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다. 1989년에 생을 마감했으니 한참을 우리와 동시대에 살았던 그녀다. 하지만 우리는 그녀에 대해 잘 모른다. 창작뮤지컬 <덕혜옹주>는 우리가 잘 모르는 그녀의 삶, 그것도 1925년 그녀가 일본으로 끌려간 시점부터 1962년 고국으로 돌아올 때까지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아냈다.
알려진 대로라면 덕혜옹주는 일본 백작 소 다케유키와 정략 결혼한 후 딸 ‘정혜’를 낳았고, 그의 딸 정혜는 젊은 나이에 실종됐다. 남편 다케유키는 패망 후 덕혜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켰을 뿐만 아니라, 덕혜와 이혼한 1955년에 일본 여성과 재혼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뮤지컬 속 다케유키는 다르다. 그는 비록 덕혜옹주와 정략결혼을 했지만 가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남편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덕혜와 딸 정혜, 그리고 다케유키는 서로를 사랑하고 그리워하지만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면서 가족의 의미를 찾아간다.
가족과 조국에게 버림받은 충격으로 조발성치매증을 앓게 된 덕혜. 그녀의 딸 정혜는 격리된 엄마를 그리워하며 학교에서 조센징이라 놀림을 받으며 힘겨운 날들을 보내다가 결국 자살을 암시하는 편지글을 남기고 사라진다. 그리고 그 딸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일본인 아빠 다케유키.
어느덧 관객석은 훌쩍훌쩍 눈물을 삼키는 소리로 가득 차게 된다. “들리나요 돌아봐주세요 울고 있는 아이가 있으면 안아주세요 내 딸 정혜일지 몰라요” 정혜와 덕혜 1인 2역을 하는 배우 문혜영의 노래가 구슬프게 흐를 때면 관객들의 슬픔은 절정을 이룬다. 왜 우리의 역사는 이다지도 슬프기만 한 것인지.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님을 모시고 관람하기 좋은 뮤지컬 <덕혜옹주>는 6월 1일까지 성수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070-8878-8440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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