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인구 120만을 바라보는 도시, 수원의 반은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여성이 행복하려면 여성 친화적인 생활환경 속에서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수원의 모습은 여성이 행복한 도시라 일컫기에는 조금 모자란 듯. 그런 수원을 위해 실생활과 직결되는 불편을 개선하고, 시민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건의하고 제안하며, 오늘도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수원 전역을 누비며 활기찬 모니터링에 나선 수원 여성들, 지금 만나본다.
■일상생활에서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하다
-수원시 생활공감정책 모니터단 한경희
주위를 둘러보면 사소한 불편들이 많다. 누군가는 불편을 감수하지만 누군가는 개선의 목소리를 높인다. 도시의 발전을 위해서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많아야 함은 분명하다.
생활공감정책 모니터단의 시작도 그러했다. 일상생활에서 공감할 수 있는 교육·문화·복지·안전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각 분야의 정책을 제안하고, 봉사활동 등으로 도시발전과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는 것. 평소 수시로 온라인상에서 의견을 나누고, 매월 1회 모임도 진행한다. 수원은 월 모임이 있는 날 교육을 받기도 하고, 테마를 정해 봉사에 나서기도 한다.
“사는 지역에 대한 애정과 소소한 관심이 생활 편의를 가져올 수 있다. 활동을 하면 자꾸 하나둘 불편사항이 보이고, 개선 요소도 찾게 된다”는 한경희 씨는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듯이 똘똘 뭉친 주부의 힘은 조금씩 세상을 변화시키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수원시뿐만 아니라 경기도 생활공감정책 모니터단 대표를 맡고 있는 한 씨에게 모니터단 활동은 개인적으로는 시야를 넓혀주는 계기가 됐다. 익숙하지 않았던 행정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서 알에서 깨어난 것 같았단다.
제안한 사항들이 개선돼 나갈 때 느끼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발로 뛰며 불편 요소를 찾아 제안을 했는데 채택되지 않고 시일만 흘러갈 때는 다소 힘이 빠진다고. 수원시가 아닌 다른 시에서 된다거나 안행부의 ‘국민신문고’에서는 바로 결과가 나올 때도 마찬가지. 모니터단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가 없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란다.
▷활동이 만들어낸 작은 변화 :
·마트나 재래시장의 비닐봉지를 쓰레기 종량제 봉투로 대체
·생활보호대상자나 한부모가정 아동들에게 제공된 식권을 카드제로 바꿈
▷참여 : 수원시민이면 참여가능. 임기 1년, 2014년 5월 모집 예정
▷문의 : 수원시 사회복지과 031-228-3209
■여성이 행복한 도시, 가족이 행복하다
- 수원시 여성친화도시 모니터단 이혜준
‘여성친화도시’는 염태영 수원시장의 시민약속 사업. 여성친화도시 모니터단은 여성친화도시 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해 내고, 추진 사업도 점검하며, 일상생활의 불편 요소 개선을 건의하고 있다. 구별로 월 1회 최소한의 모임을 갖고 활동한다.
이혜준 씨의 설명이다. “몇 년 전 ‘3.8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 수원 여성이 대표 패널로 참여하지 않고, 수원 여성의 문제를 다른 시의 여성들만 의견을 내는 것이 아쉬웠다. 그 이후 시장님과의 면담이 여성친화도시 모니터단 발족의 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여성친화도시란 비단 ‘여성친화’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여성, 아동, 장애우, 노인 등 사회적 약자가 배려 받고, 돌봄의 가치가 실현되는 안전한 도시다. 이런 도시를 위한 활동들은 거창한 것은 아니다. 버스 손잡이나 QR 코드의 위치가 높다거나, 장애인 안내 방송의 소리가 너무 작다거나, 공공장소의 수유실 문제 등 사회적 약자가 겪을 수 있는 소소한 불편에 대한 건의가 그 출발선에 선다.
