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로 어린 생명을 잃은 안산. 중간고사 끝나고 주말이면 중앙동에서 까르르 웃음을 흘렸을 아이들이 없어졌다. 한 도시에서 들숨과 날숨을 섞고 살았던 이웃이기에 안산시민들의 슬픔 농도는 더 짙다. 더구나 비슷한 또래 아이들을 낳아 키우는 엄마들에게 세월호 침몰은 남의 일이 아닌 내 자식일이고 내 가정 일이다. 엄마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본능적인 행동을 한다. 이웃의 슬픔을 나누던 안산지역 엄마들이 ‘엄마의 노란손수건’을 들게 된 것도 이런 본능적인 행동이다.
참사이후 시작된 촛불모임에서 만난 안산지역 엄마들이 ‘엄마들의 힘으로 아이를 지켜보자’며 시작한 온라인 카페 ‘엄마의 노란손수건’. 지난 4월 28일 개설한 후 나흘 만에 회원 가입자가 5000명을 훌쩍 넘었다.
카페를 제안한 닉네임 정인맘은 “노란 손수건을 제안한 우리는 딸아이 친구 동생을 세월호 참사호 하늘나라로 보낸 이, 14년간 친분을 이어오던 언니가 딸을 잃어 위로할 길을 찾는 사람”이라며 “우리들의 언니이고 동생들인 단원고 부모님들과 그 가족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있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 입장에서 그 슬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카페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카페 게시판에는 슬픔을 토해낼 길을 찾고 있던 엄마들의 애절한 마음이 넘쳐난다. “새벽잠 깨어 모든 부모님들에게 아이들이 꼭 돌아와 주기만을 기도한다”는 사연, 8살 아들과 분향소를 찾아 기도한 사연 등 온 국민이 느끼는 슬픔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서울 살다 안산 와동에 온지 20년이 넘었었다는 한 회원은 “남 일이 아니라 다음 차례는 우리가 될 수 있다”며 “더 행동하고 책임자에게는 큰 처벌을 내려야한다”고 말했다.
카페 대표 오혜란 씨는 “엄마들의 목소리는 먼저 어버이날인 5월8일까지 모든 아이들을 차디찬 바다에서 나오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 때까지는 수색과 구조에 집중해 주시고 더 나아가 정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원한다”고 밝혔다.
‘엄마의 노란손수건’은 엄마들의 요구를 각 지역별 촛불 모임에서 모아갈 예정이다. 세월호 아이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촛불 모임은 전국적으로 번져 128곳(4월25일 기준)에서 촛불이 밝혀지고 있다. ‘엄마의 노란손수건’ 회원들은 매일 저녁 8시 안산문화 광장 촛불모임과 전국 곳곳의 촛불 모임에 노란 손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엄마들의 염원을 담은 글귀를 들고 참가하고 있다.
엄마의 노란손수건 카페 홈페이지 (http://cafe.daum.net/momyh)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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