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시자가 적은데다 응시자 집단에 상위권 학생들이 몰려있는 과목은 상위등급 획득이 어렵고 문제가 쉽게 출제될 경우 한 문제만 틀려도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
고3 이과 수험생들의 과학탐구과목 선택은 6월 모평 직전까지도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2학년 때까지 진로와 연계해 확실히 과목을 정해서 공부했다면 고민은 덜 하겠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입시에서 유리한 과목을 놓고 고민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3월, 4월 모의고사에서 기대보다 성적이 못 미쳤다면 고민은 더욱 커진다. 국·수·영 영역의 성적에 따라 탐구과목 선택이 바뀔 수도 있다. 국·수·영의 성적이 좋다면 탐구영역 공부에 보다 집중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보다 적은 노력으로 유리한 성적을 받을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해야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과학탐구Ⅱ 과목은 이제까지 모의고사 시험범위가 일부에 지나지 않아 실력을 예측하기도 힘들고 6월 모평부터는 상위권 N수생들이 합류하므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과학탐구 선택에 대한 고민, 어떻게 풀어 가면 좋을지 생각을 정리해봤다.
이과 상위권 과학탐구Ⅱ 치열한 경쟁 예상
2014학년도 수능부터 탐구영역 선택과목이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줄었다. 그 이전에는 서울대를 제외하면 3과목을 응시해 성적이 좋은 2과목만 반영할 수 있었기 때문에 허수 응시자가 많았다. 그런데 2014학년도부터는 허수응시자가 없어 상대적으로 상위등급을 획득하기가 어렵다.
또한 서울대와 카이스트의 경우 과학탐구Ⅱ 과목을 지정하고 있어 이과 상위권 학생들이 몰린다. 2015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 교과의 Ⅰ+Ⅱ 또는 Ⅱ+Ⅱ 조합만을 허용하며, 카이스트는 지난해부터 모집한 수능우수자전형에서 서로 다른 교과의 Ⅰ+Ⅱ 또는 Ⅱ+Ⅱ 조합을 허용하고, Ⅰ과목은 변환표준점수×0.9, Ⅱ과목은 변환표준점수×1.0을 적용하므로 Ⅰ과목은 10%를 감점하는 셈이다.
여기에 2015학년도부터 의대정원이 대폭 늘어나 입시학원 전문가들은 최상위권 재수생들이 늘었다고 분석한다. 의대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과학Ⅱ를 반드시 응시할 필요는 없지만 주요의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 중에는 수능성적이 예상보다 미흡했을 경우 서울대 이공계열도 염두에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Ⅱ과목 응시자가 많다. 이과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과학Ⅱ 과목에 대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이유이다.
과목별 응시자수와 응시자 집단의 특성 고려해야
2014학년도 수능에서 과학탐구 영역의 응시자는 총 235,946명으로 전체 응시자의 약 40.3%였다. 선택과목별 응시자는 표에서 알 수 있듯이 Ⅰ과목을 선택한 응시자가 많으며 Ⅰ과목 중에서도 생명과학Ⅰ, 화학Ⅰ에 선택이 몰렸다.
Ⅱ과목 응시자는 3과목을 선택할 수 있었던 전년도에 비해 현격히 줄어 2013학년도 155,627명에서 2014학년도 66,076명으로 절반도 안 되었다. Ⅱ과목 중에서는 생명과학Ⅱ를 선택한 응시자가 39,676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이 또한 전년도 72,416명의 절반 수준이었다.
<2014학년도 수능 과학탐구 영역 과목별 응시자수>
Ⅱ과목 응시자가 적은데다 그 응시자 집단에 상위권 학생들이 몰려있다는 점은 상위등급 획득이 상당히 어렵거나 문제가 쉽게 출제될 경우 자칫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하락은 물론이고 백분위변환표준점수에서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됨을 의미한다.
실제로 작년 수능에서 Ⅰ과목 만점자의 경우 표준점수가 물리Ⅰ 69점, 화학Ⅰ 71점, 생명과학Ⅰ 71점, 지구과학Ⅰ 73점이었지만, Ⅱ과목 만점자의 경우 표준점수가 물리Ⅱ 66점, 화학Ⅱ 72점, 생명과학Ⅱ 67점, 지구과학Ⅱ 68점으로 상당히 어렵게 출제돼 만점자가 극소수였던 화학Ⅱ를 제외하면 Ⅰ과목에 비해 점수가 낮았다. 특히 생명과학Ⅱ의 경우 비교적 쉽게 출제되자 만점자만 1,226명으로 3%가 넘었고, 3점짜리 한 문제 틀린 학생은 1등급은 획득할 수 있었지만 무려 9%나 돼 백분위변환표준점수가 상대적으로 불리했다.
과학탐구Ⅱ 과목, 선택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렇다면 과학탐구Ⅱ 과목 선택에 대한 기준은 어떻게 정하면 좋을까. 물론 진로와 연계해 Ⅱ과목을 깊이 있게 공부해왔다면 Ⅱ과목 선택을 피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단지 3학년 때 내신과목으로 공부했다는 이유만으로 Ⅱ과목을 선택하거나 수능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리, 혹은 친구들이 선택하니까 왠지 나만 안 하면 뒤처지는 것 같아서 선택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2학년까지의 성적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서울대나 카이스트를 목표로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면 학교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통해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다. 입시현실을 고려하면 Ⅱ과목을 반드시 응시해야하는 대학이나 유리한 가산점을 적용하는 대학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굳이 상위권 경쟁이 치열한 Ⅱ과목을 선택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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