수원을 여성친화도시라 부르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이 씨. “4개구에서 제안하는 정책들이 바로바로 점검되고 피드백이 돼야 할 것이다. 제안된 사항들이 하나하나 개선돼 갈 때 여성이 살기에 편안하고 행복한 도시로 변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니터 활동으로 이런 변화에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는 것은 큰 기쁨이라고 덧붙였다.
▷활동이 만들어낸 작은 변화 :
·수원역 근처 노점상들 많은 먹자골목 환경정비 후 표지판 설치
·수원역 주변은 도시의 얼굴, 수원을 다시 찾게 만드는 관문임을 강조 야간 환경 정비
·남문 근처의 버스표지판 청소 및 정비
▷참여 : 누구나 참여 가능. 임기는 2년, 2014년 10월 3기 모집 예정.
▷문의 : 수원시 여성정책과 228-3219
■도시의 모든 정보 집약된 시청홈페이지 이용하기 편리해야
-수원시 웹서비스 모니터단 김현주
김현주 씨는 평소 주변의 주부들에게 정확하고 신속한 여러 정보로 부러움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 정보는 의외로 간단한 곳에 있었다. “시청 홈페이지는 살고 있는 도시의 모든 정보가 집약돼 있다. 평소에도 자주 접속해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어 왔다.” 그가 웹서비스 모니터단으로 참여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였다.
웹서비스 모니터단은 수원시 홈페이지 모니터단 전용 사이트를 통해 활동하면서 수원시 홈페이지, 스마트폰 홈페이지에 대한 모니터링과 정책제안, 생활불편 개선 건의를 하고 있다. 또한 간담회 형식으로 1년에 4번 정도 정기적인 교육에 참여한다.
40대 여성인 김 씨는 아이들의 교육관련 정보나 문화행사에 관심이 많다. 모니터단이기에 앞서 시민으로 홈페이지 이용의 불편 사항을 찾다보니 보다 실질적인 활동이 되고 있다. 자신이 즐거워서 열심히 했는데 시장님께 상을 받아 흐뭇했고, 자신이 제안한 것이 시민들을 도와준다고 생각하니 보람은 더 커진다고.
“모르기 때문에 내가 사는 도시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 홈페이지나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정보를 찾아 수원에서 열리는 행사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시민이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모니터단들이 하는 제안들에 대한 피드백이 빨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활동이 만들어낸 작은 변화 :
·경기도 관광공사 수원화성 어플을 수원시 문화관광 카테고리에 링크하도록 함.
·월별로 진행되는 문화 행사를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 개편
▷참여 : 수원·화성·오산 지역 거주자로 인터넷과 컴퓨터 활용 등이 가능한 19세 이상 시민. 대학생·고등학생도 따로 모집. 활동기간 2년, 2015년 1월에 3기 활동 시작 예정
▷문의: 수원시 정보 통신과 031-228-3305
■“내가 한 물가 조사가 서민생활 안정에 도움, 힘이 나죠”
-장안구 물가 모니터 요원 용선애
물가 모니터에 참여해 가장 바닥에서 실질적인 물가를 알아보는 용선애 씨는 항상 활기에 차 있다. 20년 정도 그 동네에 줄곧 살아온 그이기에 정자 시장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이제 물가조사를 나서면 먼저 반겨주는 업주들도 많이 늘었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서민들에게 가장 기본인 먹거리라도 좀 안정시켜야한다는 마음이 컸다. 착한가격업소를 계속 발굴해 물가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이 크다.” 실제로 그가 모니터하는 장안2동은 아직도 칼국수 4000원, 김밥 1000원이면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착한 가게가 여럿이다.
물가 모니터 요원은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 기타 서비스 등 62개의 품목을 한 달에 3번 정도 열흘 간격으로 물가 흐름을 조사한다. 명절을 앞두고는 성수품에 대한 물가 흐름을 추가로 조사해 가격이 저렴한 시기를 공지해 주고 있다. 구청 모니터 교육도 수시로 있고, 2달에 1번 정도 캠페인도 참여한다. 착한 가격 업소의 발굴과 관리, 현장에서 느낀 것을 건의하는 것도 그들의 역할이다.
