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오후 2시 원주교육문화관 독서회실에서 고전동화 주인공들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그 주인공들에게 목소리로 생명을 불어넣는 이들이 바로 은나래동아리(대표 김구혜) 회원들이다. 구연동화를 같이 배우던 동기 3명이 의기투합해 2010년 은나래동아리를 만든 것이 그 시작이다.
올해로 5년차가 된 은나래동아리는 평균 연령이 67세인 할머니들이 모여 매달 한 두 작품씩 정기적으로 공연도 하고 봉사 활동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동아리 회원들은 공연 할 동화를 고르는 일부터 시작해 공연 마무리까지 다 같이 함께 의견을 나눈다. 리포터가 찾아 간 날도 할머니 6총사는 대본에 밑줄을 그어가며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었다.
● "공연 요청이 오면 무조건 달려갑니다"
공연 작품인 전래동화 대본에 나오는 등장인물 인형들도 손수 다 할머니들이 직접 만든다. 인형극 무대를 설치하는 일도 동아리 회원들 모두 하나부터 열까지 서로 서로 가르치고 배워가며 다 함께 한다. 나사를 조이고 커튼을 붙여 무대가 완성이 되면 손수 만든 나무 모양, 초가집 모양의 장식품까지 붙여 동화 속 세상을 만드는 일도 손발이 척척 맞는다.
이렇게 맥가이버도 울고 갈 재주를 가진 할머니들이지만 한 가지 못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운전이다. 6총사 모두 운전을 못해 공연에 필요한 모든 도구와 장치를 각자 나눠들고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 공연을 다닌다. 그래도 공연 요청이 있는 곳이면 무조건 달려간다. 동아리의 살림꾼인 총무 정동화(69) 할머니는 “자기 차로 운전도 할 줄 알고 동화와 봉사를 사랑하는 회원이 들어오면 좋겠다”고 작은 소망을 내보였다.
동아리의 맏언니이자 대표를 맡고 있는 김구혜(71) 할머니는 “영어회화도 배우고 인형극 연습도 하고 정기적으로 공연봉사도 다니면서 매일 매일이 바쁘고 신나죠. 그러다보니 스카프라도 더 예쁜 걸로 하려고 신경을 쓰니까 나이고 뭐고 다 잊어먹죠” 라며 회원들 자랑을 시작했다. 할머니 6총사가 모이는 목요일과 정기공연일을 제외하곤 모두들 각자의 일정으로 바쁘다. 문화관광부와 한국국학진흥원이 주관하는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로 활동 중인 총무할머니를 비롯해서 진달래합창단 단장, 노인상담사, 목장주인에 고추농사꾼까지 할머니 파워는 대단했다. 게다가 600세대 할머니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센스 있는 패션 감각에 출중한 목소리 연기까지 모든 걸 다 가진 진정한 프로들이다.
● 재미, 교훈, 감동 3종 세트로 만나는 전래동화
구연동화를 시작한 동기는 귀여운 손주에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해주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서이다. 할머니의 구수한 목소리로 옛날이야기 속에서 오늘에 되살릴 만한 가치와 교훈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또 다른 동기라고 회원들은 말한다. 대본을 다 외워서 하지는 못하지만 각자 맡은 역할에 빠져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연습한 인형극이 정말 재밌고 감동적이란 얘기를 듣는 것 역시 또 다른 목표라고 했다.
이런 열정이 있기에 할머니들이 하는 공연이니 경로사상을 가지고 봐주겠다는 사람은 오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아이들이 호기심 어린 눈망울로 인형극에 빠져있는 모습이 동아리 회원들에게는 최고의 즐거움이며 다시 공연을 준비할 힘과 열정의 원천이라고 했다.
● 전문 인형극단으로 첫 무대 준비
은나래동아리는 5년간의 다양한 봉사활동과 정기 공연활동을 인정받아 올해 3월 원주시 2014 문화예술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공연후원금을 받았다. ''전래동화가 인형극 속으로-복사골 심청이, 단군신화''란 주제로 한 큰 공연을 앞두고 있다. 대형 무대에 걸 맞는 무대 장치도 준비해야 하고 인형도 새로 만들거나 재정비를 해야 한다. 공연에 쓸 배경음악도 선정해 사전 녹음까지 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할머니 6총사가 다 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건강관리도 해야 하는 나이지만 할머니들의 눈동자엔 빛이 반짝반짝 나는 듯하고 발걸음은 더욱 가벼워보인다. 공연 예정인 작품은 벌써 첫 대본 연습이 시작되었다. 할머니들이 하는 인형극이라 세대차이 난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요새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행어도 공부 중이라고 한다.
