눈’
“2001년 3000만원 들고 신혼집 구하면서 실물 부동산에 눈 떴어요. 온갖 부동산 서적 탐독하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입해 최신 정보에 귀 쫑긋 세웠죠. 숱한 부동산 강좌 쫓아다녔고 재야의 투자 고수도 여럿 만났어요. 한편으로는 시간 쪼개가며 부동산 답사를 다녔고요. 업무상 출장이 다반사이기도 하고. 이렇게 10년쯤 하니까 부동산 눈이 떠지더군요.”
5년 전부터는 다음카페 ‘행복한 재테크’에 대한민국을 구석구석 누빈 답사기에 공들여 쌓은 지식을 녹여 ‘빠숑’이라는 필명으로 부동산칼럼을 썼고 차곡차곡 글이 모이자 내친김에 책까지 냈다.
서울 중의 서울 종로, 서울의 마지막이자 출발점인 송파, 용의 비상으로 서울의 중심이 될 용산, 뉴타운의 대명사 은평 등 그가 알짜로 뽑은 수도권 일대 8개 지역의 입지가 꼼꼼히 분석돼 있다. 그의 관심사인 역사와 풍수도 지역 분석의 도구로 활용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최근에는 블로그(blog.naver.com/ppassong)를 통해 꾸준히 부동산 칼럼을 올리는 중이다.

부동산


부동산 입지 분석의 네 가지 코드 “입지 분석을 위한 불변의 기준 4가지는 교통 편리성, 교육 환경, 생활 편의성, 환경 쾌적성입니다. 이 잣대로 관심 지역을 관찰하면 투자의 해답이 보일 겁니다.”
실제 그가 아는 전업 투자자는 모두 손 털고 나간 인천 부동산 시장에서 요즘 같은 불황에도 짭짤한 수익을 거둔다고 귀띔한다. “고수는 세상 밖에 잘 드러나지 않아요. 대신 점찍은 입지 딱 한곳만 지독하게 파고들며 물건을 찾고 기회가 올 때 승부수를 던지죠.”
부동산시장의 양극화는 계속될 거라며 그는 부동산컨설턴트 쫓아다니며 ‘찍어 달라’하기 전에 옥석을 가릴 부동산 내공부터 쌓기를 거듭 강조했다.



김학렬의 송파 부동산 돋보기


Q. 잠실의 미래 가치는?
분당이 성남과 거리를 두는 것처럼 잠실은 송파와는 별개의 브랜드다. 강남 3구에 송파가 포함되지만 강남사람들은 송파를 배제하는 묘한 심리가 있다. 반면 잠실만은 열외다. 사람들의 선호 지역이 압구정동-도곡동을 거쳐 현재는 반포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2016년 제2 롯데월드가 완공되면 잠실은 주목받게 될 거다. 때문에 재건축을 추진 중인 주공5단지를 늘 관심 가지고 보는 게 좋다. 석촌호수 주변 상권은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브랜드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Q.위례신도시 전망은?
강남에는 못 살아도 강남권에는 살고 싶다는 심리 때문에 송파가 주목 받았고 위례신도시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하면 된다. 다만 송파, 하남, 성남 세 지역에 걸쳐있기 때문에 향후 학군이 부동산 가격의 중요한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Q.송파구의 매력요소를 꼽는다면?
5백년 백제의 수도였던 역사성이다. 50년 역사의 계획도시 강남이 가질 수 없는 굉장한 자원이다. 한성백제박물관을 허브로 몽촌토성, 풍납토성 같은 유적지로 스토리를 입히면 송파구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Q.문정, 장지는 어떻게 보나?
동남권유통단지, 문정법조단지가 개발이 완료된 시점에서 인근의 문정동 일대에 주택수요가 늘면서 베드타운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Q. 송파 인근의 강동, 광진, 하남의 입지는 어떤가?
현재 하남 인구가 15만인데 하남미사지구에 추가로 15만이 유입된다. 도시가 2배로 커지기 때문에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이 일대 개발이 완료되면 강동구는 후광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다. 지금까지 강동구는 저평가 된 면이 있지만 하남 미사가 커지면 강동구는 지금처럼 서울의 끝자락이 아니다.
광진구 광장동 일대는 풍수적으로 명당으로 꼽히는 지역이라 잠재 가치가 있다. 하지만 하남미사, 강동구 개발이 진척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이니 기다림이 필요하다.


Q. 부동산 입지분석 전문가로 관심 지역은 어디인가?
용산에 관심이 많아 늘 주의 깊게 보고 있다.(웃음) 


오미정 리포터 j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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