용 씨는 재래시장을 발로 뛰다 보니 가격·원산지 표시나 주차시설의 미비 등으로 주민들에게 시장이 외면 받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런 부분만 개선된다면 가격도 훨씬 싸고, 푸짐한 인심은 덤으로 오는 곳이라 많은 이용을 부탁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조그마한 것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비록 있는지 없는지 알기 어려운 일이긴 해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지금의 역할에 자부심을 느낀다.” 전국주부교실 수원지회에서 10년 넘게 봉사로 다져진 그가 들려주는 진심어린 말 한마디다. 나이가 들어 할 수 없을 때까지 계속 활동하고 싶다는 용선애 씨가 있는 한, 장안2동의 물가는 진정 걱정 없을 듯하다.
▷활동이 만들어낸 변화:
·지속적인 착한가격 업소 발굴과 홍보
·관(官)과 상인회와의 대화에 모니터 요원들이 함께 참석해 물가 안정 기여
▷참여 : 만20~ 65세 연령 신청가능, 임기 3년(동별1명). 대체로 연말에 모집.
▷문의 : 장안구 경제교통과 031-228-5352
■시민에게 필요한 예산을 위해 발로 뛴다
-영통구 주민참여예산 지역회의 위원 한수옥
2011년 태장동 사무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주민참여예산에 참여하게 된 한수옥 씨는 정확하게 무엇을 하는지 몰랐다. 대부분의 위원들에게도 다소 생소한 이름이었던 주민참여예산은 지금은 수원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은 시민이 예산편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 민(民)과 관(官)이 함께 예산을 편성하는 제도. 위원들은 주민제안사업의 실효성을 검토하고, 우선순의 심의와 주요 투자사업의 추진방향에 대한 의견 제시하고 있다. 6월에 안건을 받아 7~8월 심사하고 8월말에 순위를 정해 사업을 추진한다. 영통구는 월1회 모임을 갖고 5월에는 홍보에 나서고 있다.
“300억의 예산이 주어지자 1년차에는 이것저것 안건을 올려서 일을 벌였다. 구마다 서로 예산을 많이 받으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고 한 씨는 처음의 시행착오를 설명했다. 관(官)은 관대로 달가워하지 않은 눈치였다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어디에 비중을 둘 것인가를 고민하고 우선순위를 따져나갔다. 관(官)과도 서로를 이해하고 도와주게 됐다. 수원은 문화 복지 중, 청소년복지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또한 유일하게 청소년 위원들의 목소리도 듣고 있다.
“시민들이 낸 세금이라 허투루 쓸 수 없었다. 안건은 많았지만 꼼꼼하게 살펴 쓰임새를 줄였다. 작년에는 신중한 심사로 179억 밖에 쓰지 않았다.” 시민들이 불편사항에 대해 많은 안건을 내 주기를 독려하고 다닌다는 한 씨. 과도기를 넘어서 안정기에 들어간 주민참여예산이 시민들의 삶을 편리하고 편안하게 만드는 시작이 될 것이란다. 위원들의 역량이 강화되고 지역이기주의를 벗어나 너그럽게 ‘우리’를 생각한다면 보다 풍요로운 수원으로 발전하리라 믿는다.
▷활동이 만들어낸 변화:
·이용 시민 많지 않은 황골공원 리모델링 보류
·다수의 시민 이용하는 살구공원은 보행 편하게 화단과 오솔길 등을 만듦
·주민참여예산으로 예산 심의가 투명해 짐
▷참여 : 수원시민 가능. 임기 2년(구별모집), 영통구 13년11월 지역위원 모집.
▷문의 : 영통구 행정지원과 031-228-851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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