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랬습니까?” 시민들의 울분 가득한 문화광장

안산시민사회연대 촛불 행동 2만 명 운집

지역내일 2014-05-15 (수정 2014-05-15 오전 10:20:03)

어른들의 잘못으로 피지도 못한 채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과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따뜻한 마음이 노란 띠가 되어 화랑유원지 분향소를 감쌌다. 지난 10일 ‘세월호 침몰사고 문제해결을 위한 안산시민사회연대’ 는 화랑유원지와 안산 문화광장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인간띠 잇기 행사와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국민촛불행동’을 진행했다.

집회1




“잘 가라 얘들아 어른들이 미안하다”
세월호 침몰 25일째인 지난 10일 오후 3시. 전국에서 모인 조문객과 안산시민들은 화랑유원지에 있는 합동분향소를 거대한 인간띠로 감쌌다. 안산시민사회연대 김경민 사무국장은 “우리들의 잘못으로 희생된 아이들을 마지막으로 품어주고 싶다는 의미에요. 아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하늘나라로 가길 기원한 후 아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보이는 행사”라고 말했다.
노란리본으로 묶어 거대한 띠를 만든 참가자들은 분향소를 감싼 후 노란풍선에 마음을 담아 하늘로 올려 보냈다.
희생자 추모의식이 끝난 후 화랑유원지에서 문화광장까지 긴 침묵행진이 이어졌다. 문화광장 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진실을 밝히는 국민촛불 행동이 진행됐다.




“아들아 너희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5월 거리극축제로 한 판 웃음꽃이 피었을 문화광장에는 아이들을 지키지 못한 어른들의 눈물방울만 뚝뚝 떨어졌다. 안산시고교회장단연합이 제작한 ‘세월호 영상’ 상영과 태안불법사설 해병대캠프유가족의 추모사에 이어 엄마의 노란손수건 대표가 무대에서 ‘왜 그랬습니까?’를 읽어갈 즈음 광장에는 어깨를 떨구고 흐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엄마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인터넷 카페 ‘엄마의 노란손수건’ 대표는 “왜 그랬습니까? 왜 안전검사를 제대로 받지 못한 배가 적재정량보다 많은 짐을 싣고 출항을 할 수 있었는가? 왜 배가 넘어가도록 해경은 단 한명의 아이도 구해내지 못했는가?”라며 울분을 토했고 “정말 돈 때문 이었냐?”고 절규했다.
문화광장에 가수가 꿈이었던 보미양의 노래가 울리고 사랑하는 아들 딸을 먼저 보낸 유족대표가 아이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글을 읽어나가자 흐느낌은 곧 통곡으로 이어졌다. 아이들이 남긴 마지막 영상에서 ‘엄마 아빠 아 내동생 내동생 어떻하지’라고 말했던 동혁이의 엄마는 동혁이에게 띄우는 마지막 편지에서 “동혁아 너의 엄마로 살게 해 줘서 고맙다. 네가 마지막 순간에도 걱정했던 너의 아빠와 동생 엄마가 끝까지 꼭 지켜줄게”라고 약속했다.

집회2




슬픔을 넘어 분노로, 철저한 진상규명 요구
시민들의 슬픔은 정부의 무능한 대처와 언론의 왜곡된 보도에 상처 입은 유가족들을 보며 점점 분노로 변해갔다. 유가족 대표회의의 법적 대리인인 민변 권영국 변호사는 “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상처를 치유하는 길”이라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모든 사람은 진상조사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아이들의 한을 달래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선옥 씨(상록구 사동 거주)는 “태안 해병대 캠프 희생자들이 150일 넘게 시위 중이라는 사실을 오늘 처음 알았다. 이 사건도 철저한 진상규명 없이는 어느새 사람들의 이 전에 발생한 수많은 안전사고처럼 기억에서 사라질 것이다”며 “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는지 철저히 밝히고 책임자도 처벌해 우리사회가 한 발 나아가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산시민사회연대 공동대표단은 △실종자 수색작업에 최선을 다할 것 △범국민대책위원회와 국민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 △국회는 피해자 가족과 생존자들을 지속적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법안을 제정할 것 △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행동할 것을 제안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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