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인류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출판
2년 만에 나온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소설 ‘제3인류’눈 작가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이 다시 한 번 발휘된 세 권의 과학소설이다. 단행본이 아닌데다 과학 소설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작가의 파워를 믿기로 했다. 첫 장을 넘기니 작가의 메시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점은 당신이 이 소설책을 펴서 읽기 시작하는 순간으로부터 정확히 10년 뒤의 오늘’이고, 이 이야기는 절대적인 시간이 아니라 상대적인 시간에서 펼쳐진다는 것이다. 10년 뒤 오늘, 절대적 시간, 상대적 시간, 도대체 무슨 말이지? 어쩐지 평소에 편안한 소설 위주로 책을 읽었던 나를 가만두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로 들려서 마음을 다잡고 책장을 넘겼다.
이야기는 현재의 인류 이전에 첫 번째 인류가 있었음을 설정하고 시작한다. 그들은 키가 17미터에 달하는 거인족이었고, 고도의 문명을 이룩하였지만 멸종되고 말았다. 그들의 문명을 바탕으로 현재의 인류는 편안하게 살고 있지만 어딘가 불안하다. 한편 파리에서는 과학자들이 황폐한 환경과 방사능 속에서도 살아남을 신종 인간을 탄생시키려는 비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인류의 진화가 ‘소형화’의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믿는 생물학자 다비드 웰즈와 ‘여성화’가 인류의 미래라고 믿는 내분비학자 오로르 카메러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새로운 인류의 탄생이라는 큰 줄기 속에 방사능 유출, 대전염병, 자본주의 폐해, 종교와 인종차별로 인한 잔인한 전쟁 등이 객관적인 시각으로 드러난다.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이렇게 복잡한 곳이었나, 지금 인류는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그렇다면 나는 어디쯤에 머물고 있는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또한 이야기 중간마다 등장하는 지구(책속에서 살아있는 생명체인 가이아로 표현된다)의 1인칭 독백은 우리가 겪고 있는 자연재해가 결코 우연이 아니며 지구의 의도된 경고일 수도 있음을 알게 한다.
요즘 전국의 조류들이 AI감염으로 떠들썩하다. 대처방법으로 무수한 닭과 오리들을 땅 속에 매몰시키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금 가이아는 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인간에게 어떻게 경고할 지 문득 두려워진다.
윤정미 리포터 miso0818@hanmail.net
<이런 책들도 있어요>
파피용
뫼비우스 그림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출판
태양 에너지로 움직이는 거대한 우주 범선 ‘파피용’을 타고 1천 년간의 우주여행에 나선 14만 4천명의 마지막 지구인들. 반목과 고통의 역사를 반복하는 인간에 의해 황폐해진 지구를 떠나 새로운 희망의 별을 찾아 나선다.
웃음 1,2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출판
‘웃음’의 중심 소재는 유머의 생산과 유통이다. 작가의 상상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수없이 접하는 우스갯소리들이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만나는 절묘한 유머와 조크. 혹시 누군가, 또는 어떤 조직이 의도적으로 만들어 퍼뜨리는 것은 아닐까?
나무
뫼비우스 그림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출판
‘나무’라는 제목은 여기 수록된 한 이야기에서 따온 것으로, 미래의 모든 가능성들을 나무처럼 계통도로 그려서 검토해 본다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은유하고 있다. 수록된 이야기들 하나하나가 정밀한 예측의 나무 그림을 위한 작은 가지들이다.
추천 홍문당서적 김중명 북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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