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Talk ‘가족’

4家 4色 색다른 가족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지역내일 2014-05-11

달마다 사람들은 무엇을 이야기 할까요? ‘이달의 Talk'' 코너는 매달 첫 주에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그 달에 사람들이 많이 나눌 법한 이야기를 리포터들이 듣고 생생하게 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이 오면 가족의 의미에 대해 한번쯤 더 생각해보게 되지요. 같은 집에 함께 살면서 사랑하고 미워하고 정이 드는 가족. 여러분에게 가족은 어떤 존재인가요? 세월호 참사로 가족의 소중함이 더 절실하게 느껴지는 이때, 조금은 색다른 네 가족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공개입양으로 가족의 정의 새로 쓰는 사리현동 홍종미씨 가족
“입양은 눈물의 드라마 아닌 일상의 행복”


홍종미(45)씨와 김용찬(46)씨 부부에게는 탁구선수가 꿈인 아들 민규(13)가 있다. 9년 전 입양된 일만 빼면 여느 아이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초등학생이다.
20대 시절 보육원 봉사 모임에서 만난 홍 씨 부부는 10년 동안 보육원 봉사활동을 하며 입양의 절실함을 깨달았다. 당시 보육원 아이들은 19세에 정부지원금 300만 원을 받고 자립해야 했다. 사회에 뿌리내리기 힘든 제도였다. 보육원 생활이 길어질수록 생기를 잃어가는 모습도 안타까웠다.
이들은 결혼 후 위탁모의 손에서 자라던 네 살 난 민규를 공개입양했다.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는 모습은 그 자체로 홍 씨 부부에게 힘이 되어주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서 거실에 큰 창을 내고 주변을 책장으로 짰죠. 제가 꿈꾸던 그대로 아이가 책을 볼 때 모든 시름을 잊어요.”



입양 막는 입양특례법
홍종미씨 부부는 둘째도 입양할 계획이다. 그러나 2012년 개정된 입양특례법이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입양을 원할 경우 친모가 출생신고를 하도록 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친모를 알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한다는 것이 이유였지만, 2011년 한 해 37명이었던 베이비박스 아기는 법 개정 후 2013년에는 252명으로 오히려 세 배 늘었다.
홍 씨는 요즘 5월 10일 성남 을지대학교에서 열릴 1회 전국입양가족한마음대회 준비로 바쁘다. 한 아이라도 더 가정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법을 고치자는 것이 이번 행사의 취지다.
“동생이랑 좋아하는 것도 같이 하고 서로 부둥켜안으면서 놀고 싶다”는 민규의 바람도, 소중한 아이들이 가정에서 잘 자랄 권리도 홍 씨는 꼭 지켜주고 싶다. 뜨겁게 아이를 가슴으로 품은 이름, ‘엄마’이기 때문이다.




늦둥이 나혜 키우며 돈독해 진 중산동 정성현씨 가족

“늦게 낳은 셋째 덕에 웃을 일이 많아졌어요”


“막연하게 셋째를 갖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안 들어섰어요.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남편이랑 외친 말이 ‘대박!’ 그래서 태명이 대박이에요.”
중산동 정성현(39)씨는 지난해 12월 2일 자연분만으로 셋째 나혜를 낳았다. 남편 김종진(39)씨 사이에 낳은 다윤(15) 보성(13) 남매를 키우던 중이었으니 한참 벌어진 터울, 그야말로 늦둥이였다. 열 달 내내 입덧으로 고생했지만 정 씨는 셋째 나혜가 고맙기만 했다.
“입덧을 심하게 하니까 먹는 것도 가려먹고 조절하게 됐어요. 좋은 것 먹게 해주고 나쁜 것을 차단해준 거잖아요. 아이에게 감사하게 생각해요.”
진짜 행복했던 것은 늙은 나이에 임산부가 되어 느긋하게 대접받는다는 느낌이었다. “나혜로 인해 힘든 일 덜하게 되고 신랑도 많이 거들어줘 좋았어요.”


늦둥이 보는 게 우리가족 힐링
아이들이 자라고 점점 한자리에 가족끼리 모일 기회가 뜸해지는 참에 나혜는 태어났다.
“아침에도 밤에도 다들 나혜 주위로 모이는 거예요. 전에도 행복했지만 지금은 더 화목해진 것 같아요.”
늦둥이를 낳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알게 됐다는 정성현씨. 젊은 시절 준비가 덜 된 상태로 낳아 기른 첫째 둘째와 달리 나혜를 바라볼 때는 마음이 더 느긋해진단다.
큰 딸 다윤이는 동생의 탄생으로 사춘기 특유의 예민함이 완화되기도 했다. 인터뷰 중 학교에서 돌아온 다윤이는 능숙한 솜씨로 동생을 안아 재웠다. 언니 오빠가 육아분담을 해주니 몸도 그리 힘들지 않다는 것이 정씨의 이야기다.
“자식이 많으면 힘들다고 하지만 그만큼 기쁨을 더 주는 것 같아요. 아이를 보고 있으면 그게 힐링이에요. 늦둥이는 한명씩 있으면 가정마다 행복이 더 많아질 거 같아요. 강추예요 강추.”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5남매 다둥이 아빠 봉일천 김태희씨 가족
보물 같은 다섯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들, 
바로 행복입니다


