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과 후 수업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과목 중 하나가 요리 수업이다. 요리 수업이 인기를 끌면서 방과 후 아동요리지도사에 대한 주부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아동요리지도사란 요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아동의 연령에 따른 적절한 요리수업을 통해 수학, 과학, 언어, 탐구 능력, 정서발달, 자기 주도 학습 능력, 논리력, 창의력 발달을 향상시켜주는 전문가를 말한다. 아이들은 아동요리 수업을 통해 직접 요리를 만들어보게 되며 이를 통해 오감체험과 자유로운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자르기, 썰기 동작을 통해 음식의 크기, 두께, 등분 어림하기 등 수학적 사고가 발달되게 되는 것은 물론 음식을 찌고, 볶고, 부치고, 오븐 사용을 통해서 재료의 형태, 질감, 냄새, 색깔 등의 변화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과학적인 지식도 습득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이 만든 다양한 요리를 섭취함으로써 편식이나 비만에서 벗어나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게 된다.
학습 효과는 물론 건강한 식습관 형성에 도움
실제 아동 요리 수업을 잠시 들여다 보자. 지난 주 아동요리지도사 서미현씨가 안양의 한 영어유치원에서 ‘브리또 만들기’ 수업을 진행했다.
“선생님이 오늘 그림을 그리려고 해요. 우리 친구들은 그림을 어디에다 그려요?”
“도화지에 그리죠~.”
“색은 무엇으로 칠할까?”
“색연필로 칠해요.” “크레파스로 칠해요.”
“그런데 선생님은 오늘 도화지랑 크레파스를 안가져 왔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서 지도사가 질문을 마치고 준비해온 파프리카와 양상추, 적채, 다양한 색깔의 과일들을 테이블에 올려놓자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주제는 ‘내가 제일 좋하하는 사람 얼굴 만들기’. 아이들은 제각각 주어진 또띠아에 양상추를 손으로 찢어 머리를 표현하고 붉은색 파프리카로 입술을 표현하기도 하며 엄마의 얼굴을, 동생의 얼굴을 만들어 간다.
서 지도사는 “주제는 아이들의 나이와 계절 등 경우에 따라 달라진다. 어느 때는 봄 풍경을 표현하기도 하고 또 어느 때는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자신의 얼굴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며 “자신의 느낌을 요리로 표현한 아이들의 작품을 보면 너무 잘 표현해 놀라울 때가 많다”고 전했다.
서미현씨가 아동요리지도사가 된 것은 우연히 아동요리지도사 교육이 있다는 안양여성센터의 안내문을 보면서부터다. 평소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고 두 아이의 엄마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요리와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 필요
교육은 총 176시간. 하루에 4시간씩 주 5일 매일 수업을 받았다. 수업은 이론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모의수업으로 실전감각까지 익힐 수 있도록 진행된다. 교육이 끝난 후에는 선배를 따라다니며 보조강사로 활동하며 경험을 쌓았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한 결과 초등학교의 방과후수업, 중학교의 동아리수업,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요리수업까지 그를 찾는 곳들이 많아졌고 현재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요리를 할 때 긴 시간 준비하지만 먹는 시간은 짧은 것처럼 아동요리를 지도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시간에 완성품을 만들기 위해 강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또 학교의 경우 조리실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칼 도마 오븐까지 기구를 마련하고 운반하는 일에도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며 “단지 아동요리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해서 ‘잠깐 해볼까’ 하는 호기심으로 도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요리와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꾸준히 즐겁게 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Mini Interview_서미현 아동요리지도사
“아이들에게 요리의 즐거움을 알게 해 주고 싶어요”
고호의 작품 ‘자화상’을 보여준 후 자신의 얼굴을 표현해 보는 수업을 진행한 일이 있어요. 어떤 친구는 입을 크게 표현했어요. 왜 입이 이렇게 큰지 물으니 말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입을 크게 표현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친구는 눈을 빨간색 파프리카를 잘라 표현했어요. 감기에 걸려 열이 난다고 하네요. 요리 지도를 하다 보면 아이들의 창의적인 표현에 감탄할 때가 많아요. 처음 아동요리지도사를 시작했을 때는 학부모의 입장에서 무언가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려고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은 즐겁게 요리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요. 스트레스를 풀면서 학습에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게 됩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요리를 포장해서 집에 가져가는 것을 좋아해요. 자연스럽게 그 날 이야기 거리도 생깁니다. 요리 기구를 옮기면서 힘들 때는 왜 이 일을 시작했을까 후회 될 때도 있지만 완성된 요리를 보면서 좋아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볼 때면 그런 생각이 모두 사라진답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