나이 따위는 집에 놔두고 열정적이고 감성이 충만한 하루를 사시는 할머니들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오늘 하루도 뜨겁게 살고 있는지.
가입 문의 010-8742-1453
신애경 리포터 repsh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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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년차가 된 은나래동아리는 평균 연령이 67세인 할머니들이 모여 매달 한 두 작품씩 정기적으로 공연도 하고 봉사 활동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동아리 회원들은 공연 할 동화를 고르는 일부터 시작해 공연 마무리까지 다 같이 함께 의견을 나눈다. 리포터가 찾아 간 날도 할머니 6총사는 대본에 밑줄을 그어가며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었다.
● "공연 요청이 오면 무조건 달려갑니다"
공연 작품인 전래동화 대본에 나오는 등장인물 인형들도 손수 다 할머니들이 직접 만든다. 인형극 무대를 설치하는 일도 동아리 회원들 모두 하나부터 열까지 서로 서로 가르치고 배워가며 다 함께 한다. 나사를 조이고 커튼을 붙여 무대가 완성이 되면 손수 만든 나무 모양, 초가집 모양의 장식품까지 붙여 동화 속 세상을 만드는 일도 손발이 척척 맞는다.
이렇게 맥가이버도 울고 갈 재주를 가진 할머니들이지만 한 가지 못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운전이다. 6총사 모두 운전을 못해 공연에 필요한 모든 도구와 장치를 각자 나눠들고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 공연을 다닌다. 그래도 공연 요청이 있는 곳이면 무조건 달려간다. 동아리의 살림꾼인 총무 정동화(69) 할머니는 “자기 차로 운전도 할 줄 알고 동화와 봉사를 사랑하는 회원이 들어오면 좋겠다”고 작은 소망을 내보였다.
동아리의 맏언니이자 대표를 맡고 있는 김구혜(71) 할머니는 “영어회화도 배우고 인형극 연습도 하고 정기적으로 공연봉사도 다니면서 매일 매일이 바쁘고 신나죠. 그러다보니 스카프라도 더 예쁜 걸로 하려고 신경을 쓰니까 나이고 뭐고 다 잊어먹죠” 라며 회원들 자랑을 시작했다. 할머니 6총사가 모이는 목요일과 정기공연일을 제외하곤 모두들 각자의 일정으로 바쁘다. 문화관광부와 한국국학진흥원이 주관하는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로 활동 중인 총무할머니를 비롯해서 진달래합창단 단장, 노인상담사, 목장주인에 고추농사꾼까지 할머니 파워는 대단했다. 게다가 600세대 할머니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센스 있는 패션 감각에 출중한 목소리 연기까지 모든 걸 다 가진 진정한 프로들이다.
● 재미, 교훈, 감동 3종 세트로 만나는 전래동화
구연동화를 시작한 동기는 귀여운 손주에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해주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서이다. 할머니의 구수한 목소리로 옛날이야기 속에서 오늘에 되살릴 만한 가치와 교훈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또 다른 동기라고 회원들은 말한다. 대본을 다 외워서 하지는 못하지만 각자 맡은 역할에 빠져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연습한 인형극이 정말 재밌고 감동적이란 얘기를 듣는 것 역시 또 다른 목표라고 했다.
이런 열정이 있기에 할머니들이 하는 공연이니 경로사상을 가지고 봐주겠다는 사람은 오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아이들이 호기심 어린 눈망울로 인형극에 빠져있는 모습이 동아리 회원들에게는 최고의 즐거움이며 다시 공연을 준비할 힘과 열정의 원천이라고 했다.
● 전문 인형극단으로 첫 무대 준비
은나래동아리는 5년간의 다양한 봉사활동과 정기 공연활동을 인정받아 올해 3월 원주시 2014 문화예술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공연후원금을 받았다. ''전래동화가 인형극 속으로-복사골 심청이, 단군신화''란 주제로 한 큰 공연을 앞두고 있다. 대형 무대에 걸 맞는 무대 장치도 준비해야 하고 인형도 새로 만들거나 재정비를 해야 한다. 공연에 쓸 배경음악도 선정해 사전 녹음까지 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할머니 6총사가 다 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건강관리도 해야 하는 나이지만 할머니들의 눈동자엔 빛이 반짝반짝 나는 듯하고 발걸음은 더욱 가벼워보인다. 공연 예정인 작품은 벌써 첫 대본 연습이 시작되었다. 할머니들이 하는 인형극이라 세대차이 난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요새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행어도 공부 중이라고 한다.
나이 따위는 집에 놔두고 열정적이고 감성이 충만한 하루를 사시는 할머니들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오늘 하루도 뜨겁게 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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