김태희(48)씨 집 문에는 교보문고에서 인정한 ‘책을 많이 읽는 가족’이란 스티커가 붙어 있다. 다섯 자녀를 키운다는 점도 예사롭지 않은데 다독하는 가정이라니. 중학생 아들 흰두루부터 초아 꽃삽이 해밀이 봄울까지 1남 4녀는 김 씨네 부부의 보물 다섯이다.
한명의 아이도 키우지 못해 버리는 세상, 김태희씨에게 다섯 자녀를 둔 사연을 물었다. “부모로부터 형제간의 돈독한 우애를 물려받았죠. 제 형제가 2남 2녀라 자연스레 2남 2녀를 계획했는데 저와 생각이 같은 아내 덕에 다둥이 아빠가 됐죠.”
아내 양태인(39)씨는 “간혹 아이들을 잘 못 챙겨주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있지만 엄마가 덜 챙겨주는 부분만큼 잔소릴 덜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아이로 자라길 바라지 않는다
대안학교를 운영했던 김태희씨는 ‘아이 각각의 타고난 고유성은 존중하되 특별하게는 키우지 말자’는 교육철학을 갖고 있다. 남과 달리 특별하게 키우려는 데서 갈등과 수동적인 교육의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믿는 그는, 네 아이들의 학교 상담부터 모든 교육문제를 챙기며 함께 책 읽고 얘기 나누거나 역사문학기행을 떠난다. 남한산성을 찾았다면 ‘성’을 시어로 하여 시를 짓게 하는 등 유적지 기행에 문학적인 감성을 더하려는 아빠의 노력 덕에 아이들의 시 짓는 실력은 수준급이다. 양태인씨는 “아빠를 닮아서 아이들이 백일장 등이나 학교 글짓기 대회에서 꼭 상 하나씩은 탄다”며 “아이들이 학교에서 행복지수 테스트를 했는데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게 됐다”고도 한다. 항상 아빠와 함께 대화하고 공부하고 노는 게 일상인 아이들에겐 당연한 결과다.




국경을 초월한 사랑을 이룬 다문화가정 행신동 마쯔모토 아키라씨 가족
소통을 위한 가족여행, 새록새록 추억이 쌓인다


행신동에 거주하는 김희정(45)씨는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세 자녀를 둔 평범한 가정주부다. 하지만 그의 남편은 일본인 마쯔모토 아키라(47)씨다. 두 사람은 같은 교회를 다니던 지인의 소개로 만나 일본인 남편과 한국인 아내로 부부의 연을 맺었다. 양쪽 부모님의 심한 반대를 극복하기까지 숱한 어려움이 있었다. “세월이 가니 부모님들도 이해하시고 저희를 인정해 주셨죠”라고 아키라씨는 말한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학교에서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배우거나 주위로부터 안 좋은 얘기를 듣는 경우 속상해 하고 그런 모습을 지켜봐야했던 두 사람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또 김희정씨는 아이들이 커 가면서 속 깊은 대화를 나누어야 할 때 아빠와는 그런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 점이 아쉽다고 말한다. 그래서 김 씨 부부는 매년 시댁인 일본을 오가며 가족여행을 통해 아이들과 즐기고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장소 선택 등 프로그램에 신경을 쓴다. 



여행사진을 활용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다
작년 여름, 김 씨네 가족은 시코쿠 근처에 있는 무인도의 해수욕장을 찾았다. “사슴과 원숭이만 살고 있는 섬이라 어딜 가든 조용하고 한적한 딴 세상 같았죠. 저희 가족이 바닷가에서 놀고 있는데 원숭이들이 나타나 옷가방이랑 짐을 막 뒤지는 거예요. 음식 등을 찾아 먹고 있는 모습을 보니 당황스럽고 조금 무섭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아이들은 ‘동물원의 사파리에 와 있는 것 같다’ 며 마냥 신기해했죠.”
김희정씨는 여행을 다녀오면 찍은 사진들을 한 쪽 벽면에 걸어둔다. 한번 씩 아이들과 사진을 보면서 즐거웠던 순간을 회상하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다른 얘기들로 자연스레 이어져 소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한다. 여행을 통해 새록새록 정이 쌓이고 추억이 쌓인다.
박은전 리포터 jeonii@daum.net




>>> 5월에 함께 가요 ‘가족을 위한 힐링프로그램’


가족과 함께하는 향토유적답사
파주 문화원이 매달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5월에는 1일부터 접수를 시작하며 10일에 선사유적지를 순례한다. 월롱 당하리 고인돌과 전곡선사유적지를 돌아본다. 아침 9시 30분에 파주문화원을 출발해 유적지를 돌아본 후 오후 4시에 공설운동장에 도착한다. 식비와 차량비 포함하여 참가비는 1인 2만 원이다.
문의 031-941-2425 파주문화원


제3회 DMZ 청소년평화자전거 고고씽!
청소년의 달을 기념하여 교하청소년문화의집에서 여는 행사다. 5월 25일(일) 오후 1시에 임진각에서 출발해 오후 4시까지 DMZ자전거 투어를 진행한다. 초등 5학년 이상 청소년과 가족 15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자전거와 헬맷 물을 제공한다. 자전거투어 외에도 문화체험, 청소년동아리 공연 등이 오전 11시부터 임진각에서 펼쳐진다.
문의 031-957-1115 교하청소년문화의집


가족과 함께하는 토요일
일산종합사회복지관은 5월 10일 가족과 함께하는 토요일 프로그램으로 압화공예를 체험한다. 말린꽃을 이용해 만드는 카드와 책갈피는 스승의 날 선물로도 좋다. 5월 3일까지 5~10가족을 선착순 모집한다.
5월 31일 오전 10시에는 복권기금에서 후원하는 신나는 예술여행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비바츄 발레앙상블 발레공연단이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발레를 공연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를 주제로 해설을 곁들여 어렵지 않게 발레를 접할 수 있는 기회다.
문의 031-975-3322 장미연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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